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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CC Apr 29. 2020

과연 그럴까? (Fact Check)

규제가 없는 실리콘밸리?

요즘 공유 경제가 한국에서도 많은 논쟁거리를 낳고 있다. 

이런 문제가 나올 때마다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와 비교를 한다. 

마치 실리콘밸리는 무한 자유를 주는데 우리나라 정부의 규제가 한국 스타트업 성장의 길을 막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라고 마냥 규제 없이 무조건적 자유를 주는 것은 아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에어비엔비 본사가 위치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2018년 초에 에어비엔비 호스트들에게 등록제를 시행해서 샌프란시스코 시에 정식 등록이 안된 호스트들의 수천 개의 리스팅을 에어비엔비 플랫폼에서 강제로 내리게 한 사례가 있었다.

에어비앤비가 시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 호스트들의 정식 등록을 도우면서 규제에 대응하면서 문제를 해결해 나갔지만 이는 미국 내의 다른 도시들 보다도 샌프란시스코의 규제가 훨씬 더 까다롭기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 

2018년부터 한창 붐이 일어났던 전동 스쿠터도 엄청난 속도로 도시에 퍼져나가자 샌프란시스코 시에서 규제를 시작해서 하루아침에 샌프란시스코 도시 전체에서 전동 스쿠터가 단 한대도 남지 않고 사라지기도 했다. 

당시 전동 스쿠터에 대해 적용되는 마땅한 법이 없어서 그 규제가 마련되고 회사들이 시에서 요구하는 규제에 따르면서 시가 허락한 회사들의 스쿠터들만 조금씩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고, 규제에 대응을 잘 못한 회사들의 스쿠터는 단 한대도 돌아오지 못했다. 

또 요즘엔 지역 식당 비즈니스를 살리기 위해 실리콘밸리 회사들의 트레이드 마크급인 구내식당을 규제하려는 법안이 최근 통과돼서 이제부터 새로 생기는 스타트업 회사들에선 구내식당을 통해 무료 점심을 제공 못하게 되는 상황에서 처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혁신을 위해서 스타트업들에 대한 규제가 없다? 

결코 아니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아 보인다. 

다만 많은 회사들이 규제 속에서도 도시들과 상생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해나갔다. 

그리고 때론 규제 법안에 대항해서 소송을 불사하는 경우도 있다. 

단순히 규제가 없거나 약해서 실리콘벨리에서 공유 경제를 이용한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생겨나는 게 아니라는 소리다.  


다양성(diversity)이 존중받는 실리콘밸리?

다민족 국가인 미국은 인종의 용광로, 멜팅팟으로도 불릴 정도로 민족의 다양성은 미국의 근간이 되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에서는 민족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인종, 문화, 출신 국가, 종교, 나이, 성별 등의 다양성이 존중받고 있고 실리콘밸리가 성장을 하는데 다양성은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테크 회사들이 이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고용에서부터 근무 환경, 회사 문화, 회사 전방위적으로 다양성을 존중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실제로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많은 수의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테크 회사들이 고용 다양성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회사 내에서 실제 상황을 투명하게 밝히고 매해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게 상응하듯 다른 테크 회사들도 그 뒤를 이어서 다양성 보존에 힘을 보태주고 있다. 

그만큼 다양성이 실리콘밸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아시아인의 입장에서 실리콘밸리에 있는 회사들의 다양성 지표를 보면 백인과 아시아인의 비율이 놀라울 정도로 발란스가 잘 맞아있으니 다양성이 잘 보장되어 있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사실 아시아인은 실리콘밸리에서는 더 이상 소수 자게 속하지 않는다. 

백인과 아시아인을 제외한 인종들은 실리콘밸리 테크 회사들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극히 미비하다. 





남녀 성비도 나아지고 있다지만 아직 갈길이 한참 멀고 아직도 간부급 임원직은 백인 남성들이 대다수이고 여성이나 흑인의 비율을 현저하게 떨어진다. 

아시아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아시아인 엔지니어의 수는 점점 많아지고 있는 데에 반해서 고위직에서의 아시아인들의 비율은 점점 나이 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비교적 현저하게 낮다. 

미국에서 아시아인들의 고위직 상승을 가로막는 ‘대나무 장벽’(bamboo ceiling)이 존재한다는 게 통계에서 보이고 있다.

  

왜 그럴까?

실리콘밸리에서 민족, 출신 국가의 다양성을 존중하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물론 많은 수의 실리콘밸리 테크 회사들이 글로벌 회사이고 다양한 관점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들이 모여서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들이 나오는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좀 더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보면 실리콘밸리의 코어 집단인 엔지니어들의 비율이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들이 앞질 렀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백인들보다 다른 인종들이 많아지게 된 이유에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인도적 차원에서 다양한 출신 국가의 인재를 영입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미국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필요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미국 입장에선 전망 있는 산업에 미국 자국 내의 인력으로만 충당이 안 되기 때문에 테크 분야 외국인 인력들에게 미국에 남을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줘서 실리콘밸리의 산업에 부족한 인력을 채우고 발전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테크 분야를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는 외국인이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비자를 받기가 쉽지가 않다. 

테크 분야에 서면 다양성을 통한 혁신이 필요하고 다른 분야에선 필요가 없어서 일까? 

결코 아니다. 

비테크 분야에선 굳이 외국인 인력의 도움 없이도 자국 내의 인력만으로도 충분히 충당 가능하기 때문에 기회의 문을 닫아놨다. 

반대로 문을 활짝 열어놓은 테크 분야에선 외국인 인력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되고 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이제 더 이상 실리콘밸리는 미국 자국 내 인력으로 만으론 굴러갈 수가 없을 정도로 어떻게 보면 주객전도가 된 상황이 되었다. 

