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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리 Jun 12. 2024

6. 돌아오는 표 먼저

일정이 결정되었는데 출발일은 설날이다. 차례를 지내고 가야 한다는 남편이었다. 연휴기간까지 더하면 이틀정도 더 여행할 수 있는데 달력을 볼 때마다 몹시 아쉬웠다.


날짜에 맞춰 항공권을 예매해야 했다. 지난달 신청한 여권은 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예약은 가능하다고 한다. 남편의 처음 계획은 10일 밤에 인천에서 출발해서 싱가포르를 경유해 멜버른으로 가는 것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인천에서 멜버른으로 바로 가는 국적기가 없었다. 경유해 가는 대신 싱가포르 국책항공사를 이용할 수 있고 싱가포르도 반나절 둘러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두 번째 안은 호주 저비용 항공사를 이용해 인천 - 시드니 - 멜버른으로 가는 방법이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멜버른 도착이 미뤄지고 연착으로 악명이 높은 항공사라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시간을 금처럼 생각하는 남편은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 눈치이다. 내 고집으로 멜버른을 추가한 터라 금액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는 첫 번째 안을 선택하기로 했다. 결정을 했으니 이제 예매만 하면 된다. 진짜 무를 수 없이(수수료가 백만 원이 넘는다) 우리는 호주를 가는 것이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좌석 선택 버튼을 눌렀다.



몇 번을 시도하다 결국 예매하지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다. 검색을 해보니 우리 같은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다중구간을 여러 명으로 예약할 경우 시스템상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았다. 다음 날 남편은 직접 싱가포르 항공으로 전화를 했다. 답변은 이러했다.

'인천-싱가포르, 싱가포르-멜버른을 각각 검색해서 예약해야 하는데 이때 환승 시간이 48시간이 넘어야 가능하다.'

예상치 못한 긴 환승시간에 가는 편은 고민을 더 해보기로 하고 일단 22일 귀국하는 표를 먼저 결제했다. 올 때만큼은 대한항공을 이용하고 싶다는 남편은 그 간 모은 마일리지를 몽땅 끌어모아 자신의 표를 구매했다.  나머지 항공권 4장은 신용카드로 결제를 완료했다. 결제내역을 보고 마음이 두근거리는 건 분명 여행에 대한 설렘일 거야!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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