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마라톤대회 총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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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제가 마라톤대회 참가를 본격화한 첫 번째 해입니다. 2025년 결산 겸 사진첩을 쭉 살펴보니, 3월 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3.1절 단축마라톤' 5km를 시작으로 12월 7일 영종도에서 열린 '제3연륙교 개통기념 Walk & Run' 10km에 이르기까지, 총 20개 대회 135km를 달렸더라고요. 게다가 올해 목표 중 하나였던 10km 완주도 7번이나 성공했답니다. 최고 기록은 부천마라톤의 1시간 14분 16초. 정말이지 스스로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네요.
사실 러닝이 붐이라고는 해도 제가 달리기를 즐기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어린 시절, 저에게 달리기는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게 만드는, 기분 나쁜 체력장 종목에 불과했으니까요. 100m 최고 기록도 18초대 초반. 잘 달리는 것과는 거리가 먼 학생이었죠. 그런 제가 5km를 35분대 전후, 10km를 1시간 20분 이내로 달리는 러너가 될 줄이야... 지금 생각해도 세상은 참,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올해 목표만 해도 그래요. 운동이라면 치를 떨던 제가 운동, 그것도 달리기 완주 목표를 세우다니, 이 또한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그런데 더 놀라운 건, 달리기가 점점 재밌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아마도 마라톤대회에 나가서 5km, 10km를 여러 번 완주하며 쌓인 사소하지만 기분 좋은 성취감 덕분인 듯해요. 내 몸을 내가 완벽하게 컨트롤하고 있다는 느낌도 끝내주고요. 마치 운전을 처음 했을 때와 비슷한 기분 같아요. 커다란 차를 내가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스스로 유능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달리기 역시 내 몸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내 몸의 결정권이 비로소 내 손에 쥐어진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해줍니다. 좀더 나은 내가 되게 해줘요.
올해는 달리기 덕분에 신나는 봄 가을을 보냈습니다. 주말마다 마라톤대회에 참가할 생각에 설레서 일찍 잠을 깼고요. 지금도 내년 3월에 열릴 대회에 참가하려고 마라톤대회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는 중입니다.
처음 결심하긴 힘들었는데, 막상 하고 보니 이렇게 푹 빠져들게 되네요. 역시 생각보다는 실행! 그래서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란 김연아 선수의 명언이 지금도 회자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