그에 따라 실리콘밸리가 잘 유지가 되려면 민족의 다양성 존중이 필수불가결하게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재미있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유입되고 있는 외국 인력들 중에도 아시아인들 특히 중국인들과 인도인들은 실리콘밸리 정복이라도 할 듯이 매해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인들은 중국인들끼리,  인도인들은 인도인들끼리 끼리끼리 뭉치면서 실리콘밸리 내에서 이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실리콘밸리 내의 도시들은 어느새 인도인들이 주로 모여 사는 도시, 중국인들이 주로 모여 사는 도시가 생겨나고 있고 회사 내에서도 중국인들끼리만 모인 팀, 인도인들끼리만 모인 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우스갯소리로 한 미국인 백인 동료가 실리콘밸리에 있으면 자기가 소수 인종(Minority)이 된 거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한다.

같은 외국인 내 입장에선 실리콘밸리의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름 혜택을 봤다고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어떨 땐 가끔 여기가 미국인지 중국인지 인도인지 헷갈릴 때가 있을 정도이다. 

반대로 간부급 임원직에 백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도 분명하다.

그동안 내가 느낀 미국은 결코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한다.

필요한 엔지니어 인력의 포지션은 외국인에게 내어줘도 간부 자리는 기득권자들인 백인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백인 중에서도 성비를 따지면 남성이 훨씬 많아서 진정한 다양성을 논하기엔 아직도 갈길이 멀어 보인다. 

다행인 점은 요즘에는 전반적으로 백인들이 독차지하고 있는 리더의 자리들을 다른 인종들에게 평등하게 기회를 주자는 목소리와 여성 리더를 늘리자는 이야기들이 적극적으로 나오고 또 회사에서도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 매해 그 성과가 통계적으로 느리지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테크 회사 내에서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도시 자체가 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 (LGBT) 커뮤니티, 성소수자들의 수도인 것도 다양성을 존중해주는 실리콘밸리의 문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도시 곳곳에서 성소수자들을 지지하는 무지개 깃발이 꽂혀있는 것을 볼 수 있고 매년 6월에는 퀴어 축제가 도시 중심가에서 큰 규모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서포트도 해주고 있다.  


자유로운 재택근무 (Work From Home)?

실리콘밸리의 좋은 근무 환경 하면 떠오르는 게 자유로운 재택근무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특히 업무 특성상 인터넷과 컴퓨터만 있으면 장소에 상관없이 웬만한 일은 큰 영향 없이 일을 해 낼 수 있다. 

미팅도 비디오 콘퍼런스를 통해서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고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은 슬랙(Slack)이나 힙쳇(Hipchat) 같은 협업 툴을 써서 문제없이 할 수 있다. 

협업과 원격 근무를 위한 기술과 툴이 발전하면서 일을 하는 장소 제한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디지털 노매드라는 용어가 생겨날 만큼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이고 이런 조건을 원하는 엔지니어의 수도 늘고 있다. 

재택근무는 직원 입장에선 엄청난 혜택이지만 사실 이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업종에 제한되어 있고 그리고 완전 원격으로 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아직까진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회사에 출근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재택근무의 단점은 분명하다. 

하는 일이 혼자서 컴퓨터로 코딩만 하면 되는 일이라면 모를까 회사에서의 대부분의 일이 혼자보단 다른 동료들과 함께 협업을 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재택근무를 하면서 콘퍼런스 콜로만 일을 하기엔 한계가 있다.

아무리 콘퍼런스 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협업을 하기 위한 툴이 잘 되어 있다고 해도 확실히 효율성 면에서 확연히 떨어진다. 

특히 영어가 부족한 비영어권 출신들인 경우엔 더더욱 힘들다.

때문에 회사에서도, 또 팀에서도 당연히 재택근무를 반기진 않는다. 

안 좋아하지만 아무도 대놓고 제재를 안 할 뿐이다.

생산성 측면으로 봤을 땐 집에서 원격으로 일을 하는 것이 당연히 회사에 나와서 일 하는 것에 비해 떨어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실리콘밸리의 테크 회사들의 대표적인 문화처럼 자리를 잡아서 개인 사정에 의한 재택근무는 대부분 허용하는 분위기이다.


그렇다면 재택근무가 인사고과에 영향을 줄까?

개인적으로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사고과는 종합적인 평가다. 

프로젝트 성과도 중요하지만 동료 평가 (Peer Review)나 무엇보다 매니저의 평가도 중요하다. 

적절한 사유 없이 혼자서 집에서 일하는 게 편하다고 혹은 단순히 집이 멀다고 너무 자주 자택 근무를 한다면 주변의 평가가 좋을 리 없다. 

협업을 하는데 다른 동료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면 프로젝트에 제대로 참여하기도 힘들도 일을 능률적으로 하기 힘들어서 결국엔 동료 평가를 받을 때 자연스럽게 반영이 될 것이고 인사고과에서 영향을 주게 된다.  


자유로운 이직?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이 한국과는 다르게 이직을 자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이직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잦다. 

실리콘밸리 몇몇 회사에선 평균 직원 보유 기간이 2년이 채 안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직의 이유는 단순하다.

몸값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혹은 더 흥미 있는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이직을 택한다.

좀 더 좋은 조건이나 기회를 찾아서 이직을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는 한 회사에서만 오래 있는 것보다 이직 자주 할수록 몸값이 더 올라간다는 사실이다.

테크 업계가 워낙 호황이다 보니 엔지니어의 연봉 역시 매년 엄청나게 오르고 있는데 이런 연봉 상승의 혜택을 보려면 이직을 통한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 

연봉 때문에 발생되는 이직을 막기 위해서 매년 전체 직원들에게 인사고과 성적에 따라서 마켓 밸류로 연봉 조정을 해주는 회사도 생겨났다. 

어떤 친구들은 전망 있는 스타트업만 찾아서 1-2년씩마다 회사를 옮겨 다니면서 투자의 개념으로  비상장 회사 주식을 모으는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보면 이직으로 인한 인력 낭비가 너무 심하다. 

