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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학선 Aug 12. 2019

카탈루냐의 자존심, 카탈루냐 음악당

스페인 여행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 파우병원을 건축한 천재적인 건축가 '루이스 도메네크 이 몬타네르'의 또 다른 걸작품인 카탈루냐 음악당(Palau de la Musica Catalana)이 있다.


카탈냐의 자존심 그 자체인 카탈루냐음악당은 1903년-1906년에 완공한 건축물로 아르누브 건축의 진수라고 할 수 있다. 화려한 꽃무늬 기둥과 붉은 벽돌이 "더 이상의 아름다움은 없다"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 나는 입구부터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안으로 입장하였다.

카탈류냐음악당 입구

저녁 9시 30분. 우리 부부는 세비야의 플라멩코를 여기 카탈냐 음악당에서 보기로 했다.


원래 이 음악당은 수많은 여행자들이 낮에 와서 입장료(가이드투어 20유로)를 내고 실내음악당을 구경하고 간다고 한다.

입구로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입장하면서 사진부터 찍을 정도로 아름답다

그런데 나는 실내 구경보다는 실제로 음악당에서 실제 공연을 보고 싶어서 서울에서 미리 예약을 했었다.

나는 아내 앞에서 인터넷 예약사이트를 열고 어느 좌석이 좋겠느냐고 물어보았다. 

멋진 공연을 보기위해 나는 고가의 VIP좌석을 예약하는 중이라 좌석은 아직 충분했다.. 아내는 맨 앞보다는 중간이 좋겠다고 해서 예약좌석을 확정하였다. 현지에서 앉은 키 거인을 만난 줄 모르고...


 

오늘 공연하는 작품은 'Gran Gala Flamenco'이다. 전통 세비야 플라멩코보다 더 훌륭하다고 바르셀로나에서 적극 밀어주는 플라멩코 공연이다.

카탈류냐 음악당 천정

음악당 천정에는 형형색색의 스테인글라스가 샹들리에가 되어 영롱한 푸른빛과 주황빛을 내뿜고 있었다. 사진보다 직접 눈으로 봐야 더욱 아름답다.

무대 정면

실내의 모든 조명이 들어와 빛들의 향연이 시작될 때 바로 황홀한 순간이었다. 음악당은 공연 시작도 하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입장해서 경쟁적으로 좋은 포토존을 선점하여 기념사진을 찍기 바빴다. 나도 아내와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모든 좌석은 이미 만석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던 공연은 이제 시작되었다.  플라멩코의 본고장인 스페인에서 직접 보는 체험이라서 그런지 관객 모두가 숨죽이고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오늘 밤 카탈루냐 음악당에 온 관람객 모두 평생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그런데  아내의 좌석...

바로 앞 좌석에 약 2미터의 장신인 외국인이 앉아있다. 앉은키도 높아 앞이 전혀 안 보인다. 나는 아내와 자리를 바꿨다.

나 또한 공연 관람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하필이면 서울에서 예약까지 하고 왔는데 내 앞에 앉은키 높은 사람이 있다니...


내 앞사람은 내 마음도 모른 체 무척이나 즐거워하고 공연을 만끽하고 있지 않은가? 내 속은 부글부글...


좀 피로했다... 하루 종일 몬세라트에 가서 수도원만 보고 오려고 했는데 몬세라트에서 가장 높은 1236미터의 산 제르니 정상까지 갔다 왔더니... 잠이 슬슬 오기 시작했다. 앞의 공연 모습도 안 보이고...


갑자기 박수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옆에 있는 아내를 보니 역시 졸고 있었다. 아내도 무척이나 피곤했을 것이다.


아주 비싼 공연(VIP 좌석, 1인당 52유로)이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잠만 자고 나온 셈이 되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공연을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체험이었다.

   

스마트폰에 저장한 입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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