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x Seo Jul 24. 2021

외국계기업문화-성과주의와 이기주의의 잘못된 만남


성과주의를 강조하는 조직문화는 필연적으로 이기적인 직원들로 구성되기 쉽습니다.


굳이 외국계기업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회사가 구성원들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검증하는 요소는 아마도 아래 두 가지일 것입니다. 저 역시도 팀원들을 채용할 때 정확히 아래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한 검증요소입니다.


첫째, 회사가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당연한 얘기겠지요, 특히 외국계기업은 성과주의를 근간으로 하다보니, 각자의 분야에서 소위 '  한다' 사람들을 기위해 집착합니다. 그리고 사실  부분은 검증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이력서에 적혀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포지션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는, 면접 과정에서 쉽게 확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회사와 해당 팀이 추구하는 조직문화와 잘 맞는지 입니다.

이 부분은 정말 어려운 부분입니다. 첫번째에서 검증한 뛰어난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어떻게' 일을 해 왔는지를 알아야 회사가 추구하는 조직문화와 맞는지 검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외국계기업에서만 16년을 일하다보니, 반복적으로 보이는 패턴이 있습니다. 성과주의를 강조하는 회사일수록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구성원들이 많아지는 경향성입니다. 심지어 개인주의를 넘어서 '이기적인' 성향을 구성원들도 어렵지않게 볼 수 있습니다.



몇몇 소수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직원들만으로도  조직의 문화는 심각하게 망가집니다


대다수의 직원들은 실력과 업무성향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합니다.

여기서는 위에서 언급한 '이기적인' 직원들이 어떻게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지 얘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개인주의가 만들어내는 첫 번째 부작용 - 업무의 비효율성 증가

이 직원들은 각자가 자신의 성과달성을 위한 일, 혹은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누구보다 자발적이고 또 적극적 (proactive)입니다. 하지만 그 외의 모든 일에 대해서는 놀라우리만치 소극적이고, 심지어는 무책임하기까지 합니다. 철저하게, 회사의 목표 달성보다는 개인의 목표 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들에게 '협업'은 자신이 성과를 낼 수 있는 업무라면, '다른 직원들의 도움을 받는 도구'로서 더 없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최대한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다만, 자신의 성과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협업'이라면 그저 시간낭비로만 여겨 잘 참석하지도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협업을 해야만 하는 경우일때도, 개인주의적인 성향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습니다.

여러 부서가 함께 일을 할 때는 지켜줘야하는 규칙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구성원들은 철저히 본인들의 기준에서 판단한 후, 아니라고 생각하면 협업시 필요한 규칙을 무시해 버립니다. 이를 통해 해당 업무에 관련된 많은 부서가 힘들어하지만 굳이 개의치 않습니다. 여기서 발생하는 업무적 비효율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매달 취합해야 하는 데이터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제출 마감기한이 있고, 제출해야 할 일정 포맷이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본인의 성과와 관련되어 있지 않고, 본인들이 생각할 때 그래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마감기한도 신경쓰지 않을 뿐더러 포맷도 자신들이 편한 방식으로 적당히 만들어 보내버립니다. 이러면 취합을 해서 보고를 해야 하는 부서에서는 마감시간에 쫓기고 포맷도 맞춰야해서 추가적인 야근이 불가피한 상황이 됩니다.


개인주의가 만들어내는 두 번째 부작용 - 직원 상호간의 유대가 사라진 조직문화, 팀워크의 실종.

이들은 회사의 문화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대다수의 평범한 구성원들에게, 이들과 함께 해야하는 '협업'은 매우 고통스러운 작업입니다

 - 자연스럽게 협업을 해야하는 상황을 꺼리게 됩니다. 그냥 혼자서 일하는게 제일 편하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 당연히 직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점점 더 사무적으로 변해가며, 서로간의 기대치는 사라져갑니다

-  도움을 받으면 간단히 해결될 일임에도, 도움을 청하고 싶지도 않고 굳이 도움을 받고 싶지도 않습니다

- 그저 누군가 내 업무를 힘들게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방어적으로 변해갑니다

-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기위한 노력보다는, 책임 소재를 따진 후 내 잘못이 아님을 얘기하는게 우선이 됩니다  

- 이럴수록 더더욱 협업은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들어갑니다.


이기적인 직원들이 회사에서 인정받는다고 보여지기 시작하면, 이직률은 치솟습니다


문제는 회사 전체의 문화가 이렇게 심각하게 망가져가고 있음에도 회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때입니다.


그 중심에서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이 극단적으로 개인주의적인 구성원들은 본인들의 목표는 어떻게든 달성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해보지 않고 이기적으로 일하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성과달성이지, 회사차원의 목표 달성과는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회사의 경영자와 인사팀은 이 부분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협업의 문화를 해치는 이기적이고 개인적인 구성원들이 인정받고 승진하는 문화가 된다면, 이는 회사에서 행복을 찾아보려는 대다수의 나머지 구성원들에게 굉장히 위험한 메세지를 전달하게 됩니다.


아, 철저하게 이기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결국 인정받는구나.
혼자만 편하고 다른 모두를 힘들게해도,
결국 회사가 원하는 인재는 저런 직원들이구나.
아무래도 나는 이 회사에서는 미래가 없어보여.


결국 나머지 구성원들은 그런 회사의 보상기준에 실망하고 좌절해서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회사는 의도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선한 구성원들에게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이지 않으면 이 회사에서 성장할 수 없어'라는 메세지를 쉴새 없이 전달하고 있는 겁니다. 나머지 구성원들에게 회사는 더 이상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이 아니게 되어버립니다.

모든 회사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 중, 외국계기업은 특별히 더 이 부분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애초 채용시점에서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을 걸러내기는 사실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회사차원에서 이들이 조직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반드시 인지하고, 이들에게 바뀔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다수의 선한 직원들이 상실감을 느껴 회사를 떠나는 극단적인 결정을 하지 않도록, 이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승진시키고 보상하는 과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외국계기업 문화-영어, 도대체 얼마나 잘해야 하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