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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정신 나갈 거 같은 나날들

by 띰썬

오랜만에 글을 쓴다. 정확히는, 브런치에 오랜만에 글을 쓴다.

사실 그동안 링크드인에 글을 종종 써왔다. (브런치를 배신 한 건 아니다.)


자기PR 시대, 더군다나 마케터라면 링크드인을 꼭 하는 게 좋다는 말을 예전부터 들었는데

내 얼굴, 학력, 경력 등을 모조리 까발리는게 솔직히 부담스러워 미루고 미뤘었다.

그러다 올해 계정을 만들고 글을 쓰기 시작한거다. 드디어.

나름 재밌다. 댓글도 많이 달리고 소통도 활발한 편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얼굴 까고 쓰는 플랫폼이다보니, 글을 쓸 때 익명인 브런치보다는 좀 덜 솔직하게 되는 편이다. 나는 솔직한 글을 좋아하기 때문에 링크드인에서도 되도록이면 솔직한 글을 쓰려 하긴 하지만...

그래도 링크드인에서는 좀 더 정상인인척한다. 아직 얼굴 까고 정신 나간 소리 할 자신은 없거든.


앞으로 브런치에는 링크드인에 못 올리는 좀 더 솔직한 글들을 매일 써보고자한다.

예를 들면, 회사 생활에 대하여. 나의 정신 나갈 거 같은 일상에 대하여.

요즘 나의 회사 생활은 좋지 못하다. 그것도 상당히 좋지 못하다.

제안서는 5개월째 단 한 건도 수주를 하고 있지 못하며,

더 절망적인 것은 이젠 나도 될 때로 되란 식이 되어버렸단거다. 솔직히 일 대충한다. 어느 시점부터 이 모든 게 무의미하며, ppt와 장표들은 다 만들어서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고있다. 내가 지금 이 의미 없는 일을 왜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단거다. 실행은 하지도 못 하는 ppt 제안서 만들기가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회사에서는 도태된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지며, 심지어 내가 치를 떨고 나왔던 전 직장이 더 나았을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갔으니. 말 다 했지. 나도 내가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회사에서 몰래 몰래 이직 준비를 한다.

자소서 쓰는 것도 정말 지긋지긋하다. 떨어질 때마다 우울하고 짜증나 죽겠다 아주.

그래도 면접은 한 번 갔다왔는데, 이거 눈물 짜고 나왔다. 다시 생각해도 어이없어서 이건 나중에 따로 글로 쓸 예정. 쪽팔리면서도 사실 좀 웃기다. ㅋㅋㅋㅋ 그냥 요즘 내 멘탈이 제정신이 아니란 걸 다시금 깨달았다.

심지어. 친구랑 사업 준비 한다. 사업자도 냈다. 다음주에 중국으로 시장조사 간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글을 쓰다보니 살짝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이 나온다.

일단 열심히는 하고 있는데... 혼란스러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기록을 안 하고 그냥 되는 대로 살았더니 벌써 5월말이다.

이걸 쓰면서도 살짝(사실 많이) 정신이 나갈 거 같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흐른거지.

2월에 썼던 글을 보니, 그 때는 정신 상태가 괜찮았던 것 같다.

3개월만에 멘탈 나락간건가? 나도 진짜 문제가 참~ 많은 인간이다 싶다.


그나마 퇴근하고 공원 걷고 살짝 뛰는 게 낙인 요즘이다. 어른들이 왜 그렇게 나는 자연인이다에 열광하는지 알겠다. 그냥 자연이 최고다. 이상하게 지하철이랑 도심에 사람들 드글드글하면 되게 짜증나는데, 공원에 사람들 바글바글한건 귀엽다. 생기가 넘쳐서 좋다. 이건 뭔 심리인지.


feat. 보라매 공원 가보세요. 정원박람회 해서 여기저기 꾸며놓은 게 참 귀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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