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조(최고와 시효중단) 최고는 6월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화해를 위한 소환, 임의출석,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지 아니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예전에 우리는 '최고'의 개념에 대해 잠깐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법인 파트에서 제88조를 기억하십니까? 한번 복습하고 오셔도 좋겠습니다.
제88조(채권신고의 공고) ①청산인은 취임한 날로부터 2월내에 3회 이상의 공고로 채권자에 대하여 일정한 기간내에 그 채권을 신고할 것을 최고하여야 한다. 그 기간은 2월 이상이어야 한다.
②전항의 공고에는 채권자가 기간내에 신고하지 아니하면 청산으로부터 제외될 것을 표시하여야 한다.
③제1항의 공고는 법원의 등기사항의 공고와 동일한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
최고란 무엇인가 하도록 재촉하는 행위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최고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채무의 이행을 청구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철수에게 1억 원을 빌려주었던 영희가, “철수 너, 2년 전에 빌려간 내 돈 1억 원 왜 안 갚고 있니. 당장 갚아.”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때의 최고는 특별한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최고를 하는 채권자는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이 아니므로, 민법 제168조제1호에서 말하는 ‘청구’에 해당되게 되어 시효중단의 사유가 됩니다.
이제 영희의 ‘최고’는 철수에게 도달하는 시점부터 시효를 중단시키는 효과를 갖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별 형식도 없는 <최고>가 시효중단의 사유가 된다고? 그럼 지급명령을 신청하거나 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전혀 없겠네? 문자로 돈 갚으라고 말하면 되는 것을.”
그렇습니다. 최고는 너무나 손쉬운 방법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앞서 공부한 ‘재판상 청구’나 ‘지급명령의 신청’에서와 동일한 수준의 시효중단의 효과를 누리게 해주는 것은 불공평합니다.
따라서 제174조는 ‘최고’에 시효중단의 효과를 인정하되 다만 6개월 내에 재판상의 청구나 파산절차참가, 화해소환 등을 하지 아니하면 효력이 없는 것으로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간단한 형태의 시효중단조치를 한 뒤 좀 더 강한 형태의 시효중단조치를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아무런 형식을 요구하지 않는 간단한 형태의 ‘최고’를 시효중단의 사유로 인정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정도가 있고, 독일이나 프랑스 등 서구권에서는 없는 특유한 규정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제174조에서 들고 있는 시효중단의 사유 중에 지급명령의 신청이 굳이 빠진 것은 입법상의 오류라고 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김준호, 2017).
그렇다면 이런 경우는 어떨까요? 예를 들어 채권자인 영희가 철수에게 최고를 1차, 2차, 3차에 걸쳐서 여러 번 하고, 이후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 시효중단은 어느 시점부터 있다고 보아야 하는 것일까요?
우리 판례는 “최고를 여러번 거듭하다가 재판상청구등을 한 경우에 시효중단의 효력은 항상 최초의 최고시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재판상청구 등을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이로부터 소급하여 6월이내에 한 최고시에 발생한다.”라고 합니다(대법원 1983. 7. 12. 선고 83다카437 판결). 그러니까 1차 최고를 기준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재판상 청구가 있었던 시점을 기준으로 해서 6개월 내에 최고가 있었는지를 살펴본다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최고의 시효중단 효력을 알아보았는데, 예외적으로 「민법」 외의 다른 법률에서 특별하게 최고만으로도 완전한 시효중단이 발생하도록 규정한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 예를 들어 「국가재정법」에서는 국가기 실시하는 납입 고지는 완전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지방재정법」, 「국세기본법」 등 여러 법률에서도 이와 같은 규정을 두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법령정보센터에서 찾아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국가재정법
제96조(금전채권ㆍ채무의 소멸시효) ①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의 권리로서 시효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규정이 없는 것은 5년 동안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②국가에 대한 권리로서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것도 또한 제1항과 같다.
③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의 권리의 경우 소멸시효의 중단ㆍ정지 그 밖의 사항에 관하여 다른 법률의 규정이 없는 때에는 「민법」의 규정을 적용한다. 국가에 대한 권리로서 금전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것도 또한 같다.
④법령의 규정에 따라 국가가 행하는 납입의 고지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다.
오늘은 최고와 시효중단에 대하여 공부하였습니다. 내일은 압류 등과 시효중단에 대하여 공부하겠습니다.
*참고문헌
김준호, 「민법강의(제23판)」, 법문사, 2017, 411면.
20.1.21. 작성
23.1.4.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