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집에 방문할 때면 어김없이 꼭 하는 말이 있다.
“어휴.. 이게 사람 사는 집이니 고양이 집에 사람이 얹혀사는 거지.“
고양이 집에 사람이 얹혀사는 게 맞다.
처음 집을 구할 때부터 고양이가 살기 좋을만한 조건을 찾았다.
창이 크고 많아야 하며, 창 밖으로는 나무와 자연이 보여야 하고, 아래층에 세대가 없는 일층을 선호.
그 조건에 걸맞은 완벽한 고양이 집을 구해 들어왔다.
산자락길 바로 앞에 위치한 집은 모든 창으로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필로피 구조로 일층이지만 실제로는 이층높이라 가까이서 나무와 새들을 볼 수 있다.
애들이 뛰어놀아도 눈치 보일 아래층 세대도 없다.
그 외 인간에게 필요하다면 필요할 사소한 조건들은 물론 포기해야 했다.
교통과 편의성 같은, 결코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다.
이렇게 전적으로 고양이 취향에 맞춘 집에서 사는 것은 인간에게도 이로움이 크다.
가장 크게는 정신이 건강해진다.
사람 하나 뉘일 공간이면 족하던 나인데, 이런 자연뷰를 가진 쾌적한 집에 살 원인을 제공해 준 고양이들..
몸도 건강해진다.
매일 등산하듯 집에 오르고 있다.
서울에서 자연을 느끼며 산다는 것은, 산동네에 산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원주택 같은 옵션은 없는 걸로 치자)
집에 의자가 세 개가 된 것은 처음에 사 온 두 개의 의자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식탁에서는 먼저 올라와 누워계신 고양이 언짢아지지 않도록 가생이에서 식사를 끝낸다.
침대는.. 바른 자세로 잠들어본 게 언제였더라..
내 입지가 갈수록 더 좁아지는 것은 고양이들이 그만큼 편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뜻일 거다 하하
언젠가 교외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
처음 설계부터 고양이 동선과 편의성을 고려하여 집을 짓는 것이다.
꿈꾸는 고양이 집을 짓기 위해 오늘도 난 열심히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