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 자전거
달. 려. 온. 다. 그녀가
내게
바람을 가르며
잔뜩 신이 난 얼굴로
까르르 웃음까지 담아..
초여름의 뜨거운 햇살 사이로
초록이들이 만들어준 그늘 아래서
세상 좋아하는 흙 밟는 소리를
두 바퀴로 가득 싣고..
이혼직후였던 두해 전 봄
사주었던 네발 자전거.
드디어
보조바퀴를 떼고
힘차게 그녀가 달려온다.
수영도 태권도도 축구도 발레도 줄넘기도
운동이라면 다 좋아하는데
자전거 보조바퀴 떼는 데는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 듯
겁이 많은 편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코칭해줘야 하는 엄마가 힘에 부치고
다칠까 겁을 내니 더뎠음을
고백한다.
그래도
드디어 용기 내어
두발 페달을 힘차게 밟고 달리기 시작
숨 가쁘고 얼굴이 빨개져도
포기하지 않은 네 용기와 끈기에 박수를.
그녀가
내 앞을 스쳐간다.
이쯤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지나간 2년을 스쳐 보내듯.
그렇게 바람을 가르고
내 앞을 지나쳐
이미 저 앞으로 달려 나간다.
-절대 뒤돌아보지 않고.-
-휘청거려도 멈추지 않고.-
-힘들어도 주저앉지 않고.-
내게 그리 살라는 듯
너는 그리 점점 멀리 앞서간다.
그리고
자신을 응원하는 엄마를 보며
씩-
승리의 미소로 답한다.
나는 너에게
큰 소리로 환호성과 물개박수를.
마음속으론 대견함과 감동으로 뜨거운 눈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