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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장 Jun 13. 2024

적정건축이라는 단어를 찾기까지-1


‘적정건축’이란 우리 사무소의 이름이다. 


여기서 적정(適正)은 ‘알맞고 바르다’는 사전적 의미를 넘어선다. ‘이만하면 됐다.’ 싶은 적당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 아니라 더 뺄 것도 더 할 것도 없는 상태가의 적정함의 건축이다.     

  

건축 안에는 많은 요소가 있다. 겉으로 보이는 멋진 디자인 뿐만 아니라 그것을 구현하는 기술, 사람의 힘을 빌어 만들어내는 시공과정이 필요하다. 모든 것은 비용과 시간으로 연결되고 그 상위에는 지역과 사회를 연결하는 법이 지배하고 있으며, 건축행위의 전 과정의 저변에는 어떻게 살고 싶다는 사람의 욕망이 있다. 디자인, 시공, 기술, 비용, 법 그리고 욕망. 이 가운데  일부분만 도드라지면 불균형이 발생한다. 멋지지만 살기 불편한 집을 짓거나 혹은 싸게 빨리 지었지만 비 새고 춥고 사생활이 보호도 안 되는, 집의 기본이 무너지는 경우도 생긴다. 적정건축은 그 많은 요소들의 적절하고 적합한 균형점을 만드는 건축이다. 중요한 점은 공간을 실제로 사용하는 건축주의 입장에서 건축가라는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적정건축‘ 이라는 단어를 찾기까지의 과정은 나의 건축 인생의 축소판이다. 


나도 남들과 비슷하게, 입시제도에 맞춰 내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에서 건축학과에 들어가  내 적성에 맞는가 나는 건축에 재능이 있는가 고민을 하면서 학교를 다녔고, 졸업 후에는 설계사무실에서 실무를 하게 되었다. 실무를 하면서  국내 유일 세계최고의 타이틀을 가져야 더 좋은 건축이라 생각하고 더 유명하고 더 비싸고 새로운 건축을 쫒아다녔다. 


그 당시에 유명한 건축가 들이 내한 강연을 많이 했다.  MVRDV는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건축강연회를 했으니 내한공연이라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었을 듯. 

그밖에 자하 하디드, FOA, 도미니끄 뻬로, 베르나르 추미, OMA의 '렘 쿨하스,' UN Studio의 '벤 반 버켈' 그리고 안도 타다오 등 당시의 건축계의 흐름을 주도하는 건축가들이 한국을 찾았고, 나도 그들의 강연을 듣고 ‘와 진짜 멋지다’하면서 감탄하곤했다.  


그리고 몇 년뒤 , 

나는 공부를 핑계삼아 내가 벌어 놓은 돈으로 해외 생활을 하고, 외국인 노동자 생활도 하게 된다.  네델란드에서 외노자로 앞에 언급한 건축가 중 두명의 사무실에서 일을 하게 되었으니, 건축가로서는 나름 꿈의 직장에 들어 간 것이다.      


거기까지는 아주 좋았다. 

유학생활도 좋았고, 세계에서 가장 이름 있는 건축가 사무실에서 경력을 쌓는 것도 좋았으며, 정말 세계 최고의 건축설계를 자부심도 있었다.  내가 이렇게 많이 올라왔나 어질어질 할 정도로.      

그러던 와중에 내 건축인생의 좌표를 흔드는 일이 생겼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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