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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사 Y Mar 19. 2023

보상과 칭찬(3)

부모의 입은 아이의 뇌

2)칭찬할 대상은 ‘아이 그리고 아이의 주변’      


어떤 부모들은 아이를 칭찬하는 것을 조금 민망하게 여기거나 혹은 너무 칭찬해주면 아이가 건방져질까봐 굉장히 수동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예컨대 좋은 성적을 받았을 때, ‘성적 잘 나왔네.’와 같은 것이다. 성적이 잘 나온 게 아니라, 아이가 성적을 잘 낸 것이다.      


 이런 생각은 결국 한 가지인데,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는 그렇게도 ‘네’가 한 짓과 그 행동의 책임을 강조하면서 칭찬을 할 때는 ‘너’를 쏙 빼놓고 결과만 말하는 것은 일관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또 어떤 부모들은 아이를 때로 아이들을 추켜 세워준다고 아이의 친구들이나 주변 관계를 무시하고 아이만 칭찬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네 친구들이랑 달리 너는 최고야.”거나 “학원 선생님이 잘한 게 아니라, 네가 잘한 거야!” 등이 그 예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칭찬도 효과적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리 좋은 칭찬의 방법이 아니다. 아이의 입장에선 자신의 성과에 대한 칭찬보다는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 대한 무시가 더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가 계속 잘하지 않으면 자신의 소중한 관계가 부모에 의해 파괴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아이의 주변을 칭찬할 때, 공로를 아이의 주변으로만 돌리는 것도 좋지 않다. 예컨대, 학원 선생님 덕에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말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노력에 대해 정당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므로 아이의 주변을 칭찬할 때는, 아이의 주변이 아이에게 간접적인 기여를 했음을 언급해 주는 게 좋다. 예컨대 친구의 경우, 친구들이 아이의 스트레스를 푸는 데에 긍정적인 도움을 주었다든가, 학원선생님의 경우, 아이의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해 주었다든가 하는 식이다.      


 정리하자면, 아이를 칭찬할 때는 항상 ‘아이’와 ‘아이의 주변’을 함께 칭찬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를 콕 집어서 칭찬해 주면서도 주변을 함께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좋은 예를 들자면, “A야, B과목을 정말 잘 봤던데? 대단해. 공부하느라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텐데, 친구들이 우리 A 스트레스 푸는 데에 정말 도움이 됐나 보다!”와 같은 것이 있다.          




3)칭찬의 내용은 ‘재능’이 아니라 ‘노력’, ‘성과’가 아니라 ‘과정’     


 일반적으로 칭찬은 아이가 성과를 냈을 때 한다. 하지만 앞서 살폈듯이 칭찬을 할 때에는 성과가 아니라 성과를 한 우리 아이 자체를 칭찬해야 한다. 그리고 또 동시에 칭찬을 할 때에는 정확한 방향성도 중요하다.     


 먼저 칭찬을 할 때는 아이의 재능이 아니라 노력을 칭찬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더 좋다. 재능을 칭찬하는 경우 아이는 더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자신의 재능을 믿고 공부를 게을리 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미 많은 연구들을 통해 밝혀진 바가 있다.


 그러니 칭찬을 할 때에는 아이의 재능을 칭찬하기보다는 노력을 칭찬하고 성과 그 자체가 아니라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정을 칭찬하는 것이 좋다. 다음의 예를 보자.     


“A는 정말 똑똑하네! 수학에 재능이 있나봐!”     


 이 예시는 칭찬을 하고 있지만 아이의 성과에 대해 아이의 재능을 칭찬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칭찬은 아이가 공부를 게을리 하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재능에 대한 믿음’을 지키고 싶어서 일부러 공부를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재능에 대한 칭찬은 아이가 자신에 대한 환상을 만들게 하고 그 환상에서 깨어나지 않기 위해 일종의 ‘변명거리’를 만들어 두게끔 한다. 그리고 그 변명이란 것은 언제나 ‘더 적은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만약 많은 시간을 들여도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자신이 가진 ‘재능’은 거짓이 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도 뭔가 잘한 일이 있을 때 남들보다 적은 노력을 통해 많은 성과를 냈다고 표현함으로써 자신을 포장한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나는 뭐 별 거 안 했는데, 애가 스스로 잘해.”와 같은 표현이 있다.


 물론 실제로 별 일 안 해도 스스로 잘하는 아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 아이가 잘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믿음과 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무형의 노력들이 들어간다. 그리고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의 일에 일일이 간섭하지 않는 태도도 필요했을 것이다. 그런 노력은 다 어디 가고 “난 별 거 안 했는데.”만 남는다. 사실 그 ‘별 거’가 정말 중요한 일인데도 말이다.     


 그러니 칭찬을 할 때는 다음처럼 해주는 게 좋다.     


“A야, 이번에 수학을 정말 잘했더라! 수학이라는 게 단순히 재능만으로 되는 건 아닌데, 그 많은 유형을 일일이 다 풀어보고 또 시험이라는 긴장된 상황에서도 풀 수 있을 만큼 훈련했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아!”     


 이러한 칭찬은 아이의 성과가 아니라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언급함으로써 아이가 성과 그 자체가 아니라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정에 주목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태도가 아이의 성적을 유지하는 데에 더 효과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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