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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사 Y Mar 24. 2023

아이 유형에 따른 말하기(2)

재능은 있지만 성실함이 부족한 아이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학업에 재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실하지 못한 아이가 있다. 사실 이런 아이들은 별 다른 일을 하지 않고 기다리기만 해도 언젠가 정신을 차리고 학업에 몰두하게 된다. 그렇지만 부모 마음이라는 게, 재능이 없다면 모를까 뛰어난 아이를 그냥 두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방법을 써 보려 하는데, 무턱대고 강요하게 되면 아이가 외려 공부에 더 흥미를 잃게 될까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경우에도 앞서 살폈던 말하기가 도움이 되고는 한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화 내지 않고, 기다리고, 과정에 보상을 부여하는 방법 말이다. 이런 것들은 대개 아이를 가리지 않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재능이 있는 아이를 성실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조금 더 디테일이 필요하다. 재능 있는 아이들은 남들보다 쉽고 빠르게 성과가 나기 때문에 더 쉽게 그 흥미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분이 '재능 있는 아이가 성실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아마 여러분의 아이가 최상의 성적을 내고 있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경우에, 먼저 우리 아이가 정말로 '재능'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많이 해서 잘하는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사실 오랜 강사 경력에 비추어 말하건대, 정말로 재능이 있는 아이는 지금까지 단 두 명 만나 보았다. 이 아이들은 이미 중2,3 때 고3 국어 문제를 풀려도 1등급을 가볍게 받아냈다. 단순히 감이 아니라 그 근거까지도 분명했기 때문에 그 아이들은 분명 의심할 여지 없이 재능이 있다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부모는 우리 아이가 전교권에 들거나, 특정 과목을 항상 고득점 해 온다면 재능이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평범한 수준의 아이들보다는 더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겠지만, 대부분 이런 학생들은 단순히 공부를 '많이 해서 잘하는' 경우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진짜로 재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많이 해서 잘하는 경우라면, "우리 아이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해서 못해요." 같은 말은 오히려 아이에게 해가 된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천재성'이라는 엄마의 환상을 깨고 싶지 않기 때문에, 절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려 하지 않는다. 


 만일, 노력해서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 자신의 천재성에 대한 환상은 산산조각 나고 원치 않게 엄마를 실망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능 있는 아이라 할지라도 심리적으로는 평범한 아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 자신과 자신이 가장 인정 받고 싶은 존재로부터의 실망은, 아직 열 몇 살짜리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벌이다.  


 따라서 아이는 언제나 노력을 게을리함으로써 자신을 방어할 '변명'을 만들어 둘 것이다. 아이가 이것을 방패막이 삼는 한, 그 아이는 절대로 성실하게 공부할 수 없다. 그러니 아이가 정말로 재능 있는 게 아니라면, 쉽게 아이에게 '재능'에 대한 칭찬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야 아이가 부담감을 내려놓고 공부에 매진할 수 있다.


 혹시 아이의 재능을 확신할 수 없다면, 가까운 곳에서 검사를 받아 보거나 학원 선생님께 솔직히 물어보는 것이 좋다. 입 바른 소리를 하던 학원 강사도, "많이 해서 잘하는 건가요, 아니면 재능이 있는 건가요?"라는 물음에는 솔직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진짜로 재능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많이 해서 잘하는 것'이 학원에 유리한 대답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우리 아이가 정말 재능 있는 아이인데 성실하지 않다면, 문제는 매우 쉽다. 이런 아이들은 몇 가지 방법만으로도 쉽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알게 해 주어라.


 정말 상위 0.0001%의 재능이 아니라면, 대부분 지능이 아무리 높아도 '양'을 이기기 어렵다. 다시 말해, 서울의 날고 긴다 하는 애들이 모이는 곳으로 아이를 보내두면 아이는 처음으로 자기보다 잘하는 애들을 만날 수 있다. 


 재능 있는 사람들은 대개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저 정도 노력했는데도 왜 저것밖에 못하지?'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서 자신의 공부를 제한하고, 끝없이 '성과'가 아니라 '효율'을 비교하게 된다. 


