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조(압류, 가압류, 가처분과 시효중단) 압류, 가압류 및 가처분은 권리자의 청구에 의하여 또는 법률의 규정에 따르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취소된 때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우리는 제168조를 공부하면서 간략하게 압류, 가압류, 가처분의 개념에 대해서 알아본 적이 있습니다. 기억이 잘 안 나시는 분들은 복습하고 오셔도 좋습니다.
복습하자면, 압류는 “확정판결 그 밖의 집행권원에 기하여 실시하는 강제집행”이고, 가압류·가처분은 “강제집행이 불능 또는 심히 곤란하게 될 염려가 있는 경우에 행하는 강제집행을 보전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백태승, 2021).
가압류와 가처분은 둘 다 민사상 보전처분의 일종으로, 금전채권을 보전하려는 경우에는 가압류를, 금전채권 이외의 채권을 보전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가처분을 활용한다고 말씀드렸던 바 있습니다. 양자는 모두 채권자의 권리를 보전하기 위한 임시적인 처분입니다.
압류는 반면 ‘가’라는 접두사가 붙지 않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잠정적인 처분이 아니라 강제집행 절차의 첫 단계로서 채무자의 재산을 아예 환가해 버리기 위한 처분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압류, 가압류, 가처분이 모두 시효중단의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은 제168조에서 이미 공부하였지요.
제168조를 돌이켜보면, 제1호에서는 ‘청구’를 시효중단사유로 정하고 있고요, 별도로 제2호에서 압류·가압류·가처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압류·가압류·가처분은 제1호의 ‘청구’와는 구별되는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168조에서는 제1호와 제2호를 왜 이렇게 나눠둔 걸까요? 압류·가압류·가처분도 일종의 청구라고 보면 안 되는 걸까요?
이 2가지 종류를 서로 구분하는 이유는, 압류·가압류·가처분의 경우 굳이 재판상의 청구가 없더라도 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압류는 판결이 아닌 집행권원에 기해서도 가능하고요. 가압류나 가처분을 한 후에 본안소송에 들어가게 되므로 역시 재판상 청구가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설령 판결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후 새로이 진행하는 시효를 막을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제1호와 제2호를 나누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김준호, 2017).
이제 제175조를 봅시다. 여기서는 압류·가압류·가처분이 취소되는 경우에는 역시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떠한 경우에 압류 등이 취소되는 걸까요?
먼저 권리자의 청구에 의하여 취소될 수도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예를 들어 가압류를 신청했던 채권자가 스스로 그 신청을 취하하는 것입니다.
판례 역시 “민법 제168조 제2호에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175조에 “압류, 가압류 및 가처분은 권리자의 청구에 의하여 또는 법률의 규정에 따르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취소된 때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권리자의 청구에 의하여 취소된 때’라고 함은 권리자가 압류, 가압류 및 가처분의 신청을 취하한 경우를 말하고,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라고 함은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소급적으로 상실된다는 것을 말한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0다63591 판결).
다음으로, 압류 등은 법률의 규정에 따르지 아니하여 취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압류 신청을 하기는 하였는데 법률상 정해진 요건에 따르지 아니한 것이었다면, 처음부터 적법하게 압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시효중단의 효력을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늘은 압류 등이 취소된 때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음을 규정하는 제175조에 대하여 공부하였습니다.
내일은 압류 등의 시효중단의 효력이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그 범위에 대하여 공부하겠습니다.
*참고문헌
김준호, 「민법강의(제23판)」, 법문사, 2017, 413면.
백태승, 「민법총칙(제7판)」(전자책), 집현재, 2021, 557면.
20.1.22. 작성
23.1.4.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