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준의 모티브 79]
고참 직원이 팀의 성적을 좌우한다. 동의하는가? 요즘은 팀이 최소한의 인원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아 그중에 한두 명이라도 저성과자가 있으면 팀의 성적은 훅 떨어진다. 특히 나이와 경험이 많은 고참 직원이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으면 팀의 성과에 큰 영향을 끼친다.
본인 팀에 고참이 없는 분들은 스포츠팀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요즘 야구팀을 보면 리빌딩이 화두인 팀이 많다. 고참의 의존도가 높았던 팀들인데, 이들이 팀을 새롭게 하려는 의도는 쉽게 보면 고참들이 성적을 못 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참들은 단순히 개인의 성적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후배들은 선배들에게 영향을 받게 된다. 어느 팀은 경기가 끝나고 자유훈련을 하려고 하면 선배들이 “그거 한다고 되냐?”라는 등의 핀잔을 주고, 주로 선배가 있는 실내연습장은 싫은 소리 들을까 봐 가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훈련량도 줄고 성적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주장이 바뀌면서 적극적인 선배가 벤치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기 위해 열심히 소리치며 파이팅을 외치고, 실수를 해도 어깨를 두드려주며 위로를 해주니 선수들이 크게 낙심하지 않는다.
고참이 제일 먼저 나와서 운동을 하는데 성적과 이름값이 뛰어난 선배가 같이 하자고 하니 당연히 그를 따르는 후배들은 훈련을 함께 하게 된다. 주장을 필두로 선배들이 자율적으로 훈련하고, 서로 응원을 해주니 후배는 덩달아 따라가게 되고 연습과 훈련으로 준비가 되니 실제 경기에서도 성과가 잘 나올 수밖에 없다. 한두 명의 고참이 팀을 바꾼다. 감독이 하는 말과 고참이 하는 말이 다른 것처럼 팀장과 선임의 말과 행동은 팀원들에게 다른 강도로 영향을 미친다.
이제 점점 팀장보다 나이 많은 고참이 있는 팀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조업 같은 경우에 산업 자체가 성숙기에 들어간 회사가 많다. 회사가 커질 때는 다들 더 좋은 자리로 가니 문제가 없었는데 조직이 더 이상 성장하지 않고, 외부 상황이 불안하니 고참들이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다. 오랫동안 살아야 하는 인생이니 돈은 더 벌어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 밖에서 직업을 구하자니 자리도 마땅치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자니 위험 확률이 너무나 크다. 그러니 눈치가 좀 보이더라도 회사에서 버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는 조직의 활력을 높여야 하고 자리는 한정되어 있으니 팀장이 팀원으로 내려오고, 팀원이 팀장이 되는 경우가 이제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자신의 팀원이었던 직원들과 같이 일하는 고참들의 경우 자신의 몫이라도 해주면 괜찮을 텐데, 그동안 고생했으니 이제 좀 쉬겠다는 모드로 나간다거나 은퇴하기 전까지 좀 내버려 두라고 이야기하거나, 팀장이 무언가 하려고 할 때 자신이 해봤는데 어차피 안된다는 식으로 초라도 치면 전체 팀 분위기는 확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
자신보다 나이도 많고, 본인보다 뛰어났던 선배를 어떻게 잡아야 할 것인가?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가? 그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자.
고참들의 나이와 이름값에 맞게 대우하는 것은 맞다. 서로 간의 신뢰가 이루어져야 대화도 이루어진다. 자존심이 상하지 않도록 호칭과 말투 등에서는 배려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본인이 팀장이고, 그들이 팀원이라는 것은 잊지 말자. 그런 주체성을 잃어버리고 선배들의 눈치를 보게 되면 팀은 제멋대로 간다. 고참의 말 한마디에 팀은 휘청거리게 된다. 선장이 목적지를 바라보고 키를 제대로 쥐고 움직여야 팀은 제대로 간다.
회사를 마치고 나서도 오래 살아야 한다. 인생이 회사 은퇴한다고 끝나는 것 아니다. 마치 선수가 은퇴하고 코치, 감독으로서 기대가 있어야 팀에 더 헌신하고 역할을 하는 것처럼, 고참이 회사 밖을 나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도 같이 고민해보라. 아무래도 회사와 관련된 일을 할 가능성도 높고, 아니더라도 자신의 일을 할 때 구성원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유리하다. 후배와 관계가 좋아야 치킨집을 하더라도 찾아와서 팔아줄 거라 생각하지 않겠는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현재의 일도 대충 하기 어려워진다. 원래 미래가 없는 사람이 막 나가는 법이다.
그들은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것을 인정해주고 쓰임새를 만들어주어야 본인의 존재가치를 알고 그것을 활용하려고 한다. 고객을 어떻게 다루는지, 고객사는 어떤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신참 직원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주어야 한다. 자신에게 역할을 주지 않고 기대를 하지 않으면, 사람은 그 기대에 맞게 행동한다. 퇴물 취급하면 퇴물처럼 행동하게 된다. 그가 본인 팀에 중요한 구성원이며 그의 소중한 경험과 지식을 팀에 나눠줄 것을 요청하라.
고참 중에 이미 늘어진 고참도 있을 것이다. 그런 고참을 못 본 척 그냥 놔둬서는 팀의 전체 분위기가 망가진다. 고참과 대화를 통해 변화의 목표를 설정했는데도 계속 안 좋은 모습을 보일 때는 단호하게 메시지를 주어야 한다. 그때 감정만 가지고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계획한 바에 있어 실천을 어떻게 했는지 팩트, 숫자, 데이터 이런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변명하지 못한다. 그것을 가지고 고참이 스스로 해석해보게 물어보자. 후배에게 깨지는 것은 누구에게도 좋은 상황은 아니다. 혼낸다는 입장보다는 팀을 위해서 그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라. 늘어진 인생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도 사람이다. 아무리 아랫사람에게라도 칭찬받고 싶어 하는 것이 사람이다. 그가 한 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칭찬하라. 자신이 잘 한다고 인정받은 사람은 함부로 행동하기 어렵다. 사람은 어떤 존재로의 껍데기를 두르느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 좋은 명품 옷을 입으면 행동을 조심하게 되고, 예비군복을 입으면 행동도 늘어지고 막 하게 된다. 그를 훌륭한 인품의 뛰어난 고참으로서 존재감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서로 인정하고 칭찬하는 분위기는 팀의 성과도 끌어올린다.
팀을 이끌 때 개인의 나이와 경험, 기존의 관계 등 개인 간의 관계로 가면 상대방을 리드하기가 어려워진다. 팀장으로서 리더가 되었을 때는 팀을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 팀을 위해서 어떤 행동이 옳은 건지. 어떻게 행동해야 팀에게 도움이 되는 건지, 그 기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래야 사사로운 감정을 떠나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것. 그것이 뛰어난 리더가 생각하는 방식이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 알렉스 퍼거슨.
[이형준의 모티브 79] 팀을 망치는 고참, 어떻게 다뤄야 할까?
직장인의 성공을 위한 팟케스트 <3040 직딩톡>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