 하지만 진짜 잘하는 애들이 모인 곳으로 간다면 얘기가 다르다. 그런 아이들은 대개 재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공부를 축적해 와 '지식의 양'과 '두뇌의 발달'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솔직한 말로 하자면, 서울 중심부에 모이는 애들은 정말 상상이상의 괴물들만 모여 있다. 그런 아이들 틈에선 자신의 재능이 평범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이 효과가 있는 이유는, 자신의 재능을 믿던 아이는 자신이 남들에게 밀리는 것을 참기 어렵고 어떻게 해서건 자신에게 위안을 주던 평안을 얻으려 한다. 그것이 타인에 대한 멸시의 방향이건, 우월감의 방향이건 자신이 누리던 안정감을 찾기 위해서라면 아이는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것이 아이가 우물 안 개구리라는 것을 알게 해주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2)잘하는 아이도 끝없이 인정 받고 싶다.


 실제로 재능 있는 아이가 불성실한 경우라면, 그것은 대부분 부모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동방예의지국의 한국에서, 아이가 거만해지는 것을 우려하여 아이를 계속해서 자제시켜 오기 때문이다. 아이가 좋은 성과를 가져 오더라도 시큰둥하게 대답한다거나, 더 심하게는 안 좋은 성과에 집중하여 말하는 것이 그 예이다.


 거만한 사람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학업과 거만함은 인과관계가 아니다. 다시 말해, 모든 공부 잘하는 아이가 거만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 말은 공부를 계속 더 잘하게 해주는 방법과 겸손한 태도를 갖게 하는 것은 다른 방향의 교육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겸손한 태도를 일러주기 위해서 아이가 낸 성과를 폄훼한다거나 시큰둥하게 대꾸하는 것은 좋지 않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아이는 자신이 부모로부터 인정 받지 못한 만큼,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서 그 인정을 받으려 하고, 자꾸만 과시하는 언행을 함으로써 상대에게 인정하는 말하기를 강제하고 우월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분명히 말하건대, '모든 아이'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의 총량'이 동일하다. 아무리 겸손 떠는 아이라도, 아무리 거만한 아이라도, 아무리 평범한 아이라도, 아무리 못난 아이라도, 아무리 재능있는 아이라도, 모두가 100만큼 부모로부터 인정 받고 싶다. 


 다시 말해, 여러분의 아이가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덜 인정해 줘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은 여러분의 망상이다. 그 아이도 인정 받고 싶다. 인정과 칭찬은 성과를 낼 때건 내지 못할 때건, '매번', '계속해서' 받고 싶다. 사람은 애건 어른이건 모두가 그렇다. 


 그러니 재능 있는 아이가 오만해질 것을 염려하기 이전에, 우리가 충분히 아이를 칭찬하고 인정해 주고 있는지가 순서다. 아이의 불성실함을 탓하기 이전에, '공부'에 재능 있는 아이가 '마음'까지도 앞서 있길 바란 건 아닌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여러분을 대신해 대답해 보자면, 아마 여러분은 그러고 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정 받고 싶고 칭찬 받고 싶은 아이는 칭찬 받을 거리를 늘리기 위해 성실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재능 있는 아이가 불성실하다면 아이가 잘하고 있는 과목에 정말 분에 넘칠 정도로 칭찬을 해주길 바란다. 그러면 아이는 자연히 다른 과목에도 눈을 돌릴 것이다. 더 많은 칭찬을 받을 수 있는 길이라면, '아이'라면 누구나 무엇이든 할 것이기 때문이다.

 


3) 과정에 대한 무한한 칭찬.


 앞서 칭찬하는 말하기에서도 이야기 하였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성과'가 아니라 '성실' 즉,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칭찬을 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재능은 있는데 불성실한 아이의 경우, 조금 더 성실함에 주목하여 칭찬할 필요가 있다.


 이는 부모의 말버릇에서 시작한다. 언제나 '성실한 태도'를 강조해야 한다. '성실했다면 결과는 상관 없이 엄마는 너무 행복해.', '좋은 성과는 보통 성실함에서 나와. 엄마가 네 점수에 기쁜 이유는 네가 성실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등의 언어가 그것이다.


 여기서 디테일을 주자면, 아이의 '재능'에 대한 언급은 일절하지 않고서 '노력'에 대한 무한한 칭찬을 하는 것이다. 똑똑하다든가, 머리가 좋다든가 하는 것은 정말 재능이 있는 아이 앞에서는 삼가는 것이 좋다. 그것이 아이에게 부담감으로 다가 오기 때문이다.


 이는 부모의 언어습관을 통해 아이가 인정 받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과 같다. 주지하듯이 모든 아이는 칭찬 받고 싶고, 재능 있는 아이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칭찬을 받을 수 있는 분명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노력과 과정, 성실함에 대한 칭찬의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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