화평과 위로
나는 다행히도 매일 아침 채플 시간이 있는 회사에서 일합니다.강당 내 자리에 앉아 기도드리는 것으로 하루 일상이 시작됩니다. 어느 날, 문득 내가 매일 주문처럼 드리는 기도의 문구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세상의 수많은 오류에 빠지지 않고, 진리 안에 거하는 인생이 되도록” 기도했었습니다.
요즘에는 “하나님! 오늘도 저와 함께하시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게 하여주소서…”그렇게 기도는 하지만, 정말로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는지 확신하기 어려웠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나와도 함께하시는구나!
그런데 요즘 들어 문득문득, ‘하나님께서 이런 나와도 함께해 주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면, 누군가에게 말씀을 전할 때, 나도 모르게 제법 잘 설명하고 있는 순간. 내 차례가 돌아와 심장이 두방망이질하며 떨리다가도, 막상 준비했던 이야기를 떨림 없이 차분히 전할 때. 그리고 마음 편히 단에서 내려올 때.이 순간이야말로, 성령님이 함께하신 순간이 아니었을까?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돌아보니, 내 삶의 굽이굽이를 하나님께서 동행해 주셨음에도, 나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살았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많은 순간 불안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언저리에서 머물고 있었습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 『시대의 소망』에서, 이런 나의 의심에 방점을 찍어주는 문장을 발견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구주의 임재하심이 드러난다.화평과 기쁨으로 마음은 활기를 얻는다.그들은 안위와 용기와 축복을 받는다.” (소망, 136)
이 문장이 내 의심을 해결해 주게 된 어느 날까지, 나는 이 구절을 무심코 지나쳐버렸습니다.
하나님의 해결 방법, 그리고 잊혀지는 순간들
하루하루 버거운 순간 속에서 하나님을 부를 때, 나는 모르게 해결책이 주어지거나, 그 일이 더 이상 버겁지 않게 느껴지거나, 혹은 그 일에서 완전히 해방되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솔루션(해결 방법)이었습니다.
그렇게 순간의 위기를 넘기고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또 다른 바쁜 일상이 밀려오고, 그 순간의 은혜는 잊혀져 갔습니다. 그러다가 폭풍 같은 일상을 접고, 조용히 말씀을 묵상할 때, 비로소 찾아오는 마음의 평안.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신 순간 말입니다.
이런 감정은 매일 비일비재하게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에게는 구주의 임재하심이 드러난다’는 말씀을 깊이 깨닫는 순간,내가 지나왔던 모든 순간 속에서 하나님께서 함께하셨음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나도 ‘그 어떤 이’ 중 한 사람이었음을. 그것은 곧, 화평과 기쁨으로 얻는 마음의 활기가, 나에게도 임했음을 의미했습니다. 위로와 용기가 북돋워지고, 마음에 감사가 가득 차는 축복으로 다가오신 하나님. 나는 이제야 그분을 뒤늦게 발견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제 내가 바빠질게”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고 동행하신다는 증거였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가 하나님을 부른다는 것은, 그 순간부터 하나님을 바쁘시게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문제가 하나님께 올라가는 순간, 그분은 즉시 해결책을 찾으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화평케 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제시하실 때, 우리는 결코 ‘믿음으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바라본 적이 없는 눈’ 또는 ‘그분의 음성에 귀를 기울인 적이 없는 귀’ (소망, 136)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구약의 선지자들과 왕들의 역사를 읽어보면, 얼마나 징글징글하게 말을 듣지 않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구애하셨습니다.
말 안 듣는 자녀에게 엄포를 놓으시면서도, 평생 하나님을 슬프게 한 그들이 말년에 눈곱만큼이라도 회개하면 다시 용서해 주시기를 되풀이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얼마나 함께 동행하시며, 일일이 간섭하시고, 염려하시고, 바른길로 이끄시려 했는지 그들은 알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그분의 음성에 귀를 기울인 적이 없는 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들의 운명은 스스로 고난의 길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다음 말씀이 그들의 결과를 잘 보여줍니다.
“한때 세상의 모든 다른 백성보다 하늘의 총애를 받은 것으로 인정되었던 사람들이 열방의 목전에서 천하게 되고 그들의 장래의 행복을 위하여 꼭 필요한 순종의 공과를 방랑 중에서 배워야 하였다.”(위대한 예언자들, 475)
선조들의 경험을 지침 삼아,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고 동행하시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이며 사랑인지 배워봅니다. 고생문이 훤히 열리는 길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면서 불평하고 원망하는 것은 방랑 중에 순종의 공과를 배워야만 했던 어리석은 선조들의 모습과 다를 바 없습니다. 볕 좋을 때 빨래를 말려야 하듯 동행하여 주시는 탄탄대로에서 은혜를 발견해야겠습니다.
하나님과 함께 그리고 동행하는 삶은 우리를 신의 성품에 참여하게 합니다. 비천한 우리를 선택하여 함께 그리고 동행하여 주시는 하나님, 이를 알고 신의 성품에 참여하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기를 오늘도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