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희로애락
잘 살고 있는가? 지금처럼 살아가면 충분한가? 매일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다.
놀이터에서 놀던 시절에는 주변 친구들과 비슷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되어 문과와 이과로 분리되고, 대학생이 되면서 지역, 학교, 전공이 구분되었다.
그 후, 취업을 일찍한 친구들과 공부를 위해 대학원에 간 친구로 나뉘었으며, 취업도 사기업과 공기업으로 구분되고, 직무까지 다양해졌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결혼을 일찍한 친구와 이직을 위해 다시 공부를 시작한 친구, 회사 내에서 직무변경을 시도한 친구 등 각자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수년에 걸친 선택들로 인해 같은 삶을 사는 친구는 단 한 명도 없다. 모두들 각자의 만족과 불만족의 사이에서 앞으로의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
나 또한 요즘 그런 고민이 더욱 많이 든다.
그래도 고등학생 때는 대학이란 큰 목표가 있었고, 대학생 시절에는 취업이란 큰 목표가 있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 속에서 희로애락이 있었지만, 그래도 가야 할 길이 명확하게 주어졌기 때문에 방향성의 옳고 그름에 대한 고민은 적었다. 학창 시절 인생을 시험문제라 생각하면 ‘객관식 유형’에 가까웠던 것 같다. 그러나 현재의 급속하게 변화된 사회는 인생이란 시험에 ‘서술형 유형’ 문제를 제출하고 있다.
동일한 스마트폰 기종을 사용하더라도, 케이스로 자신만의 특별한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처럼, 대부분 획일적인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평생직장의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며, 직장에서의 성공과 인생의 성공이 비례하지 않음을 깨달은지 오래다.
더욱이 SNS, YOUTUBE 등 매체의 발달은 새로운 직업들을 만들었고, 낮은 진입장벽으로 직업선택의 폭이 정말 넓어졌다. 또한 부동산과 물가의 상승은 소득원의 다양화를 부추겼고, 직업이 많은 ‘N잡러’가 되고 싶은 사람이 많아졌다.
그래서 나도 'N잡러'를 목표로 다양한 노력을 했으며, 소기의 성과도 달성했었다. 그리고 본 업인 회사생활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고자 욕심부렸다. 그러다 보니 'N잡러' 활동을 지속하는 것은 정말 어려웠고, 결국 포기와 도전을 반복하게 되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모두가 부러워할만한 성과를 낸 사람들을 온/오프라인에서 어렵지 않게 접하게 되며, 부러움과 동시에 내 상황에 대해 되돌아보게 된다.
그때 그것을 계속했었야 하나?
지금까지 꾸준히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냥 마음 편히 놀걸 그랬나?
이런 생각을 반복하면서 난 또 사부작사부작 새로운 일을 벌일 준비를 해본다. 물론 삶에서 회사 안과 밖, 두 마리 토끼 그 무엇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더욱 발버둥 치게 될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물 웅덩이에 빠진 개구리처럼 계속 허우적거림의 끝에 도약할 발판을 찾을 수 있을지, 기력을 다해서 결국 차가운 우물 깊은 곳으로 가라앉을지는 시간이 알려줄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잘 살고 있는가?'에 대한 대답 없이, 브런치에 글을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