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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준 Feb 24. 2019

10. 지원자에게 필요한 핵심 전략 1

Start-up 조직/기업에 지원하는 지원자에게 필요한 전략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앞서 우리는 기업이 어떠한 이유로 Staffing Needs를 갖게 되고, 또 그 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어떠한 전략들을 구사하는지 알아보았다. 


사실 이 매거진의 핵심 부분은 이제부터 시작하는 지원자들에게 필요한 핵심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거의 모든 입사지원 전략과 관련된 조언이나 강의, 글 등 다양한 정보를 접하다 보면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펜레터"


대부분의 내용들을 단순화시키면 한 줄로 요약된다. 

"당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펜레터를 잘 쓰세요!"

이 말은 왠지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이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빠졌다는 사실을 우리는 대부분 모르고 넘어간다. "좋아하는"이라는 단어 뒤에 굳이 "물음표 -?"를 넣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나는 그 연예인을 얼마나 좋아하는가?", "그 연예인은 어떤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어떤 어려움이 있으며, 어떻게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그 자리에 갔는지, 앞으로 해야 할 스케줄은 뭐고 또 그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연예인을 진정으로 좋아하면 그 정도 정보는 줄줄 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팬클럽 임원이 되려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앞장서는 사람이 그 자리에 가지 않을까?


단지 나 연예인 "누구누구 씨가 좋아요~! 저는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당신이 나오는 드라마, 뮤직비디오는 다 봤고, 앨범도 다 샀어요!!! 저에게 관심 좀 가져주세요." 이런 수준의 좋아함(?)은 진정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One of Them 수준의 호감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펜이 얼마나 많겠는가?)


응답하라 1994의 나정이는 이상민 감독의 열렬한 팬이다. 그렇지만? (출처 : 구글 이미지)


굳이 이런 비유를 드는 이유는 지원자들이 하는 준비가 흔히 One of Them에 지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다. 거의 모든 사람이 지원하는 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을 거기에 맞춰서 지원 준비를 하라고 한다. 하지만, 기업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어떤 방법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까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그런데 이것이 당락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는 것을 과연 알고 있을까? 


실제로 지원 준비를 하고, 면접을 준비하고, 수 차례 면접을 하고, 최종 합격을 하면서 어떤 준비가 부족했구나를 진심으로 느껴본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경험을 가지고 지원자를 뽑아본 사람이라면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 즉 기업에 대해서 어떻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해주지 않는 조언은 장마에 비 내린다는 식의 듣기 좋은 사탕발림에 불과하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에 맞게 지원자의 장점을 잘 살려라"라고 말하는 것은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정확하게 (왜 그 역량이 필요한지, 어떻게 그 역량이 활용되는지 등) 이야기해줄 수 없으면 더도 덜도 아닌 사탕발림이다. 


물론 이 짧은 글에 모든 정답을 다 담을 수는 없겠지만 최선을 다해 밝혀보려고 한다. 이제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을 이야기하면서 지원자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앞선 글에서 수차례 언급했듯이 Start-up 조직/기업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Start-up 기업에서 채용이 흔하게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입사하고 싶어 하는 규모의 기업 내에 있는 Start-up 조직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보자.


통상 새로운 기술이나 사업을 시작해야 할 때 기업은 새로운 조직을 다양한 이름을 붙여서 만든다. Taskforce, 신사업개발팀, 등등. 이러한 조직이 Start-up 조직이다. 가장 가까운 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개발팀이 되지 않을까? (참고로 개인적으로 필자는 애플 마니아다.)


접히는 폰을 만들기 위해서 그동안 없었던 수많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실험하고, 다시 개발하고, 실험하고를 반복했을 것이며, 시장에 과연 니즈는 있는지, 시장성은 있는지, 적절한 가격은 얼마인지, 경쟁사는 어떻게 대응을 할지, 언팩 행사는 어떻게 진행되어야 할지 등등 수많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신사업 개발팀장의 직무기술서에 적혀있는 역량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아래는 Betterteam이라는 사이트에서 검색한 신사업개발팀 사원/대리급의 직무기술서 일부다. (https://www.betterteam.com/business-development-associate-job-description)


신사업개발팀 사원/대리가 할 일 (출처 : Betterteam)


신사업개발팀 사원/대리에게 필요한 역량 (출처 : Betterteam)


아래는 기계를 작동시키는 Operator의 직무기술서 중 일부다. 

위 직무기술서와 비교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기계 Operator 직무기술서 일부 (출처 : Betterteam)


결론적으로 말하면 필요역량은 거의 비슷하게 기술된다. 커뮤니케이션, 꼼꼼함, 대인관계 등 조직에서 일 잘하는 사람이라면 뭐 하나 빠질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나를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은 무슨 일을 수행하는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필요한 역량이 어떻게 활용될지를 알 수 있다. 위에 있는 신사업개발팀의 경우 Start-up 조직이라고 할 수 있고, 아래의 기계 Operator는 Maturity 단계에 있는 조직이라고 보인다. 그 이유는 하는 일 (Responsibility)의 내용 때문이다. 


