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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프’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

– 유지어터로 사는 법

by 최혜정

에필로그


'바프' 촬영이 끝난 지 한 달째. 하지만 '바프'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는 그대로다. 비가 오지 않으면 매일 왕복 3km를 걸어서 요가 수업에 가고, 적어도 일주일에 2~3번은 PT 수업을 받고, 매주 1번씩 규칙적으로 페이스나 바디 마사지를 받는다. 주말엔 등산이나 마라톤을 하고, 가능한 한 하루에 2번은 식단을 한다. 운동과 다이어트가 하루의 루틴으로 자리 잡은 일상. 생각보다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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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적어도 2번은 식단을 한다. 단백질과 야채, 탄수화물이 골고루 섞인 식단은 꽤나 맛있다.


바프 촬영 이후 내 몸무게는 52kg에서 53kg 사이를 오간다. 바프 촬영 당시 최종 몸무게였던 51.1kg을 유지하면 참 좋을 테지만, 식탐 많고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성향이 완전히 바뀌긴 힘든 탓이다. 그러나 간신히 뺀 몸무게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식탐을 줄이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만큼은 계속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 '운동과 다이어트는 평생 지속해야 하는 습관이라니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한 걸 감사히 여겨야지'라고 생각하면서.




KakaoTalk_20240728_160521032.jpg 어제 산행에서 만난 우리 부부의 등산 포인트. 초록색 이끼가 잔뜩 올라온 게 생동감이 넘친다.

어제는 남편과 등산을 다녀왔다.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는 여전했지만, 간혹 불어오는 습기 머금은 바람과 청량한 새소리, 짙은 녹음이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산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 30분 남짓. 때론 굴곡 없는 평이한 길을, 또 때론 가파른 오르막길을 걸으며, 끊임없이 흐르는 땀을 닦으며, 시원한 얼음물 한 모금에 모든 힘듦을 잊는 시간을 보냈다.




사실 요즘 일적으론 캐스팅(?)이 끊긴 지 오래다. 올해 초 굵직한 프로젝트 하나를 끝낸 걸 제외하고는 예정돼 있던 5~6개의 일이 계속 엎어졌기 때문이다. 2주만 쉬어도 걱정과 불안, 초조에 휩싸이는 성향이라 간간이 원고 1~2개 쓰는 걸 제외하면 벌써 4개월 가까이 쉬고 있으니 하루 종일 우울 모드여도 이상할 게 없는 시기다. 아마 평소 같았으면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았을 터다.


하지만 '바프' 촬영을 계기로 운동과 다이어트가 하루의 루틴으로 자리 잡으니 매일 해야 할 일들이 있어 우울감도 쉽게 사라지는 듯하다. 매달 결제해야 할 돈이 있으니 걱정과 불안을 아예 떨쳐버릴 순 없지만, 때론 남편 찬스를 쓰고 때론 보험이나 적금을 헐어 쓰며 그럭저럭 잘 버텨내고 있다.


다행히 "여보, 나 요새 일이 없어서 어쩌지? 계속 이러면 큰일인데..."라고 하소연을 하면, 남편은 "뭐가 걱정이야? 일 없으면 좀 쉬면 되지."라고 안심을 시켜주고, 딸은 "여태 열심히 일했으니 좀 쉬어도 돼. 그리고 아마 조금 있으면 일이 잔뜩 들어와서 '내가 그때 왜 그런 걱정을 했지? 그냥 걱정하지 말고 푹 쉬기나 할 걸' 하게 될 거야."라고 격려를 해준다. 그래서 나도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지금 상황이 안 좋다고 해서 계속 안 좋은 건 아닐 거야. 초조해하지 말고 느긋하게 기다리면 좋은 일이 생기겠지. 넌 네 생각보다 훨씬 잘하는 사람이니까, 스스로를 믿고 기다려 보자.


*집안 행사와 개인적인 일들로 업데이트가 늦었습니다. 혹시 제 글을 기다리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죄송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또 그동안 제 '바프 도전기'를 읽어주신 독자분들께도 감사 인사 드립니다. 다음에는 일과 관련된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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