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조(화해를 위한 소환, 임의출석과 시효중단) 화해를 위한 소환은 상대방이 출석하지 아니 하거나 화해가 성립되지 아니한 때에는 1월내에 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임의출석의 경우에 화해가 성립되지 아니한 때에도 그러하다.
조문 제목이 길어서 다 작성이 안되네요. 오늘은 화해신청과 임의출석에 대하여 공부하겠습니다. 둘 다 약간 생소한 개념이기는 합니다.
먼저 '화해'의 개념에 대해 알아봅시다. 우리는 일상에서 화해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싸우고 나서 서로 화를 풀고, 잘못을 용서하는 훈훈한 절차를 화해라고 합니다. 법률에서 말하는 '화해'의 의미도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법적인 효과가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민법에서는 화해를 하나의 '계약'으로 보아 법적인 효력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친구와 싸우고 사과하는 행위는 일상용어로서의 '화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웃 간에 부동산을 놓고 법적인 분쟁이 생겼다가 나중에 서로 합의해서 분쟁을 없는 것으로 약정한다면 그것은 법적인 의미의 '화해계약'인 것입니다.
제731조(화해의 의의) 화해는 당사자가 상호양보하여 당사자간의 분쟁을 종지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그런데 '화해계약' 말고 다른 개념으로 '재판상 화해'라는 것이 또 있습니다. 양자는 서로 다른 개념이므로 구별하여야 합니다. 민법 제173조에서 말하는 '화해'는 바로 재판상 화해, 그중에서도 '제소전 화해'를 말합니다.
재판상 화해란, 화해는 화해인데 공적인 기관인 '법원'을 끼고 이루어지는 화해입니다. 민법상의 '화해계약'이 당사자 간의 순수한 합의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재판상 화해는 법원이 관여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재판상 화해에는 방금 설명드린 '제소전' 화해뿐 아니라 한창 소송이 진행되는 도중에 이루어지는 '소송상' 화해도 있는데, 여기서 모두 설명하기에는 분량이 너무 많으므로 간단하게 화해에 대해서는 이 정도만 알고 지나가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철수와 영희가 "빌려간 돈 갚아라.", "나는 돈을 이미 갚았는데 무슨 소리냐."라고 티격태격하면서 다투고 있다고 합시다. 이대로 가면 서로 소송전을 벌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일단 둘 다 일상생활에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래서 철수와 영희는 소송을 벌이기 전에 서로 합의한 내용으로 화해를 하기로 하되, 화해의 내용을 법원에 제출하여 법원의 확인을 받아 두기로 합니다. 당사자 간에만 약속을 해두는 것보다 좀 더 확실한 방법이 될 겁니다. 안심도 되고요. 두 사람은 아래와 같은 제소전 화해 신청서를 작성하여 지방법원에 제출하게 됩니다.
이제 법원에서 화해를 확정하고 화해조서라는 것을 작성하게 되면, 이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니게 됩니다. 나중에 철수가 변심을 해도 그 내용을 부인하지 못합니다.
민사소송법
제220조(화해, 청구의 포기ㆍ인낙조서의 효력) 화해, 청구의 포기ㆍ인낙을 변론조서ㆍ변론준비기일조서에 적은 때에는 그 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결국 당사자가 화해를 신청했다는 것은, 일단 분쟁이 있었다는 것이므로 그 당사자는 권리 위에 잠자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래서 민법 제168조에서 보았던 '청구'에 해당하는 것이고 시효중단의 사유가 됩니다.
자, 그럼 민법 제173조 전단은 무슨 의미일까요? 앞서 철수와 영희의 예를 다시 한번 봅시다. 두 사람은 서로 적당한 수준에서 양보해서 합의하기로 하고, 제소전 화해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그러면 법원에서는 일단 서로 합의가 된 게 맞는지 확인을 해야 하니까, 철수와 영희를 부릅니다(소환).
그런데 철수가 갑자기 마음이 변하여, 소환에도 불구하고 출석을 하지 아니하였습니다. 혹은 출석을 하기는 했는데 판사 앞에서 "저는 이 신청서에 적힌 내용대로 화해하기 싫어졌습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건, 화해는 불발된 겁니다. 민법 제173조 전단은 이처럼 화해가 이루어지지 아니한 때에는 그때부터 1개월 내에 소송을 제기하기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는 것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는 겁니다.
이제 제173조 후단을 봅시다. 임의출석이란 뭘까요? 흔히 '소액사건'이라는 말을 한 번은 들어 보셨을 겁니다. 소액사건이란 민사사건 중 ‘소송목적의 값’이 3,000만 원 이하인 사건으로서, 쉽게 생각하면 규모가 작은 사건입니다. 그런 사건의 경우 아무래도 100억 원, 200억 원 하는 대규모 소송 전보다 간이한 절차에 따라서 운영하면 좋겠지요. 판사도 좋고, 당사자도 소송 절차가 빨리 끝나니까 좋습니다. (다만, 소액이라고 해서 절대 중요도가 낮은 사건은 아닙니다. 소액사건도 엄연히 민사소송입니다)
*소송목적의 값: 원고가 소송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이 갖는 경제적 이익을 화폐단위로 평가한 금액입니다. '민사소송법' 제26조제1항에서 “소로서 주장하는 이익”에 해당합니다(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그리하여 우리 법제에서는 '소액사건심판법'이라는 법률을 두어 간이한 절차를 규율하고 있습니다. 그중 임의출석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 (임의출석에 의한 소의 제기) ①당사자쌍방은 임의로 법원에 출석하여 소송에 관하여 변론할 수 있다.
②제1항의 경우에 소의 제기는 구술에 의한 진술로써 행한다.
이는 당사자 쌍방이 임의로 법원에 출석하여 구두로 소송을 제기하고, 또 변론도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임의출석을 하였을 때 화해를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임의출석에서 화해를 신청하였는데 화해가 불발되는 경우에는 제173조 전단처럼 1개월 내에 소송을 제기하여야 시효중단의 효력이 그나마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화해와 임의출석에 대하여 공부하였습니다. 특히 '화해'의 경우에는 민법상의 화해계약도 있고 재판상 화해도 있어서 좀 헷갈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서 공부하셔야 합니다.
내일은 최고와 시효중단에 대하여 공부하겠습니다.
*참고문헌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http://easylaw.go.kr/CSP/CnpClsMain.laf?popMenu=ov&csmSeq=239&ccfNo=1&cciNo=1&cnpClsNo=1, 2019. 11. 26.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