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아버지

청혼

by Massoud Jun


*** 청혼


한국인이 알제리 여성에게 청혼을 했다는 얘기는 쟌다르크에 금방 소문이 났던 모양이다. 경비 업체 대표 부바카는 자신의 친구이자 쏘나트락 동기였던 이스마의 아버지 데칼리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므슈 마쑤드, 그는 진짜 무슬림이고 신념의 남자랍니다. 그의 삶은 명예 자체입니다. 그는 소나트락 스킥다 공장 전기 매니저였는데 한 번은 사장과 프로젝트 관련 문제로 심하게 다툰 후 그만뒀지요. 유일하게 사장에게 대든 사람이었고 모두들 그의 구제를 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그는 사장이 자리에 있는 한 돌아오지 않겠다고 선언했지요. 그리고 외국 업체에 일하면서 알제리인으로는 최고액 연봉을 받는 베테랑이기고 하고요.


여기 모스크도 그의 지휘 하에 건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완성에 대한 그의 집념과 명예는 대단해요. 빈틈 없이 철두철미하고 허트르짐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의 자녀들도 엄격한 교육을 받아 아버지를 꼭 빼 닮았지요. 므슈 마쑤드는 우리가 인정하는 최고의 사람을 만나게 될 겁니다."


[후덜덜...... 난 허당의 대가인데......]


이맘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맘은 불어를 할 줄 몰랐다.


“이스마의 아버지가 이맘의 사무실에 와서 기다리고 있대. 들어가자”


우리는 다시 신발을 벗고 넓은 모스크 안을 가로질러 건물 한 켠에 있는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곳에 키가 훤칠한 장년의 남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보는 순간 이스마는 아빠를 빼 닮았다는 것을 금방 알 정도로 복스럽고 부드러운 인상이었다. 불어가 유창했다.


“무슈 준, 결혼했나요?”


“아닙니다!”


“아이는요?”


“없습니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가 없다는 것을 어떻게 믿나요?”


“…… 알제리에선 그러한 사실을 숨기고 결혼하나요?”


“오늘 개종의식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대부분 여기 오는 사람들은 무슬림이란 이름을 갖고 있지만 허울뿐, 진짜 무슬림은 5%도 되지 않습니다. 무슈 준의 용기는 가상하지만 오늘 개종한 것은 결혼을 하기 위한 위선자의 모습이 아닐지 궁금하군요!”


“저의 개종은 결혼을 위한 것이 맞습니다. 무슈 데칼리가 하지 못한 개종을 이스마는 했지요. 5%의 무슬림이 진짜라고 말하는 것은 오만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신만이 아는 것이니까요!”


“무슈 준은, 이슬람의 5계명을 지킨 적이 없고 앞으로도 지키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여기 이맘으로부터 코란 공부를 하고 철저한 이슬람 교육을 받아 누구보다 강직한 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5계명을 모르고 살았지만 삶 자체가 사람들에게 베풀고 배려하고 정의로웠고 감사하게 살았습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그렇게 나고 자랐지요. 굳이 크리스천과 무슬림으로 갈라야 하는 의식 속에 살고 계시다면 알라의 계시를 스스로 저버린 것이 아닙니까?”


“무슈 준은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이라고 들었는데, 프랑스가 알제리에서 한 짓을 알고 있나요?”


“책과 영화 알제리 전쟁 등을 통해서 배우고 스스로도 공부를 좀 했습니다. 저는 외인 부대 출신이란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외인부대는 훌륭한 복지와 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알제리를 132년동안 식민지배하면서 행한 많은 악행들과 2차 대전 이후의 악행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개인인 저보다 프랑스 정부의 문제입니다. 한국도 일제 치하의 치욕을 겪어 그 마음을 잘 알고 있고 외인부대가 프랑스 국방부로부터 명령을 받고 행한 짓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좋습니다 무슈 준. 결혼 문제에 대해선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 딸을 떠나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으니 다음에 다시 뵈어야 할 것 같군요”


“얼마나?”


“다음에 연락 드리겠습니다!”


스킥다, 잔다르크 위성 사진


우리는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와 우사마의 결혼식장으로 향했다. 이스마의 아버지는 바쁜 걸음으로 가까운 집으로 돌아갔다. 알제리의 대부분의 집들은 완성하지 못한 채, 지붕엔 층수를 올리기 위한 철골이 흉측스럽게 올라온데다 내, 외부 장식도 전혀 되어 있지 않아, 버려지다시피 한 곳이 많았는데, 완성된 집도 실내에는 인테리어를 마치지 못한 집이 대부분인 것에 비해, 깔끔하게 정리된 3층짜리 그의 단독주택은 모스크에서 100미터도 채 안 되는 곳에 있었다. 모하메드가 근처를 지나가며 가리킨 그의 집엔 가로수 세 그루가 심겨 있고 외부 인테리어도 비교되게 눈에 띄어 집주인의 성격을 보여주는 듯 했다.


사람들은 그 곳을 '세그루 나무와 네 딸을 가진 데깔리의 집'이라 불렀다.


"독재자가 집에 들어왔어!"


아버지를 고집불통에 독재자적인 성향을 가졌다고 말하며 그 클럽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던 이스마가 문자를 보내왔다. 나는 그것이 가장으로써 자신의 가정을 지키고 아이들을 엄격한 규율 하에서 성장시키려는 가장의 본능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이스마와 같은 바르고 건강한 딸을 둔 것이란 견해를 피력한 적이 있었다. 직접 본 그는 그저 딸을 아끼고 사랑하는 평범한 아빠의 모습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네 생각은 어때?”


오후의 한가한 햇빛 아래, 평화로운 해변을 지나가며 모하메드에게 물었다.


“부정적인 거 같아. 이스마의 아버지는 흔히 볼 수 없는 원칙론자야. 성격도 강직해서 쏘나트락 근무할 때, 공장장과 싸우고 퇴사한 얘기는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 하대. 길이 있을 거야. 상심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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