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초반인 내 남편은
소갈머리는 없고
주변머리는 희끗희끗하다.
그리하여 남편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나이를 엄청 많게 본다.
본 나이보다 대여섯 살 위 일거라고
보는 건 보통이고,
심지어 70세를 넘게 보는 사람도 꽤 있다.
반면 나를 처음 본 사람들은
내 나이를 알고 나면 이렇게들 말한다.
"어머 동안이시네요"
남편이 딸에게 보낼 소포를 부치러
우체국에 간 어느 날.
우체국 보험 홍보를 나온
보험설계사 아주머니가 남편에게 접근을 했다.
남편 옆에서 택배 보내는 일을 도와주면서
슬쩍 말을 건넨다.
- 아버님 지금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 한번 알아맞춰 보세요.
- 67세?
할 말은 잃은 남편은 허허허 쓴웃음을 짓고,
설계사분은 내가 너무 젊게 말했나 생각했던지
재차 다시 말을 붙인다
-어머~ 더 드셨구나.
충격을 먹은 남편은 또다시
씁쓸한 맘을 허허허 웃음으로 달래고.
그런데 이 눈치 없는 설계사님.
홈런을 날렸다.
-아버님, 할머니는 살아 계시나요?
우리 남편 충격이 컸다.
나도 억울하다.
할머니는 살아 계시냐? 라니.
나와 남편은 두 살 차이밖에 안 난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난 이제 인생 2막의 시작이구만.
늙어 보이는 것도 물론 속상할 일이지만
젊어 보이는 것도 상당히 억울한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