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2. 카메라 구입기
처음에는 캐논 DSLR을 살 생각이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가 캐논 800D 이기도 했고, 더 좋은 카메라라면 당연히 DSLR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카메라 정보를 찾는 중에 미러리스가 발전하면서 지금은 DSLR과 미러리스 사이에 성능에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둘 사이에 성능차이가 없다면 크고 무거운 DSLR을 들고 다닐 이유가 없지 않은가? DSLR을 찾는 것을 중단하고 미머리스 카메라를 찾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바꾸려고 하면서도 크고 무거운 DSLR이 부담이었는데, 더 가벼운 카메라를 가질 수 있다니 다행이었다.
캐논에서 새로운 미러리스 카메라가 등장했다. 2020년 상반기부터 조금씩 정보를 흘리더니 드디어 출시되었다. 캐논은 DSLR 시장의 1등 회사라서인지 그동안 변화에 무딘 느낌이었다. 그 사이에 소니는 미러리스 시장을 공략했고 영역을 확대했다. 소니가 미러리스 시장에서 계속 기술개발을 하고 있는 동안 캐논은 현재에 안주하고 있었다고 해야할까? (물론 그게 아니라 더 좋은 제품을 준비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수많은 1등 기업이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사라졌는데, 캐논도 그런 길을 걸을 지 궁금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조금 늦은감이 있긴 하지만 캐논도 미러리스 시장이 대세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는 했나 보다. 역대급이라고 할 만한 미러리스 바디를 출시한 걸 보면 말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카메라가 캐논이라서 캐논에 좀 더 애착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내가 카메라를 사려고 했던 시점에 캐논의 새로운 미러리스 카메라 EOS-R5, EOS-R6가 출시됐다. 수많은 리뷰가 쏟아졌고 8K 영상 촬영이라는 어마어마한 스펙과 강력한 AF 성능을 앞세운 EOS-R5는 찬사일색이었다. 바로 아래 등급의 EOS-R6은 동영상 품질이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기능도 훌륭했는데, 800D보다도 낮은 2,010만 화소의 사진이 망설이게 했다. 아무리 동영상에 중점을 두었다고 하긴 했지만, 지금 시기에 2,010만 화소는 너무 낮은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선뜻 선택하지 못하게 했다.
화려한 성능을 보여주는 EOS-R5가 끌리긴 했다. 8K 영상촬영이나 4,500만 화소 사진, 게다가 8스톱 손떨방은 모두 매력적이었다. 내가 원하는 기능을 다 갖고 있었다. 캐논 사이트의 제품 소개를 쳐다보고 있으면 빠져들게 된다. 나같은 초보자도 대충 찍으면 카메라가 알아서 좋은 사진을 만들어 줄 것 같은 느낌이다. 갖고 싶다. 그렇게 바디의 성능 소개를 꼼꼼히 읽다가 마지막에 이르면 가격이 보인다. 520만원.
비싼 카메라를 사려고 하고 있지만 500만원이 넘는 바디는 무리였다. 예산 오버다. 이것으로 끝이라면 과감히 질러 보겠지만 렌즈도 사야하지 않는가? 렌즈 가격까지 하면 얼마나 더 들어갈 지 모르겠다. 게다가 렌즈를 하나만 산다는 보장도 없으니까. 아쉬웠지만 바로 아래급인 EOS-R6로 눈을 돌렸다. EOS-R5의 발열 문제가 이슈화 되면서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EOS-R6도 역시 많은 리뷰어들이 추천하고 있었다. R5에 비해서 화소수는 떨어지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성능은 유사했고 더 가볍고 더 싼 가격이었다. 물론 그래도 300만원이 넘은 가격이라 비싼건 마찬가지였지만 그래도 가능 범위였다. 좀 더 저렴한 가격의 EOS-RP도 있었지만 출시 시기나 평가를 봤을 때, 그건 성에 차지 않았다. 고민 끝에 R6로 결정했다.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 캐논 카메라만을 대상으로 골랐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신제품이라서 더 끌렸다.
캐논 렌즈의 가격을 보면 렌즈는 아무래도 캐논 정품이 아닌 써드파티를 사야할 것 같다. 이제는 렌즈를 검색할 시간이다. 새 카메라로 사진 찍을 생각에 기쁨이 점점 부풀고 있다. 빨리 새 카메라를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