각 직책에서 몇 년 동안 잘 교육이 된 직원들을  1-2년마다 새로 뽑고 새로 교육하고 새로 일을 맡겨야 하는 지경이다.

그래서 당연히 회사를 떠나는 것보다는 회사에 남아서 다른 팀으로 이동하는 게 회사 내에서는 인재와 그 지식 보유하는 면만 봐도 큰 이득이다. 

사내 이동을 한다면 지식이 새로운 팀에서 공유가 되기 때문에 이런 선순환의 효과를 볼 수가 있어서 실리콘밸리 많은 회사들이 직원들의 회사 이탈을 막기 위해서 자유로운 팀 이동도 권장한다.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치는 이직을 어떻게 해서든 막아보려는 노력이다. 

물론 이직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니다. 

이직은 자유롭지만 이직을 위해서 들여야 되는 노력도 꽤나 크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어도 1년 이상은 한 회사에 남는 게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잦은 이직이 이력서에 나쁜 영향을 줄까?

물론이다. 

당연히 지나치게 잦은 이직은 나중에 결국 독이 돼서 돌아온다.

특히나 스타트업처럼 직원 한 명 한 명을 신중이 뽑아야 할 땐 이력서에 지나치게 많은 이직을 하는 경우는 이력서 심사에서 탈락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아직도 엔지니어의 수요가 공급보다 한참 부족한 실리콘밸리에서는 아직까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다. 


최고의 워라밸 (Work-Life Balance)?

실리콘밸리 문화 중에 항상 오르내리는 항목 중에 하나가 워라밸이다. 


*워라밸은 Work-Life Balance를 한국식으로 줄여서 생긴 신조어이다.


미국은 천조국 답게 9-5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해진 시간에만 일을 하고 그 이후엔 철저히 개인을 위한 시간을 쓴다는 인식이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면 심야/주말 근무는 당연히 없고 최고의 워라밸이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과연 그럴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결코 실리콘밸리가 워라밸이 좋다/나쁘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워낙 회사들이 다양한 규모로 많은 데가 회사 문화마다 다르고 개인의 일하는 스타일마다 다르기 때문에 딱 잘라서 이 부분에서도 실리콘밸리는 이렇다 하고 말하기가 힘들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오히려 평균적으로 워라밸이 안 좋을 수 있다고 본다. 

스타트업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데다가 보통 스타트업에서는 흔히들 말하는 열정 페이 수준까지 일을 많이 한다. 

성장이 안정된 구도에 오르기 전인 대기업에 가까운 대형 스타트업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성장에 압박이 있다. 

느긋하게 워라밸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투자자가 낀 상태라면 창업자들을 매번 성장 그래프를 J 곡선으로 그려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 

성장을 빠르게 하려면 당연히 직원들의 노력이 따라줘야 한다. 

직원들이 100%, 200%씩 일을 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인재 채용을 할 때 오히려 대기업보다 까다롭게 채용을 한다. 

단순히 기술만 좋다고 뽑지는 않는다. 

그래서 채용을 하는 게 중요시하는 점이 Culture Fit, 즉 회사 문화와의 궁합을 강조를 특히나 강조한다. 

잡 디스크립션(job description)을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들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Willing to be flexible: 시키는 건 다 해야 한다. 스타트업 규모가 작을수록 일의 세분화가 잘 안 되어서 내 일 남의 일 안 가리고 다 할 수 있어야 한다.
Self-starter and able to work independently: 다들 바쁘니 혼자서도 알아서 일을 찾아서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Fast-paced: 전반적으로 회사의 일하는 속도로 빠르고 강도도 높으니 그 속도에 따라올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업무량이 많다는 소리이다. 
High-intensity work environment: 이건 대놓고 일의 강도가 세다고 경고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High achiever, driven to succeed: 성공이란 말로 우회적으로 표현한 건데 강도 높은 일의 다른 표현의 문구이다.
Work hard, play hard: 직역을 하면 일도 열심히 하고, 놀기도 열심히 논다는 소리인데, play hard로 일의 강도가 세다는 문구를 살짝 가려 놓은 그냥 일의 강도가 높다는 소리이다. 회사가 내가 노는 것까지 관리해 주진 않는다.  


시키는 일을 가리지 말고 다 해야 하고, 혼자서 알아서 일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빨리 움직이는 회사 업무 속도에도 맞춰야 하고, 성공을 위해서 강도 높게 일을 해야 한다는 잡 디스크립션(job description)에 보기 좋게 써 놓은 것이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당연한 이야기를 써 놓은 것일 것이고 이는 스타트업들의 업무 환경을 대변해 주기도 한다. 

스타트업에서는 워라밸 보장은 사치와도 같이 들린다. 

게다가 9-5 정해진 시간 외에도 컴퓨터만 있으면 일을 할 수 있는 일의 특성 때문에 퇴근 후 집에서도 일하고 주말에도 일을 많이 한다. 

자유로운 재택근무와 유용한 협업 툴들이 독으로 돌아오는 상황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밤낮없이 주말도 반납하고 일을 해야 하는 데는 회사가 빨리 성장해야 하고 또 빨리 시장에 반응을 해야 하는 게 스타트업의 특징이자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방법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회사들도 종종 있다. 

스타트업이 아닌 대기업에서도 워라밸이 보장되지 않는 회사들은 많이 있다, 

기본적으로 일의 강도가 세기로 악명이 높은 회사들이 몇몇 있다. 

내가 다녔던 두 대기업들이 다 그랬고 회사가 그렇지 않더라도 팀 자체의 문화가 워라밸이 없게 만들어진 곳들도 있었다. 

물론 반대로 테크 업계에서 워라밸이 좋기로 소문난 회사도 많이 있다. 


주로 대기업들이 워라밸이 좋은데 이유는 간단하다. 

