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골목이 데려다 줄 거예요/길상효 글, 안병현 그림>
'어두운 바닷가 홀로 나는 새야~새야, 갈 곳을 잃었나 하얀 바다새야~!
'그래, 그때 저랬었지.'
'그때 저런 옷이 유행했었어? 정말 촌스럽다.'
'아 맞다. 그때 저런 영화를 봤었지.'
사라져 가는 골목을 되살리자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저, 골목이 있었던 이야기예요.
아직 어딘가에 이런 골목 하나쯤은 남아 있을지도 모르고요.
골목은 인심 좋은 슈퍼집 아줌마의 둥그런 턱처럼 휘어지다가
갑자기 토라진 누나처럼 뾰족하게 꺾이는가 하면
끝도 없는 할머니의 옛날이야기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다가도
연락도 없이 이사가 버린 친구처럼
뚝 끊어져 버리고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쌩하니 양쪽으로 갈라졌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만나 하나가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