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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

by 소망이

신랑은 왜 하나도 안 슬픈지에 대하여 뒤이어 이야기했어요.

“나도 네가 아이의 엄마로서 바쁘게 최선을 다하는 것, 나의 아내로서 성실히 살아가는 것 다 인정해. 그렇지만 나의 여자로서 넌 무엇을 했냐?

우리 부부생활 안 한 지 어느 정도 됐는지는 알고 있냐?

난 엄마와 아내로서만 잘 지낸다고 사랑이 없는데 함께 살지는 못해. “


헉~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아이가 태어나고 전 돈 벌고, 아이 케어하고, 집안 일하고 정말 빨래 널면서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로 수고했는데 이렇게 차가운 말을 들으니 칼이 제 가슴을 난도질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너무 억울하니 눈물만 나왔어요. 신랑이 너무 야속하고 제가 너무 불쌍했어요.

저에게서 사랑을 전혀 느낄 수 없다니, 그럼 나는 무엇 때문에 이 고생을 했을까? 사랑하니까, 신랑을 사랑하고, 아이를 사랑하니까 이렇게 몇 년간 아플 정도로 수고한 건데~~ 정말 눈물이 계속 나왔어요. 다행히도 첫째는 낮잠을 제법 깊이 자고 있어서 맘 편히 둘이 싸우고 대화하고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부싸움이 결혼생활 만 20년 중 유일한 싸움이에요. 서로가 서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동상이몽 상태임을 자각하게 한 고마운 싸움.


전 이날 이후로 너무 답답하고 슬퍼서 학교의 선배 선생님께 조언을 구했고, 선생님은 저에게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라는 책을 추천해 주셨어요.

학교 도서관에 가 봤더니 책이 읽어서 바로 읽기 시작했어요. 다 읽고 나니 ‘아~ 이 책을 알게 되어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아요.


부부에게는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가 있다고 합니다.

1. 칭찬의 언어

2. 시간을 함께 보내기

3. 선물 주기

4. 봉사의 행위

5. 신체적 접촉


그런데 부부간의 서로 사랑을 표현하는 언어가 다를 경우 마음과 다르게 오해가 쌓이고 싸운다고 해요. 바로 저희처럼요.

전 4번 봉사의 행위가 사랑의 언어였고, 신랑은 5번 신체적 접촉이 사랑의 언어였던 것이었어요.


이것을 이해하고 나니 그제야 왜 신랑이 그렇게 사랑을 받지 못해 외로워하며 괴로워했는지 이해가 되었고, 왜 저의 수고와 봉사가 신랑의 마음에 사랑으로 전달되지 않았는지도 깨달아졌어요.


그리고 이 책을 추천해 준 선배 선생님은 한마디 더 해주셨어요.

”그래도 신랑은 되게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남자네요. 이런 이야기를 솔직히 아내에게 꺼내놓는 사람 별로 없어요. 그리고 아내와의 신체적 접촉을 원한다니 정말 건강한 사람이네요. “


전 제 평생 처음으로 새로운 사랑의 언어를 실천하기로 다짐했어요. 더 이상 억울하게, 외롭게 살고 싶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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