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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더 많이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글이 주는 위로-글쓰기 예찬

by 다시봄

세상에서 가장 불친절하고 가장 동떨어진 존재

조금 다가섰다 싶으면 그만큼 거리를 두고,

드디어 마음을 열었다 싶으면 다시 방문을 쾅 닫아버리는 미지의 존재, 바로 나 자신.


알면 알수록 더 모르겠고 양파처럼 까도 까도 속이 똑같은 듯 다른 나와 어떻게 해야 친해질 수 있을까? 더 많이 더 깊이 이해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누구보다 잘 아는 것 같다가도 누구보다 그 속을 모르겠고, 어디로 튈지 몰라 부여잡고 있었는데도 쥐도 새도 모르게 집을 나간 나 자신과 소통하려고 부단히 애써왔다.


이렇게 행동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이렇게 말하는 나의 솔직한 마음은 어떤지

겉과 속이 다르지만 그 의도만큼은 선한지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굳건한지


내면의 솔직함과 강직함의 정도를 들여다보고 측정하려면 나 자신을 마주할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처음에는 도무지 빨간 불이 바뀔 생각이 없다. 빨간 불이 파란 불로 바뀌어 길을 건너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아니, 길을 건널 용기를 내지 않으면 파란 불을 영영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다못해 일기에도 솔직한 마음을 써 내려가지 못하는 나는 진짜 속마음을 쓰는 순간 그 여린 속살을 들켜 금방 부서지기라도 할 것처럼 두려움이 앞선다. 이렇게까지 나 자신을 똑바로 응시할 용기가 없나? 실망하고 자책하기를 반복하다 보면 다시는 그 시도를 하고 싶지 않아 숨어버린다.


숨바꼭질을 좋아하는 나 자신을
더 많이 더 깊이 이해하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대단히 큰 용기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용기를 낼만큼의 용기는 있어야 한다.

용기를 내어 나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들어줘야 한다.

그 마음이 하찮고 찌질하고 속되고 부족한 것 투성이어도 비웃거나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도 괜찮아, 나만 그런 게 아니야.’라며 마음을 달래줘야 한다.

여린 속살이 단단해질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기다림이 길어지더라도 인내를 가지고 곁에 있어줘야 한다.

마침내 나 자신의 진짜 마음 하나에 가까이 다가갔다고 생각되면 또 다른 마음을 만나기 위해 다른 종류의 용기를 꺼내야 한다.

그렇게 하나하나 만나고 하나하나 위로하며 나 자신을 더 많이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숨기고 있는 진짜 마음이 어떻든 아무렇게나 살아갈 수도 있겠지만, 나 자신을 알게 되면 나를 함부로 대할 수 없고, 그런 자세로 다른 사람을 만나면 다른 사람도 함부로 대할 수 없게 된다.


나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도 내면을 잘 모르고 말하며 행동할 수 있으니까. 안다 하더라도 아직 완전히 통제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부족한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으니까. 아직 용기를 내지 못해 방황 중일 수도 있으니까.




나 자신을 마주하기 위해 솔직한 마음을 글로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글로라도 나 자신과 만나보면 내가 얼마나 인정받고 싶고 위로받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다. 그걸 들키고 싶지 않아 자꾸만 움츠러들고 숨으려드는지 알게 된다.


나 자신을 만나려는 용기를 내어

솔직하고 진실되게 살 수 있다면

진짜 나를 표현하기 위해 계속 쓰고

말과 행동으로까지 연결하는데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속 기다리고

나 자신을 더 많이 더 깊이 아는 날을 맞이할 것이다.

그렇게 다른 사람들의 내면과도 소통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지금 연재 중입니다]

월 : 어른의 Why?

화 : 일주일에 한번 부모님과 여행갑니다

수 : 어른의 Why?

목 : 글이 주는 위로-글쓰기 예찬

금 : 영화보다 드라마틱한 사ㄹㅁ

토 : 어른의 Why?

일 : 글이 주는 위로-글쓰기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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