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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사원제이 Oct 07. 2022

2-3. 어영부영 1년이 지났다

Chapter2. 카메라 구입기



벌써 일 년이 지났다.  카메라를 새로 사야 겠다고 결심하고 나서 지나간 시간이다.  아직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카메라 적금은 넣고 있었지만…)  더이상 미루면 카메라를 새로 산다는 계획은 포기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년이라는 시간은 많은 것이 변할 수 있는 기간이다. 작년과는 생각이 달라졌다. 캐논 R6를 사겠다는 결심은 시간이 흐르면서 희석됐고, 언젠가부터 마음에서 떠났다. 대신에 소니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쩌면 유튜브의 영향일 지도 모르겠다. 그 동안에도 유튜브에서 카메라 정보를 자주 검색하곤 했는데, 최근 들어 점점 많은 양의 리뷰들이 소니 카메라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캐논보다 소니의 신제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DSLR의 시대가 저물고 미러리스 시대로 가면서 소니가 캐논을 앞선 것인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소니 카메라에 대한 영상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머리 속에 캐논 카메라만 있었던 작년과 달리 조금씩 소니 카메라가 머리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실 작년에 캐논 R6를 사려고 결심했을 때도 R6가 완전하게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최근 트렌드가 영상을 중심으로 한다고 해도 300만원이 넘는 가격대의 2020년 신제품인 카메라가 2,010만 화소의 사진이라는 것은 많이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캐논 R6를 추천하는 사람들은 영상 촬영의 뛰어남을 이야기하고, 사진도 확대 인화를 하지 않으면 문제 없다고 하지만, 언젠가는 내 사진을 확대 인화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그래도 그때는 캐논 R6가 최선이라고 생각했었다. 사진에 대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아있었지만 다른 대안을 찾지 못했다. 캐논이라는 브랜드를 먼저 선정하고 모델을 찾았기 때문에, R6 밖에 없었다. 훌륭한 영상과 AF 성능으로 위안을 삼을 수 밖에.  R5로 급을 더 올리는 것도 잠시 생각해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가격 부담이 너무 컸다. 바디 가격 자체도 높았지만, 바디에 더해서 렌즈 가격도 고려해야만 했다.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 영상을 시작으로 소니의 신제품에 대한 리뷰들을 보기 시작했다.  소니의 신제품은 2021년에도 계속 등장했다.  하지만, 모든 부분이 만족스러운 제품은 없었다. 영상에 특화된 a7s III 는 R6와 마찬가지로 사진이 많이 부족했다. 1,210만 화소는 선택하기 어려웠다. 사진에 특화된 a7r IV는 6,100만 화소라서 너무 과했다. 용량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할까. 그러다가 컴팩트 카메라로 인기있는 a7c를 보게 됐다. 가격도 220만원 정도로 적당하고, 2,420만 화소의 풀프레임 카메라였는데, 무엇보다도 크기가 작고 무게도 509g 밖에 되지 않았다. 실제로 가지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는 크기와 무게라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많은 리뷰에서 a7c를 칭찬하고 있어서 성능은 문제될 것이 없어 보였다. 마음속으로 잠정적인 구매  후보 1순위로 결정하고 실물을 보기 위해 소니 매장이 있는 판교 현대백화점으로 갔다. 소니 매장으로 가니 제일 앞에 a7c가 놓여있었다. 그런데 영상으로 봤을 때와 느낌이 달랐다. 


"실제로 보니까 너무 못생겼다"

E가 말했다.


"맞아, 안이쁘다. 생각과 다르네"

나도 동의 했다.


실물로 보는 a7c는 첫인상이 별로였다.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할 때 조금 불편했다. 카메라가 작아서인 것 같은데, 오른손 그립쪽이 좁았다. 갑자기 매력이 확 떨어졌다. E도 같은 의견이었다.  


"사진으로 봤을 때와 완전 다른데? 이건 아닌 거 같아"


그렇게 소니 매장을 나왔다. 



오늘도 카메라를 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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