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 깃든 보호의 손길

두려움과 평화

by 사나래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사 41:10)

삶은 늘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품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오늘은 평온하다가도 내일은 갑작스러운 사건이 마음을 흔들며 순간의 두려움이 평화를 위협한다. 사람들은 평화를 갈망하지만 일상은 쉽게 불안과 염려로 가득 차곤 한다. 두려움 앞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나약함 속에서 진정한 평화가 어디에서 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나 역시 그 질문 앞에 서 있다. 내 힘으로 지키려는 평화는 너무 쉽게 무너지고 내 의지로 세운 안식은 금세 흔들린다. 그래서 요 며칠 동안 이어진 일들을 지나며 나는 다시금 하나님의 보호의 손길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한동안 평안하다가도 마치 다시 어려움이 찾아와야만 하는 것처럼 내 마음을 흔드는 일들이 잇따라 일어났다. 그러나 지금 내가 말하려는 것은 사건들 자체가 아니다. 감사한 것은 그 시간을 지나며 새롭게 깨달은 바가 있다는 점이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내 평화를 위협하는 수많은 요인을 친히 막아 주셨다는 사실이다. 내가 힘들어하는 동안 오히려 하나님께서 더 분주히 일하셨으리라는 생각에 깊은 감사가 밀려온다.


어느 날 아침, 내 마음에 다가온 말씀이 있었다.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사 41:10).


이 말씀은 신기하게도 내가 매우 힘들어하는 순간마다 반복해 다가왔다.


개인적인 갈등으로 마음의 불안이 계속되던 어느 예배일이었다. 그날 설교자가 인용한 성경 구절은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죄책감과 중압감에 지쳐 초췌한 모습으로 교회에 들어섰던 나를 하나님께서 따뜻하게 감싸주시는 느낌이 들었다. 내 목표를 앞세우고 내 인생을 더 중요하게 여기다가 패잔병처럼 어깨를 늘어뜨리고 들어온 나에게, 놀라지 말라며 도와주시겠다는 그분의 말씀은 깊은 위로가 되었다.


최근 생각지도 못한 오해를 받아 마음에 평화가 깨졌을 때, 이 말씀을 다시 만났다. 가만히 읽다 보면 과분할 만큼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말씀에 깊이 스며들고 싶어지는 느낌이었다. ‘너를 굳세게 하고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붙들리라’라는 약속은 하나님께서 친히 내 평화를 지켜주신다는 뜻이었다. 그러니 어떤 상황에서도 놀라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하나님은 나의 평화를 지켜주시기 위해 사소한 오해를 풀어주시고, 내가 걱정하는 사람들의 건강을 돌보시고, 그들의 형편까지 세심히 챙겨주실 것이다. 그들이 아프거나 그들의 신상에 무슨 일이 생기면 예민한 나는 또 불안하고 두려워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기에 당연히 그러실 것이다. 또 나를 둘러싼 여러 사건도 주관해 주셔야 내가 평화를 누릴 수 있음을 하나님은 너무나 잘 아신다. 이 모든 경험 속에서 사건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내 삶 속으로 깊이 다가왔다.


이런 감사와 은혜의 체험 속에서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광야를 지나며 인생을 배우게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경험이다. 그들은 반역과 의심을 반복하며 눈앞에 구름기둥과 불기둥이 뚜렷이 보임에도 불평을 멈추지 않았다. 사막의 황량하고 메마른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은 구름기둥으로 습도를 조절해 주시고,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가려 주셨으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광야의 밤에는 불기둥으로 따뜻함을 유지해 주셨다. 언제나 그들에게 쾌적한 공기를 숨 쉴 수 있도록 이끄셨지만, 그들은 그 모든 것을 권리처럼 당연하게 여겼다. 맹수와 독사, 불뱀이 도사리고 있는 광야에서 하나님의 보호가 없었다면 오래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부조, 429). 그러나 이러한 배은망덕함은 이스라엘만의 문제가 아니다.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을 권리로 여기는 나 또한 그들과 다르지 않다.


내 마음의 평온과 평화를 위해 하나님께서 그토록 애써주시는데도 믿음이 부족한 나는 여전히 도망가려 한다. 그분의 보호와 돌보심을 거부했을 때 겪게 될 끔찍한 결과가 내 삶에 드리우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결국 인간의 갈등과 두려움은 스스로의 힘으로는 극복할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손길 안에서는 갈등이 해소되고 두려움이 평화로 바뀐다. 광야 같은 인생길에서 내 마음은 수없이 흔들리지만, 그분은 나의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일하신다. 두려움은 다시 찾아오겠지만, 그때마다 나는 이 말씀에 의지하겠다고 다짐해 본다.


“내가 너와 함께하리라, 내가 너를 붙들리라.”


두려움은 인간의 본성이지만, 평화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러므로 나는 매 순간 광야에 깃들었던 보호의 손길을 바라보며 오늘도 평화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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