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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하 Oct 20. 2020

타인의 일기 : 우리 여행 시작에 앞서

우리가 네 앞에서

입을 다물 때에는

말 할 수 없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때 마음은 순식간에

비밀스러운 것으로 바뀌고,

그러나 여전히 

비밀의 이유와

비밀스런 마음은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흘러.


굳게 다물었던 입도

언젠가는 비밀을 벗어내야만 한다.

그러나 그것은 네 앞에서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은 거기에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은 거기에 있고,

그런 마음들은 이미 너무나 많았던 것이다.


우리의 목적은,

그 비밀스러운 마음을

잔뿌리 다치지 않게 

캐낸다는 데에 있다.


나는 이제 그것을 서술하기를 원한다.

그 마음을 추적해 이해하기를 원한다.

나는 그를 대필하고자 희망한다.


그래서, 타인의 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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