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회사원제이 Oct 10. 2022

2-5. 더이상 미룰 수는 없어

Chapter2. 카메라 구매기



디지털 제품은 사려고 마음먹었을 때 사는 게 가장 이득이다.  시간이 지나면 금방 구식이 되어 버리고, 애매한 시점이 되면 새로 나올 제품 소식에 귀를 기울이면서 또다시 기다리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새로 나왔을 때 바로 사서 그 기간만큼을 더 즐기는 것이 가장 좋다. 결정의 시간을 미룰수록 손해다. 



머리로는 분명 알고 있었다. 알고는 있는데 실천이 안된다. 나는 아직도 고민만 하고 있었고,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이러다가 신제품 소식이 나오기라도 하면 또 그 다음 제품을 생각하며 또 고민할 것이 분명했다. '신제품을 기다리는 게 맞겠지?' 하면서.



카메라를 결정하고서도 실제 구매로 가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카메라 가격이 고가라는 것도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의외로 마음이 급하지 않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카메라가 급하게 필요하지는 않았으니까.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다니지 못하는 상황이 카메라의 필요한 시기를 늦추고 있었다. 당장 필요하지 않으니, 지금 살 이유가 딱히 없었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언제나처럼 여행을 다녔다면, 지금처럼 긴 시간을 고민하지는 않았을 지도 몰랐다. 핑계를 계속 찾고 있었다. 무언가 계기가 필요했다.



당일치기 강릉 여행을 갔다. 새 카메라와 함께 했으면 좋았겠지만, 아직도 고민 중이었기에 아쉽지만 스마트폰과 기존 카메라를 들고 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날씨는 맑고 화창한 날씨는 스마트폰 사진도 예쁘게 만들어 주었다. 밝은 느낌이 충만하고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선명했다. 이번에는 카메라를 들어 뷰파인더를 보지만 열정은 크게 생기지 않았다. 그래도 몇 장을 찍었다. 사용한 스마트폰은 아이폰12 Max와 갤럭시 노트20 Ultra이다. 스마트폰으로서는 최상의 카메라라서 맑은 날씨와 어우러져서 사진은 예뻤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에 아쉬움이 자그맣게 자리 잡았다. 평소라면 만족했을텐데 오늘은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남았다. 이미 새로운 카메라가 필요하다는 것이 마음 속에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하고, 새 카메라에 대한 정보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비교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았다. 사진에 대한 만족감이 달라졌다.  멋진 사진이 장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새 카메라를 가지면 사진이 더 잘나오지 않을까? 사진에 대해 더 공부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핑계를 만들었다. 좋은 사진에 대한 열정이 더 커질 것만 같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고가의 가격 때문에 선뜻 구매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지만, 구매가 늦어질 수록 유튜브와 블로그를 찾아다니는 나의 시간은 계속 낭비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사진을 찍을 때 새 카메라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는 사야 할 시점이었다. 구매가 계획보다 한참 미뤄지면서 카메라를 위한 적금이 계속 늘어났다. 처음 목표보다 늘어난 금액은 부담을 줄여줬다. 이번 주말을 넘기지 말자고 결심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