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주는 위로-글쓰기 예찬
알 수 없는 세상에 노출되어 늘 방어자세를 취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어떤 상황에 맞닥뜨려 어떤 함정에 빠질지 몰라 늘 조마조마한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하지만 가장 나약한 순간에 가장 강해질 수 있는 것도 인간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헤쳐나갈 ‘출구’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고, 그 출구를 통해 매일 자신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는 강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자신의 출구를 만듦으로써
자기 자신을 만드는 것이다.
인간은 매일 새롭게 만들어지는 존재이다.
장폴 사르트르는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문학을 통해 전쟁도 이겨낸 인간의 위대함을 이야기했다. 도처에 깔려있는 함정과 장벽을 헤쳐나가기 위해서 스스로 출구를 만들어내고, 딜레마에 처했을 때 일찍이 보지 못했던 제3의 길을 불현듯 터보이는 게 인간이라고.
지금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그 상황을 헤쳐나갈 출구를 알고 있는가? 당연히 모를 것이다. 하지만 출구를 찾기 위해 그동안 자기 안에 쌓아온 지식이나 누군가에게서 들었던 지혜, 그 순간 불현듯 떠오른 어떤 방법으로 자신을 구출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 늪에 빠졌으니 이제 죽을 일만 남았구나 하며 미련하게 손을 놓고 있을 인간이 얼마나 있겠는가? 어떻게든 살기 위해 온갖 것을 동원해 살기 위한 몸부림을 칠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마침내 늪을 빠져나오게 되면 그는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 있을 것이다!
어려운 상황을 모면하거나 이겨낼, 이도저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딜레마를 벗어날 자기만의 출구 말이다.
똑같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해도 모든 사람이 똑같은 고통을 겪진 않기 때문에 그 고통을 이겨낼 출구도 각자 다르다. 출구의 종류도 다양할 것이다. 사람이나 동물일 수도, 어떤 힘든 상황도 억누를 자기만의 수단이 있을 수도, 그것을 얼만큼의 강도로 사용할지도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출구는 해방의 다른 이름이다.
글을 쓰는 일이 해방의 열쇠다. 실연의 고통을, 가족의 아픔을, 불투명한 미래를 모두 글로 이겨냈다. 심지어 전쟁이 난다 해도 그것을 글로 어떻게 표현하고 남길지 고민할 것 같다.
글 쓰는 게 출구가 되고 해방의 열쇠가 된 이유는 희미한 것들을 글로 써내면 일정한 질서가 잡히면서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잡아내어 일렬로 세우면 그중에 온전히 느끼고 지나가야 할 감정도 있지만 쓸데없이 지저분한 감정들도 끼어있다는 걸 알게 된다. 글로 쓰지 않았으면 몰랐을 그 감정들은 자연스럽게 체에 걸러지고 집중해야 할 감정들만 남게 된다. 감정뿐이 아니다. 가족이 아파 힘든 상황일 때 그 상황을 글로 쓰면 단지 힘듦을 하소연하는 감정소모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아픈 가족의 마음을 어루만지게 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게 되고 결국 그 모든 것들에 질서가 잡히면 스스로 위로를 받는다.
글쓰기가 출구가 된 이후로 난 사르트르가 말한 것처럼 매일 새로워질 수 있었고 매 순간 새로운 출구의 모습을 찾는다. 같은 글쓰기여도 형태나 크기, 종류를 달리 하면 출구의 모습은 새로워지니까. 출구가 새로우면 출구를 통과한 나도 새로운 사람이 되니까.
아직 힘든 상황을 이겨낼 출구가 없는가?
아직 출구를 만들지 못했는가?
그렇다면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만들고 운동도 해보자.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새로운 장소에도 가보자. 자신에게 꼭 맞는 출구가 있을 것이다. 출구가 어떤 것이든 자기만의 것이 되면 더 꼭 맞는 해방의 열쇠 역할을 할 것이다.
매일 새로워지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데 출구 만드는 일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지금 연재 중입니다]
월 : 어른의 Why?
화 : 일주일에 한 번 부모님과 여행 갑니다
수 : 나를 일으키는 문장은 어디에나 있다
목 : 글이 주는 위로-글쓰기 예찬
금 : 나를 일으키는 문장은 어디에나 있다
토 : 영화보다 드라마틱한 사ㄹㅁ
일 : 나를 일으키는 문장은 어디에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