스타트업들처럼 무섭게 성장하기만 하는 시기를 지나서 이제 완성형 기업으로 자리를 잡고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기업 운영, 기술 개발 프로세스가 잡혀있고 낭비되는 시간이나 인력이 없이 각자가 맡은 전문 분야에서 집중을 하려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워라밸을 보장받으면서도 회사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것이다. 

대신에 복잡한 절차를 안 거치고 빠르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광범위하게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젊은 인재들은 이런 대기업 문화에 답답함과 지루함을 느끼고 좀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지고 일 진행이 빠른 스타트업을 선호하기도 한다.  


회사나 팀의 문화와 상관없이 워라밸을 지키면서 일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승진을 포기하면 된다. 

승진에 욕심을 버리고 적당히만 일을 하면서 월급과 할당된 주식을 받아가는 흔히 말하는 ‘rest and vest’ 모드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을 안 하고 노는 게 아니다. 

정해진 시간에 필요한 일만 적당히 하는 것이다. 

보통 승진을 하려면 회사에선 보통의 성과 보면 Exceeded 즉 기대치보다 한 단계 높은 퍼포먼스를 요구를 한다. 

승진에 필요한 필요조건들을 채우려면 일 욕심도 있어야 하고 인정을 받기 위해 일을 남들보다 더 해야 한다. 

하지만 승진에 욕심을 버린다면 내게 주어진 일만 하면 돼서 훨씬 편하게 스트레스 없이 일 할 수 있다. 

10시쯤 출근해서 회사가 주는 아침 먹고 모닝커피 한잔 하고 오전에 한두 시간 일 하다가 점심 먹고 커피 브레이크 한 시간 정도 하면서 동료들과 수다 떨고 오후 미팅 참여하고 일 좀 하다가 6시쯤 퇴근해서 운동하러 가는 실리콘밸리 일상이 가능 해진다. 

말 그대로 Rest and Vest

여기서 vest는 RSU 주식의 소유권이 넘어오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보통 실리콘밸리 테크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주는 주식이 있기 때문에 적당히 일 하면서 정해진 시기마다 지급이 되는 주식을 다 챙기면서 회사를 다니는 게 가능하다.

사실 이게 들리는 것처럼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Rest and Vest 모드를 선택한 직원들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선진형 인사평가 방식?

실리콘밸리에서는 인사 평가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까? 

우선 회사들마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고 인재상도 달라서 인사 평가하는 방식도 회사마다 다양화되어있다. 

보통 상반기 (Mid-year) 하반기 (year-end)를 나눠서 일 년에 두 번의 인사 평가가 이루어지는데 기본적으로 자기 평가 (self-assessment), 동료 평가 (peer-review)를 바탕으로 매니저가 최종 인사 평가의 결정을 내리는 구조이다. 

동료 평가는 본인이 선택한 동료들에게 평가를 받을 수 있고 평가는 보통 익명으로 이루어져서 솔직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보통 평가를 할 때에는 회사가 정해 놓은 평가 항목들에 해당하는 내용을 자세한 예시를 들어서 솔직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 

항목 중에 물론 어떤 성과를 이루었는가가 가장 중요하지만 그 외에도 회사 코어 밸류 (core value)에 해당하는 항목에 합당한 어떤 일들을 했나도 중요하게 들어간다. 

단순히 혼자서 일만 잘한다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팀워크도 중요하고 다른 팀들과의 관계도 중요하고 회사 코어 벨류에 기여를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직책/레벨이 높아질수록 요구되는 항목들이 늘어나고 기대치도 높아진다. 

주니어 엔지니어의 경우 주어진 일만 시간 내로 잘해 내면 좋을 평가를 받을 수 있는데 반해, 시니어 엔지니어가 되면 주어진 일을 잘하는 게 아니라, 본인 스스로가 프로젝트를 리드할 수 있는 역량과 계획해서 팀을 이끌어서 실행할 수 있는 능력까지 평가 대상에 들어간다. 

자기 평가는 대부분 내가 지난 6개월 동안 어떤 일을 계획해서, 어떤 식으로 일을 해서, 결과가 어땠는지, 그리고 부족한 점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건지를 자세히 써야 한다. 

6개월 동안 한 일들에 대한 평가를 받는 바탕이 될 내용이기 때문에 본인이 한 일에 대해 크레디트를 받고 제대로 평가를 받기 위해서 자세하게 신중을 기해서 쓰게 된다. 

동료 평가의 같은 경우도 비슷한 항목들에 대한 내용을 예시와 함께 동료가 어떻게 일을 했는지 평가를 내리면서 점수도 같이 매긴다. 

보통 1-5로 점수를 나누는데 점수 별로 평가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Does not meet expectations: 기대치에 못 미침

2. Meets some expectations: 어느 정도만 기대치에 미침

3. Meets All Expectations: 기대 충족

4. Exceeds Expectations: 기대 이상

5. Greatly Exceeds Expectations: 기대보다 훨씬 이상 


동료 평가를 할 때는 각자가 알아서 주관적으로 평가를 매기기 때문에 내가 이 동료와 어떻게 어떤 일을 했냐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공정하고 다방면의 평가를 위해서 한 팀에서만 평가를 받기보단 지난 6개월 동안 같이 일 했었던 주변 다른 팀 동료들에게도 평가를 받는 게 대부분이다. 

큰 문제가 없는 한 1에 해당하는 평가를 받기는 굉장히 드물고 엄청난 성과를 올리지 않는 한 5를 받기도 엄청 힘들다. 

물론 매니저의 대한 평가도 팀원들이 직접 한다. 

일방적으로 평가를 받는 게 아니라 매니저에 대한 평가도 쌍방향 평가제도인 것이다. 

여기까진 아주 합리적인 리뷰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어떨까? 

사실 실상은 생각보다 합리적이지만은 않다.

단순히 자기 평가, 동료 평가의 내용만 가지고는 평가를 받을 순 없다.

