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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하려면 하기 싫은 것을 더 많이 해야한다

글이 주는 위로-글쓰기 예찬

by 다시봄

좋아하는 것만 하며 살고 싶고

하기 싫은 것은 누가 다 해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살 수 있는 방법이나 그런 세상은 없을까?

당연히 없을 것이다.


매일 작가가 된 것처럼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좋아하는 글을 쓰기 위해 많은 걸 포기하고 희생하는 삶을 살고 있으니까!

좋아하는 것 한 가지를 하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것을 더 많이 해야 하니까!




요 며칠 이를 악물고 글을 쓰는 게 버릇이 됐다.

잠을 줄이며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느라 감기는 눈을 부릅뜨고 자꾸만 눕고 싶은 몸을 일으켜야 해서 자연스럽게 생긴 버릇이 이를 악무는 것이다.


내가 정한 하루의 루틴을 꼭 지켜내기 위해

많이 써야 좋은 글이 나온다는 믿음이 있기에

하기 싫은 것을 해야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그래서 정해진 시간에 글을 쓰고 글을 발행하기 위해 시시때때로 글감을 모으고 티브이 대신 책을 펼치고 잠을 줄이고 새벽에 일어나 몸을 깨우려고 국민체조를 하기도 한다. 낮에는 직장인으로 밤에는 글 쓰는 사람으로 살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일이니까,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나만의 규칙을 실천해야 나를 조금씩 작가로 키워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글 쓰는 사람이 되는 일은 험하고 많은 희생이 필요하다는 걸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야 깨달았다.



어릴 때부터 집에 개가 없었던 적이 없다.

지금은 큰언니네 집에 가야 개를 볼 수 있는데, 그 집 개에게 맛있는 고기 한 점을 주면서 생각했다.


너 이 고기 먹으려면

오늘 새로 산 이 우비 입어봐야 돼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돼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짓고 나를 웃겨야 해

내 옆에 바짝 앉아 칭얼대야 해

나만 바라보고 다른 사람에게 시선 주면 안 돼


돼, 안 돼를 반복해야 겨우 좋아하는 고기 한 점을 받아먹을 수 있는 개의 입장을. 주인이 주는 고기를 먹기 위해 이런저런 걸 다 참아내고 애교까지 장착해야 하는 개의 어려움을.


하물며 개도 많은 걸 참고 견뎌야 하는데,
사람인 나는 더하면 더했지
이건 고생도 아니라고.



글을 쓰는 작가는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직업이다.

나 하나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긴다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글을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이 더 강했지만 지금은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기 위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런 고민 끝에 ‘매일 쓰기’ ‘많이 쓰기’ ‘마음에 집중하기’ ‘마음을 들여다보기’ ‘타인을 관찰하기’ ‘나를 올바로 세우기’를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좋은 사람이 좋은 글을 쓴다.


글은 마음을 드러내고 마음을 읽고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 글을 쓰는 사람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없는 이유다.


결론은 좋은 글을 쓰려고,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려고, 나의 생각과 삶과 마음을 좋은 사람의 길로 이끄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그 길이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힘겨운 길이라 해도!




새벽 3시만 되면 눈이 떠진다.

이제 알람을 맞출 필요도 없다.

하지만 눈을 떴다고 깨어있는 건 아니다.

깨기 위해 몸을 흔들고 눈을 부릅뜨고 이를 악문다.


그 덕에 매일 글을 쓸 수 있고

글 한 편을 완성해 낼 수 있다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면

오늘도 이를 악물고 이 시간을 보내는 스스로를 칭찬해 줄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뿐이니까!





[지금 연재 중입니다]

월 : 어른의 Why?

화 : 일주일에 한번 부모님과 여행갑니다

수 : 어른의 Why?

목 : 영화보다 드라마틱한 사ㄹㅁ

금 : 글이 주는 위로-글쓰기 예찬

토 : 어른의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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