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Why?
사람을 만나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판단할 때
일부러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우리는 겉모습만으로 ‘어떤 사람’인지 결론 내린다.
어찌 보면 당연하다.
속 모습은 보이지 않으니까,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까, 보이는 겉모습으로 판단할 수밖에!
겉모습과 속 모습이 똑같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떤 사람에 대한 판단은 잠시 보류되어야 하지 않을까?
당신은 겉모습과 속 모습이 똑같은가?
어느 쪽이 진짜인가?
어쩌면 우리는 평생 사람 속을 모른 채 살아갈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나 자신조차도. 그렇게 평생의 숙제를 안고 살아가는 일이기에 더욱 신중하고 더욱 조심해야 하는 것이 사람을 알아가는 일이다.
어떤 행동이나 말의 이유를 알기 위해 심리학이라는 학문으로 갖가지 사람의 유형을 나누고 사람을 이해하는 도구로 삼았다. 실제로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그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도움을 많이 받았지만 역시 한계가 있었다. 같은 행동이나 말이라도 사람마다 그 의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 사용 설명서는 1인 한정이다.
어떤 습관은 그 사람의 타고남일 수도 오랜 노력의 결과일 수도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한 행위일 수도 속 모습을 감추기 위한 방어 태도일 수도 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어떤 속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사람에 대해서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기에 사람의 유형을 나누는 일에 더 집착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야 그 사람을 그 유형 안에서라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보면 다양한 사람이 나오고 그들을 만나며 처음에 보였던 겉모습과는 점점 다른 사람임을 알아가는 과정 안에서 그들 각자의 속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그 속마음을 알게 되면서 그동안 겉으로 보였던 모습의 이유를 알게 되고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그의 삶을 비로소 공감하게 된다.
우리의 삶에서도 드라마처럼 그렇게 사람을 다 알아가는 과정이 있으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나조차도 알 수 없는 게 속에 감춰진 미지의 모습이니까. 그게 어떤 때 어떤 모습으로 튀어나올지 알 수 없으니까.
다른 사람의 겉모습을 제대로 보기 위해 나는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행동과 말을 하는지 분석하고 감춰진 비밀을 캐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만으로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그 사람만의 행동 이유가 있을 거라는 짐작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이는 나는 많은 사람들을 통솔하고 웅변에도 능할 것이라고 보지만, 나는 어떤 무대에 올라 단 한마디도 못하는 새가슴이다. 목소리가 떨려 그 떨린 목소리에 더 쪼그라드는 그런 사람. 겉모습이 그렇게 보였다면 나는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더 대담한 척 행동했을 것이다. 괜찮은 척하기 위해 목소리를 키웠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속 모습은 바들바들 떠는 길 잃은 강아지의 모습을 하고 있다.
나를 들여다보면 보고 싶지 않았던 약하디 약한 내면과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 약한 내가 싫어 들여다보다 말기를 반복하지만 아직까지도 나는 내 속을 파헤치는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렇게 해야만 다른 사람의 내면도 들여다보고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같이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그의 속 모습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내게 주어진 숙제일 것이다. 그 숙제를 언제까지 피하고 외면만 하겠는가? 숙제를 풀기 위해 하나씩 문제에 접근해야 답을 찾을 길이 보이지 않겠는가? 답이 없는 난해한 문제라 할지라도!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알면서도 겉모습만으로 그를 다 안다고 착각한다.
그럴 때마다 나도 그런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나의 겉모습은 내면과 똑같은지 말이다.
내면이 약해 겉모습이 화려한 건 아닌지, 내면이 강하지만 겉모습은 그와 달리 수수한 모습은 아닐지.
잠깐 멈춰 그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을 하면 그의 행동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무슨 이유인지, 어떤 의도인지 정확히 알 순 없어도 ‘분명 속 모습은 다를 것이다’라는 쉼표를 갖는 시간이 사람을 이해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겉모습만으로 마침표를 찍지 말고 속 모습을 보려는 노력으로 쉼표를 찍고 갈 수 있기를! 내가 상대를 그렇게 바라봐야 상대도 나를 함부로 마침표 찍지 않을 테니까!
겉모습과 속 모습이 다를 수 있겠지만
내가 그 둘 사이를 오가듯
당신도 그 둘 사이를 오가며
알 수 없는 속 모습을 알아가려 노력하는 사람이 된다면 평생의 숙제 반은 해결한 것이 아닐까?
시작이 반이니까!
[지금 연재 중입니다]
월 : 어른의 Why?
화 : 일주일에 한번 부모님과 여행갑니다
수 : 어른의 Why?
목 : 영화보다 드라마틱한 사ㄹㅁ
금 : 글이 주는 위로-글쓰기 예찬
토 : 어른의 W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