물론 동료 평가 내용이 중요한 요소이지만 매니저 한 명이 내리는 평가가 전체 인사평가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 

결국 인사 평가의 최종 결정권자는 매니저이기 때문에 동료평가는 참고 자료일 뿐 매니저가 평가하는 데로 최종 인사 평가가 주로 이루어지는 게 보통이다. 
인사 평가를 할 때 최종적으로 부서 전체에 해당하는 고과 조정(Performance Calibration)을 통해서 매니저들이 모여서 부서 직원 전체 평가에 대해서 의논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에서 매니 저들끼리 서로 경쟁을 해서 각자의 팀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주기 위해서 열띤 토론을 하게 되는데 이때 나의 대한 평가는 전적으로 매니저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달렸다. 

매니저가 나를 위해서 다른 팀 매니저들에게 나에 대해서 피력해주고 힘을 써줘야 ‘경쟁’에서 좋은 위치에 있을 수가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좋은 리뷰를 받기 위해선 무엇보다 중요한 게 매니저와의 관계이다. 

매니저가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일일이 다 알지 못하는 경우엔 매니저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평가가 내려지기도 한다. 

이럴 때 자기 평가와 동료 평가의 내용이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결국엔 매니저가 본인이 평가하는 범위 내에서 최종 평가를 내린다. 

만약 매니저와 갈등이 자주 있었다면 내가 일을 어떻게 했던 상관없이 좋은 평가가 나오기가 힘들 정도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전에 다녔던 한 회사에선 매니저가 리뷰 시즌에 바쁘다는 것을 핑계로 정식 리뷰 절차를 다 생략하고 자기 평가 (self-assessment)만 간단히 불릿 포인트로 나열해서 달라고 해서 리뷰를 받았던 적도 있었다. 

그만큼 동료 평가가 크게 상관이 없다는 걸 보여준 한 사례였다. 

다른 팀 매니저들도 내 평가에 참여하기 때문에 다른 팀들로부터의 평판도 중요하다. 

사실 가까이서 같이 일을 하는 팀이 아닌 이상 다른 팀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기는 상당히 어려운데 이 때문에 내가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가시성(Visibility)이 중요하다. 

내가 맡은 프로젝트에 대해서 아무도 모른다면 좋은 평가가 나오기가 쉽지가 않다. 

이런 이유 때문에 가시성이 떨어지는 일은 기피 대상이 된다. 

하지만 회사 일이란 게 모두가 다 가시성 좋은 일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법이다. 

누군가 가시성은 떨어지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들을 맡아서 해야 한다. 

때문에 전반적인 프로젝트의 균형이 중요한데 리뷰 관리를 위해 한쪽으로 치우쳐 버리면 팀이 제대로 돌아갈 수가 없다. 


사실 인사 평가 과정은 매니저 입장에선 무척이나 골치 아픈 일이다. 

리뷰를 잘 안 주면 팀원들이 떠날 위험이 있고 그렇다고 팀원 전부에게 좋은 리뷰만 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던 스택 랭킹(Stack Ranking)을 적용해서 인사 평가를 하는 경우엔 더 골치 아프다. 

스택 랭킹을 해서 인사 평가를 하는 경우엔 매니저가 결국 팀원들의 줄을 세워서 랭킹을 매겨야 하는데 좋은 리뷰를 줄 수 있는 인원은 제한이 있고 팀원 중 누군가는 안 좋은 리뷰를 받아야 한다.

매니저 입장에선 그 발란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균형 있게 리뷰를 주려고 한다.

사실 퍼포먼스 리뷰가 직원들 관리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항상 이상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쉽지가 않다.  

실리콘밸리라고 이상적인 방향에서 공평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일어나지만은 않는다. 

이는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세계 어딜 가도 가장 어려운 문제 일 거라 생각이 된다. 

실리콘밸리에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만족할 만한 리뷰를 받지 않으면 미련 없이 스스로 회사를 떠난다.

지금의 회사에선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서 떠나는 것이다. 

앞서도 말한 성과 향상 계획인 PIP (Performance Improvement Plan)의 고과 등급을 받으면 좋아 성과 향상 계획이지 일종의 경고이고 PIP은 직원 물갈이를 위한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번 인사 평가 발표가 있은 직 후가 직원들이 이직을 하고 팀을 옮기는 가장 바쁜 시기가 된다.  


사내정치 없는 수평적인 조직문화?

실리콘밸리 하면 가장 많이 알려진 게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이다.

그리고 정치는 없고 오로지 실력만으로 승부하는 곳으로 많이들 알고 있다. 


과연 그럴까? 


일단 사내 정치. 

있다. 

많이 있다. 


작은 스타트업에서는 워낙 규모가 작기 때문에 사내 정치가 있을 필요가 없어서 없는것이도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사내 정치가 심해진다. 

그래서 오래된 대기업일수록 특히 많이 있다. 

회사라는 공간이 사람들이 모여있는 이익집단이기 때문에 한국, 미국을 떠나서 그건 어쩔 수 없다고 본다. 

다만 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실리콘밸리라고 결코 없지 않다. 

특히나 아시아인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아시아 특유의 집단 문화가 실리콘밸리에도 많이 들어왔다. 

그러면서 조금씩 사내정치가 자리 잡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회사들의 사내정치와 그 정치로 벌어지는 비하인드 스토리들은 요즘엔 한국 스타트업 중에 하나인 블라인드 (Blind)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데 사실 가관도 아니다. 

익명 커뮤니티의 힘을 빌려서 뒤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정치 싸움들의 현실을 엿볼 수 있다. 

수평적인 조직문화에 관해서도 오래된 대기업일수록, 특히 제조업을 기반을 둔 회사들은 수직적인 문화가 아직 강하게 남아 있다.

