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두 마리와
달팽이 한 마리를 얻어 왔는데
수초와 돌이 있으면
산소가 생기며
작은 생물들은 살 수 있다며
술병 반만 한 어항을 받게는 되었는데
아마 6개월은 살 거고
번식하면 감당도 못할지도 모른다고
나에게 하나의 아틀란티스를 부탁하는 듯
집에 오자마자
새우 하나가 붉게 변하고
달팽이가 그걸 욤뇸뇸 먹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남은 한 마리는 6개월을 살겠거니
시킨 대로 먹이 두 알을 주고
다음날 허물을 벗더니
허물과 함께 나머지 새우 하나가 붉게 변하고
이틀 만에 멸망한
나는 두 마리의 이름을 지어주지 않고
깡이라는 이름을 주었는데
둘 중 살아남는 아이가 그 이름을 가질 거라고
겨우 하루 이름을 얻고자
나에게 이름을 주게 한 거니
물병만으로 생명이 살기를 바란 건
너무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보지는 않니
어항이라는 이름으로
갖가지 설명이라지만
결국 핑계로
너무 가볍게
나에게 건네는
반겨주지는 않아도
방안에
살아있기를 희망하는 생명이 오늘도 머물러있기를 바라는 마음
방문을 열 때마다
짧은 경련이 온다
그마저 이틀이 가지 못했지
나에게 없던 것이 온다
있던 것이 일어난다
잠자고 있다가
단지 일어난다
활동을 시작한다
결국 무언가 내 잘못은 아닌 거지 그치
이틀이 방안에 머물러 있다
나는 언제쯤 갈 수 있니
물어보는데
이틀이도 삼일이도 하루이도
곳곳에 나가지 못하고
방안에 참 많은 일들이 있어
달팽이는 여전히 어항이라고 믿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