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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회사원제이 Oct 11. 2022

2-6. 카메라를 샀다

Chapter2. 카메라 구입기


카메라를 사는 날이었다.  목적지는 여의도의 <더 현대 서울>.  카메라를 선택한 후에도 어떤 매장을 갈까 고민을 했었다. 처음에는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라이카 청담>을 놓고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더 현대 서울>에 매장이 오픈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공교롭게도 오픈일이 이번 주였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다른 매장과 크게 차이가 없어 보였는데, 라이카 스토어 2.0을 적용한 세계에서 두번째 매장이라고 홍보하는 것을 보니, 호기심이 일었다. 게다가 <더 현대 서울>은 한번 가보려고 했던 곳이니까. 그래서 <더 현대 서울>로 결정했다. 



인기가 많은 곳이라서 아침 일찍 출발해서 오픈런을 하자고 계획했었지만, 알람 설정을 잘못해서 울리지 않았다. 늦게 일어났고, 서둘렀지만,  사람이 가장 많은 시간에 도착할 것 같았다. 물론 사람이 많은 것이 문제될 것은 없었다.  오늘은 새 카메라를 만나러 가는 날이니까. 파란 하늘이 기분을 더 들뜨게 했다.



<더 현대 서울>에 도착했다. 라이카 매장은 2층에 있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기대했던 것 보다는 작았다. 뮌헨 매장에 이어 컨템포러리 2.0을 적용한 두번째 매장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봐도 다른 매장과의 차이점을 모르겠다. 궁금증을 해소하려고 직원분께 물어봤다..


"2.0이라고 하는데 기존 매장과 비슷해 보여요. 뭐가 다른거죠?" 


"벽면과 천장이 황토색이죠? 그리고 리셉션 디자인이 추가되었어요. 모두 친환경을 나타내는 거죠" 


라이카 직원분의 설명을 듣고보니 그런거 같았다.  그런 차이가 있었다. 그렇다고 차이점이 확 와닿지는 않았다.


"편하게 보시고 필요한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라는 말과 함께 직원이 떠났다.



라이카 매장 옆에는 자그마한 전시회 공간이 있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하얀 벽면에 걸려있는 사진들은 갤러리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조금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다시 직원에게 갔다. 그리고 말했다.


 "Q2를 보고 싶어요"


갤러리 영역 끝에 위치한 테이블로 안내를 하고 카메라를 가지고 왔다. 카메라를 건네주면서 말했다. 


"편하게 찍어 보세요" 


그리고 옆에 앉아서 주요 기능을 몇 가지 설명했다. 설명을 들으며 사진을 찍어 봤다. E를 찍었는데 예쁘게 나오는 느낌이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결정한 상태였지만 프로모션에 대해서 물어봤다. 여기는 이제 막 오픈한 매장이니까 무언가 이벤트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서. 예상대로 6/30일까지 진행하는 프로모션이 있었다. 무려 25만원 할인이라고 했다. 기쁜 마음으로 구매를 결정했다. 



백화점 행사 외에 라이카 자체 프로모션도 있었는데 악세사리 15만원 할인이었다. 액세서리를 살 때 받을 수 있는 혜택이라서 액세서리를 사야했다. 라이카 직원이 가죽 케이스를 몇 개 가져와서 늘어 놓았다. 엄지 클립을 이야기했더니 가져와서 장착해 줬다. 엄지클립이 있으니 확실히 편했다. 엄지 클립은 사려고 하는 것이긴 했지만, 31만원 이라는 정품 가격은 망설일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가격이 너무 높았다. 


스트랙랩과 케이스는 라이카 제품이 그다지 끌리지 않았다. 특히 케이스는 아래쪽이 막혀 있어서 배터리 교체 등을 할때 케이스에서 카메라를 꺼내야 한다는 점이 문제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케이스는 별도로 구매하는 것 같았다. 그 밖에 것들은 딱히 끌리는 것이 없었다. 그래도 엑세서리를 살때만 주어지는 15만원 할인이기에 무언가는 사야겠다는 압박을 받고 있었다.



"가죽 렌즈캡은 없나요?" 

사람들이 가죽 캡을 사서 쓴다기에 물어봤다. 


"Q2는 보통 캡을 씌우지 않고 가지고 다니세요. 후드가 있어서 캡이 그다지 필요 없거든요" 

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직원분 말을 듣고보니 필요없을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왜 다들 가죽 캡을 사는거지?"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궁금증은 가슴 속에 묻어뒀다. 사용하다보면 알게되겠지 하면서. 



 "어쩔 수 없으니 그래도 필요한 엄지 클립을 살까?" 

에린에게 말하고 있을 때였다.  라이카 직원분의 목소리가 들렸다.


"필터도 있습니다" 


"맞다. 필터! 필터가 있었지, 필터는 반드시 사야하는데 그걸로하자" 


지금까지의 고민이 허망하게도 손슙게 결정되었다. 더이상의 고민은 필요 없었다. 엑세서리는 필터로 결정했다.



견적서를 가져왔다. 액수를 확인하고 결제를 했다. 내 앞에는 라이카 Q2의 박스가 놓였다. 서비스로 제공된다는 액정보호필름과 32GB SD카드도 놓였다. 


직원분이 묻는다. 

"그냥 가져가실레요? 확인을 하실래요?" 



밀봉된 비닐에 들어있는 박스이기에 따로 확인할 필요는 없었지만 LCD보호필름 부착을 부탁드리기 위해 확인을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직원에 의한 언박싱이 시작됐다. 하나씩 내용물을 꺼내고 설명하고 LCD 액정보호필름을 붙여 주셨다. 그리고 카메라를 기동시켰다. 부팅 때 나오는 라이카 로고는 감동이었다.



마지막으로 기프트 박스를 주는 이벤트가 남았다.  라이카 스토어 오픈 기념으로 복권을 긁어서 시그니처 로고의 갯수에 따라 상품을 증정하는 이벤트였다. 행운의 여신인 E는 1등 상품 당첨! 라이카 기프트박스를 받았다.  기프트 박스를 가져오실 때의 기대감이란! 박스 안에는 라이카 엽서와 스티커, 보조 배터리, 핸드크림, 그립톡 등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조그마한 라이카 카메라 모형이 들어있었다. 비록 고무재질로 보였지만, 자그마한 라이카 모형은 귀여웠고 내 맘에 들었다.  만족스러운 기분으로 일어나려는 순간이었다.



"선물 하나 더 드릴게요. 잠시만요."

갑자기 책을 선물로 주신다고 하면서 책 몇 권이 놓여 있는 책장으로 가더니 커다란 사진집 한 권을 집어 가져왔다. 상당한 크기의 하드커버 사진집이었다.


"독일 유명 작가의 사진집이에요. 선물로 드릴게요."

"우아, 고맙습니다."


독일의 유명한 사진작가 토머스 휩커 (Thomas Hoepker)의 <Wanderlust>라는 책이었다. 사진책이라니 너무 기뻤다. 우리가 너무 좋아하니까 책을 선물해 주신 라이카 직원도 같이 좋아하셨다.  카ㅖ라와 선물을 한아름 가지고, 기분 좋은 인사를 남기면서 라이카 스토어를 나섰다. 



손에 들린 새 카메라가 기분을 들뜨게 했다. 예상치 못한 선물은 기분을 더 끌어올려 줬다.  <더 현대 서울>에 새오 오픈한 라이카 매장으로 간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오늘의 미션은 완료되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백화점을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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