젊은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실리콘밸리의 상징처럼 되어있지만 실리콘밸리에도 조금 오래된 대기업을 가보면 사내 정치가 만연하고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 

연공서열을 따지고 사내 정치를 하면서 회사 생활을 하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신입 엔지니어가 억대 연봉을 받는 실리콘밸리?

팩트 체크 먼저 하자면 이건 사실이다.

진짜로 실리콘밸리에서는 대학교를 갓 졸업하고 취업을 한 신입 엔지니어가 억대 연봉을 받는다.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엔지니어 연봉이 한마디로 미쳤다.

테크 관련 업종에선 실리콘밸리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심지이기도 하지만 역사상 최고의 부흥기를 맞고 있고 그에 따라 엔지니어 인력의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지는 상황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많은 회사들이 매년 가파른 성장으로 하고 있고 미국 전 지역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많은 엔지니어들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엔지니어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 엔지니어들의 연봉도 덩달아 매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총 보상 (Total Compensation)을 따져보면 그보다 한 단계 더 높다. 


실리콘밸리 엔지니어의 총 보상 (Total Compensation)에 대해서 좀 자세히 알아보자. 


총 보상 (Total Compensation) = 연봉 (Salary) + 주식 (RSU stock 혹은 Stock option) + 기타 보너스 


기타 보너스로는 Signing Bonus, 매년 성과급처럼 나오는 현금과 주식 보너스가 있고 그 외에도 매년 1-6% 정도의 연봉 인상이 주어진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RSU (Restricted Stock Unit)의 존재다. 

일반적으로 RSU는 처음 오퍼를 받을 때 연봉과 함께 회사에 입사한 후 일정 기간 (보통 4년) 동안 나눠서 받게 되는 주식이다. 

예를 들면, 연봉 계약서 (Offer letter)에 연봉 (Salary) $150,000, 주식 (RSU) 1,000 shares of xxx, Inc. common stock over 4 years 이런 식으로 명시가 되어 있다면 1,000개의 주식을 입사 날을 기준으로 4년 동안 나눠서 받게 되는 것이다. 

오퍼뿐만 아니라 비슷한 조건으로 매년 인사평가 후에 성과급으로도 RSU가 제공이 되는데 이게 매년 쌓이게 되면서 앞으로 받을 수 있는 주식 때문에 회사를 떠나기가 힘들게 돼서 '황금 수갑(Golden Handcuffs)'라고 불리기도 한다. 

예를 들면 앞서 말한 예처럼 1000개의 주식을 4년 동안 나눠서 받게 되는 게 기본 조건에 매년 200개씩 추가로 받게 된다고 생각하면, 


1st year: 250

2nd year: 250 + 50 = 300

3rd year: 250 + 50 + 50 = 350

4th year: 250 + 50 + 50 + 50 = 400


이처럼 매년 받을 수 있는 수가 늘어난다. 

물론 4년 차가 지나고 나면 처음 할당받은 주식을 전부 받게 돼서 저 계산대로 라면 200개로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보통 3-4년 주기로 이직을 많이 한다. 

주식 개수로 계산을 하니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잘 안 올 테니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한 회사의 레벨별 총 보상 그래프를 한번 보겠다.  


(source: levels.fyi)

$190,000 (약 2억) = $120,000 (salary) + $45,000 (stock) + $25,000 (bonus)


대졸 신입에 해당하는 L3가 총보상액을 보면 2억 가까이도 받을 수 있는 것 볼 수 있다.

물론 이 숫자는 신입부터 1-2년 경력이 있는 직원들의 총보상액의 평균을 낸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엄청난 금액이다. 

기본 연봉은 이미 1억을 훨씬 웃돌고 스탁이랑 보너스만 합쳐도 8천만 원가량이 매년 나온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레벨이 올라갈수록 주식에 해당하는 RSU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도 볼 수 있다. 

기본 연봉도 높지만 총 보상 금액이 이렇게 높아지는 데에는 RSU가 크게 한 몫하고 있다. 

사실 테크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RSU Stock을 주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는데 직원들을 고용하기 위해 몇몇 회사에서 도입하기 시작해서 이제는 RSU 조건이 없으면 실리콘밸리에선 직원 영입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돼버렸다. 


RSU가 주는 장점은 간단하다.

회사가 성장하면 직원도 같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직원들에게 확실한 동기 부여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실리콘밸리의 몇몇 회사들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자 RSU로 인한 직원들의 총보상의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넷플릭스, 페이스북, 아마존, 구글 같은 테크 회사들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성장을 해서 일하는 직원들은 RSU로 인해 총보상도 덩달아 2-3배 뛰었다. 

때문에 성장하고 있는 회사에서의 RSU는 완전히 꿀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 즉 회사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면 결과는 암울하다.

불과 몇 년 전인 2017년에 IPO를 했을 때만 해도 $24 였던 스냅챗의 모 회사인 Snap Inc. 의 주식은 지금은 그나마 회복을 어느 정도 했지만  2019년도엔 $5 밑으로 떨어졌었고, 2015년 IPO 후 $40 후반대를 상회하던 Fitbit 주식도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의 악화로 $6 대로 곤두박질쳤었다. 

성장하는 회사를 찾아 좋은 타이밍에 들어가는 것이 자신의 총보상액을 올리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회사가 성장을 멈추거나 성장 가능성이 없으면 직원들이 성장 가능성이 더 큰 회사를 찾아 떠나게 된다. 

항상 좀 더 나은 조건을 찾는 직원들을 잃지 않기 위해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오래 붙잡아두기 위해서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황금 수갑'을 채우면서까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실리콘밸리는 넘사벽 최고의 대우를 해 주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게 다는 아니다. 

물론 총 보상 금액은 다른 어느 직종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역대급으로 높다. 

하지만 높은 연봉만큼 실리콘밸리에 사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우선 세금만 보면 소득세에 해당하는 Income Tax와 캘리포니아 주세에 해당하는 California State Tax를 합치면 45% 대략 절반 정도 가 세금으로 나간다고 봐도 된다. 

