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했던 하루였다. 새벽에 일어나 수영장에 갔다가 공사로 싱크가 없는 주방에서 가족들의 아침과 아이의 간식, 점심도시락을 준비하고 아이를 등교시킨후 남편과 좋아하는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고 새로 시작하는 모임에 가서 글을 한 편 쓰고 하교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리고 아이 하키 수업에 갔다가 아이 학교공개의 날이라 선생님들을 만났다.
학교 행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차 안에서 가방에 매달아 다녔던 나의 네잎클로버가 떨어진 것을 알아차렸다. 학교에서 흘린 걸 알았지만 다음 일정이 있고, 학교의 여러 곳을 돌아다녔기 때문에 다시 찾는 게 불가능할 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집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나의 새로운 생활에 행운을 빌어주며 친구가 선물해 줬던 네잎크로버. 공항에서도 꺼내어 사진을 찍었던 만큼 캐나다 생활 처음부터 함께한 작은 친구다. 작은 네잎크로버에 기대 우리 가족에게 행운이 내리길 소망하기도 했지.
지금까지 운이 좋았다. 아름다운 곳들에 가서 좋은 순간들을 만나고 있는데,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멋지고 더 나은 것들이다. 이런 기쁨과 행복들은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이 우리가 잘 지내길 바라준 그 마음 덕분이다. 내 노력으로 할 수 있고 가질 수 있는 건 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 이상의 무언가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 덕분이다. 네잎크로버를 보면 그 마음들을 느낄 수 있어서 외롭지 않고 든든했다.
조금의 희망이 있다면 이곳 캐나다는 타인의 물건에 손대지 않는 문화가 있다는 것. 얌전히 누군가가 주워 Lost and Found 박스에 넣어둔다면 좋겠지만 네잎크로버를 잃어버린 나의 불운이, 누군가에게는 네잎크로버를 찾은 행운이 될 테니 그또한 나쁘지 않은 일이라 생각하기로 한다. 나에게도 다음 행운이 찾아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