즉, 거의 모든 Start-up 조직은 위와 같은 일들을 수행한다. 

1. 시장조사

2. 새로운 고객 및 기존 고객과의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

3. 조직 내 신사업이 원활하게 구동될 수 있도록 협력해 주는 부서와의 우호적인 관계 구축

4.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발 빠른 전략 수립 및 실행

5. 잦은 사업설명회나 보고


이런 일을 수행하는 조직의 사원/대리급 직원이 수행하는 일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단순, 반복"이다. 


1. 시장조사는 같은 패턴의 자료를 여기서 찾고, 저기서 찾고, 찾은 데이터를 엑셀로 정리하고, 문서로 요약하고, 보고서 형식으로 정리하고, 또 새로운 자료를 찾아보고... 의 연속이다. 


2. 인적 네트워크 구축은 얼마나 많은 시간/관심을 보였느냐가 좌지우지한다. 즉, 단순하게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관리를 해 주어야 인적 네트워크가 구축되는 것이다. 


3. 새로운 사업을 하려다 보면 기존 조직이 운영하고 있는 운영 프로세스와 충돌이 나거나 법률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경계선을 마주칠 때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없이 원활하게 계획을 진행하고자 한다면 주변 부서에서 협력을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새로운 조직에서 추진하는 신사업이 기존 사업영역을 침범하지 않고(Cannibalization이라고 한다), 기존 사업영역을 운영하느라 바쁜 사람들이 물적, 시간적 협조를 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 역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4. 시장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시장조사를 하고, 또 그 정보를 정리하고 승인받기 위해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또 반복해서 조사를 하고, 정리를 하고, 보고를 하고 등등의 일이 끊임없이 일어나게 된다. 


5. 사업설명회, 보고 또한 문서작업, 물리적인 설명회 장소 세팅, 준비, 끝나고 청소 등의 마무리 등 단순, 반복되는 작업의 연속이다. 


진자운동 실험 - 정확하게 신사업 개발 부서의 주니어 직원이 해야 할 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단순/반복/새로운 시도" (출처 : 유튜브)


그런데 위 예시를 보면 거창하게 아래와 같은 역량이 필요하다고 한다. 

1. 뛰어난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능력

2.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소화해 낼 수 있으며 심한 압박 감속에서도 일할 수 있는 능력

3. 조직관리 및 프로젝트 관리 능력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관리하고, 프로젝트가 주어진 시간 안에 정해진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관리하는 능력)

4. 좋은 대인관계
5. 워드프로세서나 발표용 자료를 만드는 소프트웨서 활용 능력

6.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지고 해결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범위를 가두지 않는 업무처리 능력


이 다섯 가지의 역량만을 보면 왜 그것들이 필요한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를 보고 나면 다섯 가지 기술한 역량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수많은 정보를 보고 정리하고 보고서를 쓰고 발표 준비를 하고 발표를 하고 그 결과를 또 보고서로 만들고 승인받기 위해 여러 유관부서와 커뮤니케이션하고, 그 와중에 시간에 쫓기고 주어진 기한 내에 프로젝트를 마쳐야 하고 등등의 일이 벌어지는 Start-up 조직이라면 위 역량이 반드시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취업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나에 대한 이해를 통해 나를 어떻게 꾸밀 것인가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내가 일하고자 하는 조직/기업은 어떤 곳이며, 나는 과연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가를 최대한 공들여서 자세하게 파악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내가 이와 동일한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는지, 없다면 유사한 경험은 없었는지, 어떠한 어려움이 있었는지, 그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 어떤 생각들을 했고, 어떤 대안들을 만들어 봤고, 어떻게 그 대안을 실행해 봤고, 그 결과는 어땠으며, 그 경험을 통해서 무엇을 배웠는지 등등을 생생하게 담아 나를 포장할 수 있으며, 채용과정에 있는 모든 참여자들이 그 경험을 귀 기울여 듣기 때문이다. 




다시 Start-up 단계의 조직/기업에 지원하려고 한다면 아래와 같은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

단순하게 커뮤니케이션 능력, 대인관계, 창의적 사고, 끈기, 성실, 도전정신 등이 있다고 어필할 것이 아니라,

실제 Start-up과 같은 경험 속에서 그런 역량을 발휘했던 나를 발견해야 한다. 


즉,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단순, 반복 작업을 지속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던 조직에서 함께 했던 경험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여기에서 나는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발견해야 하는 것이다. 


얼핏 쉬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거의 대부분의 조직은 항상 새로운 무엇인가를 시도한다. 단지 스스로 그런 경험을 Start-up 경험이라고 인지하고 있지 않았던 것뿐이다. 


결론적으로 Start-up 조직/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면 위에서 이야기했던 필요역량을 강조할 때 일반적인 상황에서 필요한 역량이 있음을 어필할 것이 아니라 유사한 그런 경험 속에서 해당 역량을 발휘했었음을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할 일은 내가 지원하는 기업이, 내가 일하고자 하는 부서가 Start-up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다음 편에는 Fast Growth 조직이나 기업에 지원할 때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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