거기에 집값이 엄청나다.

한마디로 미쳤다.

비싼 건 둘째치고 매년 무섭게 오르기까지 한다. 

다른 도시들의 비해서도 현저히 높은 가격과 더불어 매년 엄청난 상승률로 오르고 있다.

아무리 억대 연봉의 엔지니어들이라도 도시에 살려면 룸메이트를 구해서 같이 살아야 겨우 괜찮은 아파트를 구할 수 있는 정도라서 대부분 교외에 살면서 1시간씩 기차를 타고 출퇴근을 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식당에만 가도 음식값뿐만 아니라 세금과 식당 직원 보험료까지 추가로 내야 한다.

예를 들어 보면, 

음식값 $100 + 식당 직원 보험료 (Healthy SF mandate) $6 (max 6%) + 세금 $9 (9% tax)  + 팁 $15 (15%) = $130

이런 식으로 계산이 돼서 10만 원짜리 저녁을 먹으면 3만 원 이상을 더 지급해야 하는 꼴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선 주차비도 어마어마하다 

구역마다 시간대마다 가격이 제각각이긴 한데 비싼 구역은 시간당 6천 원($5)이 넘는 곳도 있다. 

그래서 도시에선 웬만하면 자가용 보단 우버나 리프트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더 싸다. 


엄청난 집값

그렇다면 얼마나 집값이 비싸길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지 한번 이야기해보겠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방 1개 혹은 2개짜리 아파트(대략 25-30평)를 얻으려면 2020년 기준으로 보통 $4,000 이상의 월세/렌트비가 나온다. 

대략 계산을 해보면 연봉을 $150,000 받는다고 가정을 했을 때 45%가량의 세금을 떼고 실수령액이 대략 $82,500 ($6,875/월)이 되는데 거기에 건강보험, 퇴직연금 (401k) 등등을 평균적으로 제외하고 나면 대략 한 달에 $6,000 정도를 받게 된다. 

여기서 $4,000 정도의 집값을 내고 나면 실제로 내가 쓸 수 있는 돈은 $2,000 정도밖에 남지 않게 된다. 

월급 실수령액 절반 이상이 집 월세값으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집값 때문에 어쩔 때는 내가 열심히 일 해서 실리콘밸리 집주인들 대출금이나 갚아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만약 여기다가 차까지 있다면 생각하면 $150,000이라는 숫자의 연봉에 비해 생활비가 그리 넉넉한 수준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그 외의 다른 물가를 고려하면 이 정도의 연봉을 받고도 저축을 하는 것도 쉽지가 않을 정도이다.  

실리콘 밸리의 집값을 왜 이렇게 오르게 된 것일까?

어느 지역이나 집값은 철저히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해지게 된다.

그리고 단순히 현재는 수요가 공급을 훨씬 웃도는 시기인 것이다. 

테크 산업의 호황으로 엔지니어의 연봉이 많이 올랐지만 그에 따라서 실리콘 밸리에 많은 수의 인원이 몰리게 되면서 집/아파트 공급량에 비해서 집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되고 그에 따라 집값도 아파트 렌트비도 폭등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집/아파트의 수는 한정되어 있는데 테크 인력들이 몰리다 보니 아파트들은 렌트를 올리고 높은 렌트도 감수하면서까지 사람들이 모이고 있어서 매해 거의 10% 이상씩 아파트 렌트비가 오르고 있다. 

당연히 아파트 렌트비만 그런 것은 아니다. 

높은 월세가 아까워서 집을 사려고 눈을 돌려보면 또 다른 레벨에 놀란다. (참고로 미국엔 전세 제도가 없어서 월세 아니면 집을 사야 한다.)

집의 구매가는 상상 초월이다.

학군이 좋은 지역으로 가면 다 쓰러져가는 100년도 더 된 집도 $1M (약 11억 원)을 훌쩍 넘는다.

3년 전에 비해서도 집값이 대략 30-50%가량 올랐다. 

그리고 매해 무섭게 더 오르고 있다. 

어디나 집값은 철저히 시장 가격 (Market price)으로 정해지는데 시장 가격은 작년에 5억 원에 팔린 집이라도 올해 누군가 그 2배인 10억 원에 사겠다는 사람이 생기는 그 집값은 1년 사이에 2배가 오른 값인 10억 원으로 집값이 매겨지게 되는 것이 시장 가격의 원리이다. 

이런 예가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이러한 현상이 지금 이곳 실리콘 밸리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실리콘 밸리 호황과 더불어 주식으로 큰돈을 번 사람들도 많이 있는 데다가 거기에 중국의 투자 현금까지 몰려서 가격 경쟁이 더 심화되면서 집값이 폭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실리콘 밸리의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이들 하는 고민이 있다.

아파트 렌트를 살자니 매달 지출로 나가는 높은 렌트비가 아깝고 그게 아까워서 집을 사자니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집값에 혹시 주택 버블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선뜻 집을 사기도 쉽지가 않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렌트비를 내가며 몇 년 동안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또 이사를 매년 혹은 몇 년에 한 번씩 해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가며 살고 있다.

실리콘 밸리는 엔지니어들에겐 꿈의 지역과도 같지만 이러한 내부 적인 상황 속에서 표면적으로 보이는 실리콘 밸리의 ‘화려함’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보다는 그 ‘화려함’을 누리는 사람들을 지탱해 주는 존재가 대다수 인 게 현실이다.

이처럼 표면적으로 보이는 높은 연봉이나 많은 혜택들과 같은 실리콘 밸리의 '화려함'이 그 안의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대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집값 상승 때문에 젠트리피케이션 (Gentrification)이라 불리는 즉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외부의 돈과 외지 사람들이 들어와서 집값과 물가를 올려놓아서 이곳 실리콘 밸리에 오랫동안 살던 토박이 주민들이 쫓겨나듯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테크 산업의 호황으로 테크 산업 종사자들은 그 혜택을 보고 있지만 그 혜택을 못 누리는 그 외의 업종의 직업을 가진 이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회식 문화가 없다? 

