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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기버기 Mar 19. 2019

현대인의 고질병 우울증

모두가 아파하고 있지만, 누구도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것을 모른다.

모두가 아파하고 있지만, 누구도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것을 모른다.




세계 보건기구에서는 2020년에는 우울증이 전 세계에서 가장 흔한 병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우울증은 이미 사회에 잠식되어있다. 다만 스스로 우울증에 걸렸는지 모른다. 치료를 받은 우울증 환자는 대부분 점차적으로 회복한다. 하지만 치료받지 않은 우울증 환자의 15%가 자살을 선택한다고 한다. 치사율이 15%의 병이지만 국가도 사회도 아무런 대처를 해주지 않는다. 우리는 스스로 해결할 방법을 고민해 봐야 한다. 그리고 우울증을 자각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우울증은 그냥 슬픈 상태가 아니다. 증상으로는 감정이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 있다고 느끼고, 희망이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절망적이라고 느낀다. 과거 재미있던 일이 이젠 더 이상 즐겁지 않다. 음식, 친구, 취미 등에 흥미가 떨어지고 무언가를 할 기력도 사라진다. 불면증을 호소하고 잠이 들더라도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현대인들이 앓고 있던지 앓았던 증상이라고 생각한다.


뇌는 성인이 되고 나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신경세포가 변화하고 다른 종류의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뇌는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뇌가소성이라고 한다. 우울증은 모든 신경회로가 상호작용하여 생기는 하나의 활동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뇌의 구조는 동일하지만  개개인이 갖고 있는 경험과 의미체계, 해석은 아주 상이하다. 개인에게 주는 현상과 자극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주관적으로 의미를 해석하고 조직화하는 것을 스키마(도식)라고 한다.


인간의 모든 활동은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다. 특히 신체에 관해서는 기존의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 가소성이 높은 뇌라고 할지라도 마찬가지다. 이때 '기존의 상태'라고 할 수 있는 스키마가 외부적 자극과 경험에 의해 자리 잡힌다. 정상인이라면 긍정적 스키마와 부정적 스키마가 공존하고 엎치락뒤치락한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들은 부정적 스키마가 극도로 강해져 통제가 힘들어진다.



이미지: https://thirdeyemalta.com/depression-anxiety-or-just-normal-betapsi/



부정적 스키마의 메커니즘이 뇌에 자리 잡히면 모든 자극에 부정적이고 아픔과 통증에 훨씬 심각하게 반응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불안하며 외롭다고 느낀다. 많은 사람들은 주변 사람이 '힘들다, 무기력하다'라며 상담을 하면 '운동을 해봐, 사람을 만나, 일단 밖에 나가' 등의 조언을 한다. 기존의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굉장히 어렵고 힘겨운 일이 된다. 엄청난 무기력증 때문에 더욱 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진다.


환자들은 부정적인 사회인식 때문에 스스로 우울증이라고 인정하지 않거나 인지하지 못한다. 내가 힘든 것은 알지만 왜 그런지, 어떻게 해야 해결이 되는지에 대해 잘 모른다. 무조건적으로 버틴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우울증의 부정적 패턴을 촉발하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아주 작은 사건도 그 사람에게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 작은 사건이라고 아픔도 작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거꾸로 말해서 우울증 환자들에게는 작은 변화가 그들을 치료하는 트리거가 될 수도 있다.


발병하는 원인이 다양한 만큼 치료하는 방법도 아주 작은 해법 수십 가지가 존재한다. 마치 칵테일 요법(에이즈 치료방법, 3가지 이상의 약을 병용하는 것)처럼 여러 해법을 시도해보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단계는 우울증에 대해 아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우울증을 4가지로 분류했다.

1) 무의식적 분노가 자기에게 향해진 현상,

2) 사랑의 대상을 상실함으로써의 우울증,

3) 외상적 경험에 의한 우울증,

4) 자존감 저하로서의 우울증 ( 자기 자아상과의 괴리감)


이것들 중 핵심은 1번 무의식적 분노가 자기에게 향해진 현상이다. 2~4번의 현상이 모두 1번과 귀결된다. 프로이트는 이런 우울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를 객관화하는 것과 대인관계의 개선이 중요하다고 했다.



>>>관련 글: 현실주의자의 나약함과 행복              



위의 포스트에서도 언급했지만 나의 내면을 관조하는 것, 그것이 객관화이며 나의 부정적 스키마로부터 나온 감정적 반응이 덧붙여지지 않은 채 현재를 의식하는 것이다. 분명 해결방법에 명쾌한 답은 없다. 나의 내면을 관조하기 위해서는 회고록을 쓰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아주 객관적으로 써야 한다. 아무도 보여주지 않을 테니 부끄러울 필요도 없다.



우울증은 재발 가능성이 큰 질병이다. 살다가 보면 또 어떤 트리거가 나의 부정적 스키마의 힘을 더 키울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고 무의식적 분노를 나에게 돌리지 않게 해주는 사람들과 즐거운 일상을 보내다 보면 우울증이라는 지독한 고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아주 작은 변화가 쌓이며 해결이 될 수도 있다. 아주아주 작은 결정과 작은 성공이 쌓이다 보면 나를 지지해주는 기반이 되어있을 것이다. 저녁식사 메뉴를 고르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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