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 쌍둥이 엄마라고?

1. 나의 첫아기를 떠나보내고...

by 찬란한s

나의 임신과 출산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의 시작점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서른넷,

그리 빠르지 않은 나이에 연애와 결혼을 하고

신혼의 단꿈에 젖어 둘만의 시간을 충분히 누리겠노라 생각했던 것도 잠시,


우리에게 불쑥 생명이 찾아왔다.

결혼 4개월 만에.

작스러운 소식이었지만 너무나 기뻤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태명이 '아셀'인 나의 첫아기는 아주 작지만 반짝이는 심장박동소리로

그리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 했지만,

그 작은 소리와 빛만을 우리에게 남기고 머나먼 소풍을 떠났다.

고작 8주의 시간을 이 세상에 놀러 왔다가 엄마, 아빠에게 세상 누구도 줄 수 없는

행복과 슬픔을 함께 선물한 채로.


내가 남편에게 그 소식을 전한 날을 잊지 못한다.

5주, 6주, 8주...

한 주 한 주, 희망의 끈을 한가닥씩 내려놓을 때마다 내 마음만 들여다 봐주기 바빴던 그가

그날은 웬일인지 조퇴를 하고는 같이 점심을 먹자며 찾아왔는데 눈이 퉁퉁 부어있는 거였다.

나중에 들어보니

아셀이 의 소식을 듣자마자 회사 화장실 세면대를 붙잡고 꺼이꺼이 우는 그를 보며

그의 상사는 차마 회사에 그를 둘 수가 없었다고 한다.



엄마, 아빠가 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구나.

행복이 가져다준 슬픔은 말로는 다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우리는 아셀이를 떠나보내며

조금씩 아내와 남편에서 엄마, 아빠가 되어가는 준비를 했다.


그리고 우리는 누군가에게는 짧을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길고 멀기만 했던 난임의 시기를 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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