사실이다. 

회식 문화가 거의 없다. 

물론 친한 동료들끼리 회사 끝나고 모여서 밥을 먹거나 술을 한잔 하러 가는 경우는 종종 있겠지만 회식이란 명목으로 팀 이벤트를 근무 시간 외에 만들지는 않는다. 

망년회 비슷하게 회사 연말 파티를 하는 경우엔 특별히 저녁 시간 때에 회사 전체 직원을 초대해서 하는 경우는 있지만 그 외에는 근무 시간 외에 이벤트를 스케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팀 단합회와 비슷한 의미에서 Team Offsite을 하기도 하는데 대부분 근무 시간 내에서 이루어지고 혹시라도 근무 시간을 넘기는 경우엔 자유롭게 중간에 빠져나간다. 

멀리서 통근기차를 타고 출퇴근은 직원들이 많아서 열차 시간 맞춰서 가야 하고 무엇보다 가족이 있는 경우는 자녀들의 하교 시간에 맞춰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회식 같은 팀 이벤트를 저녁 시간대에 하기가 힘들다. 

그 덕분에 근무 시간 외의 시간들은 웬만하면 잘 보장받을 수 있다.  


실리콘밸리 엔지니어의 진짜 일상

실리콘밸리 엔지니어의 일상으로 유튜브나 다른 영상들을 통해 종종 소개가 되곤 해서 일반적으로 이미지화가 많이 되어 있는데 그중에 유튜브에서 브이로그(Vlog)로 올라와서 화제가 된 한 영상을 보면 부러움을 사기 딱 좋아 보인다.  


아침에 애완견을 데리고 출근을 하면서 회사 식당에서 아침 식사,
식사를 마치고 키친에 마련된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커피를 뽑아 들고 사무실 어딘가 배치된 테이블에 앉아서 이메일을 확인하며 커피 한잔,
잘 꾸며진 사무실에 들어가선 직원들과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미팅,
그리곤 곧 점심시간,
점심도 회사 식당에서 잘 차려진 뷔페 식사,
점심 후 일 좀 하다가 동료들과 티 타임,
중간에 탁구를 친다던가 뜬금없는 취미 활동 시간,
자리로 돌아가서 일을 좀 하다가 보면 퇴근 시간,
퇴근길엔 요가나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고 집으로 귀가
… 


부러움을 살 수 있는 실리콘밸리 직장인의 하루처럼 보이지만 가만 보다 보면 저 사람은 대체 일은 언제 하나 싶을 생각이 드는 영상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하루를 보여주는 영상이었는데 도대체 저렇게 일을 해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코딩은 누가, 언제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출근해서 밥 먹으면서 코딩, 커피 마시면서 코딩, 점심 먹으면서 코딩, 코딩, 코딩...

이래야 오히려 정상이 아닌 거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부풀려졌다기 보단 한 부분만 단적으로만 보여줘서 매일매일 일상이 저런 듯 착각하게 만들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 일상에서 행복하고 좋은 사진들만 올리는 거랑 비슷한 거라고 보면 된다. 

자유롭고 항상 즐거운 미팅들보단 싸우는 미팅도 많이 있고 가만히 앉아서 지루하게 듣기만 하는 미팅들도 많이 있다. 

하루의 일과가 미팅들만 잔뜩 있는 경우도 있고 하루 종일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스트레스받는 경우도 많고 하루 종일 앉아서 코딩만 하다가 밥도 책상에서 먹고 이어폰을 끼고 혼자 코딩만 죽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잦은 회의 때문에 회사에선 미처 맡은 일을 하지 못해서 집에 돌아가서 밤늦게까지 오버타임으로 코딩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갑자기 생긴 소프트웨어 서비스 문제로 비상이 걸려서 밥도 못 챙겨 먹고 머리를 싸매고 문제 해결에만 매달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데드라인에 일을 마치기 위해 밤낮 주말 할 것 없이 일에만 몰두하는 경우도 있다. 

온콜인 경우엔 새벽에 자다가 호출을 받고 일어나서 비몽사몽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밤샘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게 현실이다. 

여기에 레벨에 따라 다른 일상이 그려질 순 있겠지만 엔지니어라면 대부분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개발자는 개발을 많이 해야 하는 게 정상이고 소프트웨어 회사라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야 회사가 굴러간다. 

개발 환경의 차이가 있을 뿐 기본은 이런 게 현실이다.

여기서 차이는 개발하는 환경과 프로젝트 계획, 개발 프로세스에 달려있다. 

좀 더 성숙한 회사에선 개발 환경, 계획 프로세스가 잘 갖춰져 있어서 개발자들이 계획대로 안정적으로 프로젝트를 완성시켜 갈 수 있고, 아직 성장하고 있는 회사에선 이게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개발자는 개발자 대로 고생을 하고 속도도 잘 나지 않는다. 

전자는 대기업에서 볼 수 있는 환경이고 후자는 스타트업 회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환경이다. 

실리콘밸리도 다 비슷하단 이야기이다. 

거기에 자기 일에 욕심이 있고 성취욕이 있는 직원들은 시키지 않아도 워라벨을 찾기보단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서 더 많은 일, 더 영향력이 큰 일을 하고 싶어 한다. 

때문에 회사에서 성장을 하고 인정을 받으면서 더 위로 올라가려면 실리콘밸리의 뛰어난 인재들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고 더 앞서 나가야 한다.

다만 다른 게 있다면 실리콘밸리엔 넓은 스펙트럼의 회사들이 있기 때문에 워라벨을 원한다면 다른 회사들에 비해 워라벨을 잘 보장해주는 회사에 가서 치열한 경쟁보단 발란스를 맞춰서 일을 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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