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3. 사진을 찍어보자
라이카 카메라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AF 성능이었다. AF가 뛰어나기로 유명한 소니 카메라는 물론이고, 캐논 카메라도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AF성능이 올라갔다. 갑자기 사진을 찍어도 바로 초점을 맞춰주었다. 이에 반해서 라이카 AF는 한참 전 카메라의 AF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 구닥다리 느낌이었다. 스냅 사진용 보다는 좀 더 신중하게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위한 것 같았다. 쉽게 말해서 막 찍어도 초점이 잡히는 소니/캐논에 비해 라이카는 초점을 잘 맞춰서 찍어야 하는 카메라였다. 기술력의 문제인지 사진에 진심인 전통의 문제인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다. 나는 전문 사진작가가 아니었으니까.
Q2의 AF를 세팅하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었는데, AF-S로 설정하고 사진을 찍을 때 대상을 바꿀 때 마다 반셔터를 다시 눌러서 초점을 맞추는 방법과 AF-C로 설정하고 카메라에 초점을 맡기거나 반셔터를 계속 누르고 있는 방법이었다. 물론 설정과 상관없이 화면을 눌러서 터치 AF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었다.
(1안) 나는 카메라가 잘 맞춰주기를 바라면서 AF-C로 설정했다.
(2안) 나는 AF-S로 설정하고 반셔터를 잘 활용해보기로 결정했다.
동영상 AF 설정은 카메라가 잘 맞춰주기를 바라면서 AF-C로 설정했다. 카메라가 잘 맞춰주지 못해도 반셔터를 계속 누르고 있으면서 초점을 맞추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어차피 화면을 계속 보면서 촬영할테니까 초점이 맞는 지 볼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반셔터를 누르다가 셔터를 눌러서 촬영이 중단되는 위험은 있었다.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짧게 찍는 것이 필요했다. 스마트폰으로 영상 촬영을 할 때는 한 번에 길게 찍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불필요한 장면도 많이 들어가고, 흔들림도 많은 결과물이 나오곤 했었다. 카메라로 촬영하는 영상은 안정적으로 찍기 더 힘들 것이 분명했다. 특히 카메라를 가지고 이동하면서 찍는 영상은 짐벌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쓸만한 영상이 나올 확률이 거의 없었다.
어설프게 움직이면서 긴 영상을 찍지 말고 짧게 찍는 것이 필요했다. 이동하면서가 아닌 고정된 뷰로 짧은 영상을 여러번 찍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 필요했다. 편집을 이용해서 짧은 영상을 이어붙이면 길게 촬영한 영상보다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짧은 영상의 장점은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대상을 촬영할 수도 있고, 클로즈업과 광각을 모두 사용해볼 수도 있다. 이를 편집으로 이어 붙이면 대상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초점 맞을 때 나는 소리는 off로 설정했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나는 소리도 거슬리는데 초점 맞을 때까지 소리가 필요하지는 않았다. Q2의 좋은 점 중 하나가 셔터 소리가 크지 않아 거슬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내에서 사진 찍을 때는 소음이 작다는 것은 상당한 강점이었다.
Q2의 AF가 아쉬운 점이었다면, 강점으로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는 흑백 사진이었다. 사진 작가들의 흑백 사진의 느낌이 나쁘지 않았지만, 필터를 사용해서 흑백사진으로 간단히 바꿀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 지, 평소에 흑백사진을 찍지 않아서 인지, 처음에는 흑백사진이 좋다는 것이 별로 와닿지 않았다.
그러다가 흑백 전용 카메라인 <Q2 모노크롬>이 출시되는 것을 보면서, 라이카가 흑백 사진에 진심이라는 것은 느껴졌다. 컬러의 세상에서 흑백 전용 카메라라니. 라이카의 흑백 사진에 관심이 생겼다.
라이카는 컬러 사진도 그렇지만, 흑백사진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라이카의 흑백 사진은 부드러운 그레인 느낌, 풍부한 계조가 특징이라고 한다. 계조가 풍부하다는 것은 사진을 부드럽게 느껴지게 된다. 라이카는 풍부한 계조를 가지고 있어 부드럽고 섬세한 흑백 표현을 보여줄 수 있다.
흑백 사진은 컬러 사진에 비해 제공하는 정보가 더 적을 수 밖에 없고, 정보가 적기 때문에 촬영자의 의도가 더 잘 드러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컬러가 빠지면서 적어진 정보의 퀄리티를 높여주는 라이카가 내 사진의 가치를 높여주기를 기대했다.
흑백 사진을 한 장 찍었다. LCD에 방금 찍은 흑백 사진을 띄웠다.. 정확하게 차이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왠지 이전의 흑백 사진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이 좋았다.
*1) 그레인
그레인은 영어로 '감촉, 질감' 등을 의미한다.
화면에 불규칙한 패턴으로 작은 알갱이들이 퍼져 있는 것을 필름 그레인 현상이라고 허며, 필름 기법과 장비가 발달하면서 이 입자는 더 작아지고 눈에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
*2) 계조
사진 이미지에서 농도가 가장 짙은 부분에서 가장 옅은 유효농도부까지의 농도 이행단계를 말한다. 계조의 이해단계가 많을수록 이미지를 충실하게 재현할 수 있다. 고름새의 변화를 지각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고농도부에서 중간조부(하프 톤)와 저농도부까지의 고름새가 잘 갖추어져 있으면 계조가 풍부하다고 하며, 농담의 단계가 점진적이면 연조, 그것이 급격하면 경조라고 한다. (출처 :두산백과 두피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