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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리 Jul 17. 2024

11. 짐 싸기

 

출발을 보름 앞두고 거실에 가방을 펼쳐놓았다. 탑승하는 모든 비행기의 수화물 제한무게까지 철저하게 고려한 남편의 계획아래 결정한 크기와 개수이다. 세부적인 목록작성은 내 몫이다. 공통으로 사용할 물건과 개인별로 필요한 물건을 따로 정리해서 챙겼다.


공통준비물

칫솔과 치약

세안도구

목욕용품

선크림과 기초화장품

젓가락 - 숙소에 포크는 있지만 젓가락은 없어 불편하다는 후기가 많아 꼭 챙겼다.

지퍼백 - 이것저것 담아야 할 때 필요할 것 같아 크기별로 준비했다.

소금과 후추 - 고기 구워 먹을 때 필수다.

캐리어정리가방 - 인원수대로 5개를 준비했다. 옷이 섞이지 않아서 편리했다.

충전기와 멀티콘센트 - 하나에 여러 개를 동시에 충전가능한 것이 좋다

보냉병 - 외곽지역으로 이동 시 시원한 물을 마려면 필요하다. 

돗자리 - 들고 다녀야 하니 최대한 작게 접히고 가볍고 사진도 잘 나와야 하니 주황색으로 샀다.

경량 우산 - 몇 개를 살까 고민하다 이건 돌아와서도 사용가능하니 색깔별로 4개를 구입했다.

세탁세제 - 종이형으로 구매했더니 흐를 염려 없고 가벼웠다.

손톱깎이 - 손톱이나 발톱이 깨지거나 거스러미가 생기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역시나 유용하게 사용했다.

실과 바늘 - 혹시나 하고 챙겼으나 실제로 사용할 일은 없었다.

경량 장바구니 - 기념품도 담고 과자랑 음료도 담고, 장 볼 때 도 쓰고 여러모로 유용하게 사용했다.

물티슈와 여행용 미니티슈 - 안 챙기면 꼭 필요할 때가 생긴다. 휴대하기 편하게 작은 사이즈로 여러 개를 챙겼다.

의약품 - 호주의 경우 의약품 검역이 철저하다고 한다. 카페의 정보를 토대로 사진과 영어로 제품명과 간단한 설명까지 넣은 목록 출력했다.

여권 - 가장 중요한 것! 이건 남편배낭에 의약품목록과 함께 따로 챙겼다.


개인준비물

속옷과 잠옷

반팔 상하의 2세트

긴팔 상하의 1세트 - 세탁이 가능한 숙소를 잡았기 때문에 옷은 최소한으로 챙겼다.

바람막이 - 이건 필수! 하루동안에도 날씨가 정말 변화무쌍하다.

수영복

양말

운동화

샌들

모자

선글라스 - 짐 쌀 때까지도 구매하지 못하고 면세점을 노려보기로 했다.

기타 개인적으로 필요한 것들 - 핸드폰과 이어폰 등은 개인가방에 챙기기로 함.


목록이 끝도 없을 것 같았지만 여기까지만 준비하기로 했다. 우리는 여행을 가는 것이지 이사를 가는 게 아니다. 현지에서 물건을 구매해 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 중 하나일 테니까.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사항은 소포장 김치를 사느냐 마느냐였다. 김치를 너무 사랑하는 3번 때문에 몇 개 사가지고 가려했는데 남편이 카페에 올라온 한인 마트 사진을 보여준다.


"어디 오지를 가는 것도 아니고 사람 사는 곳이야. 여기 좀 봐. 다 팔아, 걱정 마."

"그래도 거기서 사면 너무 비싸지 않을까?"

"돈 쓰는 게 아까우면 여행을 가지 말아야지!"


그렇게 커피값이 너무 비싸다며 천 원 커피를 찾아 사 마시는 여자와 그 돈이 아깝다면 아예 마시질 말아야 한다는 남자가 드디어 여행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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