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참견 주의 시점에서 세상의 모든 이치를 통달한 듯한 현자의 마음으로 공자왈 맹자왈 지껄이는 꼰대적 행태를 지양한다. 그들의 ‘오빠가~ 남자가~’ 하는 남성우월주의 혹은 권위주의적 발언을 혐오한다.
이 글은 단지 상당수를 차지하는 연상남 - 연하녀의 연애 패턴에 대한 글이다. 물론 오빠 커플뿐만 아니라 동갑커플, 누난 내여자니까 커플, XX커플, XY커플 등 다양한 패턴의 연애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들의 연애를 지지한다.
일단 수많은 SNS 상에 올라오는 ‘오빠’라는 명칭은 태생부터 같은 핏줄을 갖고 태어난 원수 같은 놈(친오빠)을 뜻하기보다는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함께 사진을 찍고 함께 여행을 다니고 함께 미래를 꿈꾸는 그런 사랑하는 사람을 뜻하는 단어로 훨씬 더 자주 쓰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인간은 자신이 우월하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자신이 열성이 아닌 우성의 우수한 유전자를 가졌음을 외부로 표현하기 위함이다. 이성으로 하여금 생태적으로 이 험난한 야생의 삶 속에서 자신, 가족 더 나아가 종족을 보호 및 부양하는 데 있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아주 본능적인 욕구인 것이다. 그 과시하고픈 본능적 욕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공간이 SNS이다. 이것이 관종적 self뽕 맞은 콘텐츠가 SNS에 즐비한 이유이다. 양날의 검 같지만 적당한 활용은 삶을 활기 있게 하며 일상생활에 있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
다양한 콘텐츠 가운데 ‘럽스타그랩(1)’은 보는이로 하여금 질투와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유독 애인으로 지칭하는 대상에 오빠가 많은지에 대해 문득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1) Love + Instagram의 합성어지만 인스타그램 공간 뿐만 아니라 연인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는 행위를 지칭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좀 더 빨리 성숙한다. 남성들 보다 2차 성징도 훨씬 빠른 편이다. 따라서 거의 대부분의 동갑 혹은 연하의 남성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성들에게 상대가 안됐다. 그 후 뒤늦은 2차 성징을 거친 남성들은 폭발적인 성장으로 여성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기에 이른다(2). 그때는 비교적 오빠커플, 동갑커플, 누난내여자니까 커플의 비율이 상당히 균형 잡히게 된다. (2) 이때 몸만 성장하고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인간들이 점점 많아져 요즘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머지않아 남성들은 군대로 인해 여성들보다 비교적 학업과 취업의 시기가 늦어지게 된다. 그때의 그 공백을 슬그머니 메꾸며 영향력을 넓히는 이들이 바로 군대를 갔다 오거나 학업을 마치고 빨리 취업을 한 연상의 오빠들인 것이다. 그들은 능글맞은 멘트를 날려도 낯짝의 변화가 없을 만큼의 두터운 철면피를 두르고 있다. 열찍안없(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스킬은 아니더라도 삼세판의 적당한 끈기까지도 장착하게 된다. 게다가 취업을 함으로써 적재적소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 줄 만한 경제력까지 장착하게 된다. #요즘은열번찍으면눈치없는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결정적 요인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양한 패턴의 연애 경험으로 쌓아온 이성에 대한 공감 능력을 장착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상대방 감정의 너울 위에서 언제 흐름에 맡겨야 하는지 언제 맞서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적당한 타이밍에 시기적절한 행동으로 호감을 사거나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그것이 난공불락 같은 철벽의 문을 열게 하는 것이다.
결국 오빠의 경험치와 연륜에서 나오는 무드가 연상남 - 연하녀 패턴의 연애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이 또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은 마음을 담아 노력하기 나름이라는 것. 오빠들의 노력이 조금 더 절실했기 때문 아닐까. ㅋㅋㅋ
피천득은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인연인 줄 알지 못하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아도 그것을 살리지 못하며, 현명한 사람은 옷자락만 스쳐도 인연을 살릴 줄 안다. 살아가는 동안 인연은 매일 일어난다. 그것을 느낄 수 있는 육감을 지녀야 한다. 사람과의 인연도 인연이지만 눈에 보이는 사물이 인연으로 엮어있다.'라고.
그래서, 오빠 나 뭐 달라진 거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