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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ssoud Jun Sep 21. 2019

삼성중공업 블랙리스트 등록 자축

2019년 현재


 일주일간 전라남도 해남, 완도, 여수에 출장 갈 일이 생겨 오늘부터 여행 중이다.

거제도 옥포 숙소에서 운동과 글, 프로젝트 구상한다고 빈둥거리듯 놀다가 밖에 나오니 즐겁기만 한데, 여행에 흥분했는지 새벽 2시부터 잠에서 깨어 지금까지 집중해서 이것저것 일하고 나니 몇 개의 업무가 완료된다.

 첫 번째로, 내 글 '갑질 천국, 헬조선 블루스 11편'에 올린 글에 나를 욕하고 명예를 훼손했던 'ty0830'의 경찰 고소건이 검찰에서 각하되어 항고서를 작성 완료했다. 얘는 나를 '이 새끼 사람새끼 아니네' 등으로 욕하고 계속 모욕했는데 나중엔 1:1 채팅을 걸어오더니 나이가 40이란다. 뭐, 인터넷 상이라 모르니 욕도 할 수 있겠지. 나이 50이 넘은 나에게 말이다. 꼭 좀 봐야겠다고 했더니 자기가 강원도 태백에 있다고 한다. 추적해서 알고 보니 아직도 거제도 장평에 있다. 삼성중공업 하청 족장 업체, 금진 기업 물량 팀장으로 구인광고 글로 도배했던 내용들은 다 지웠고, 이후로 닉 네임도 '밤거리'로 바꾸고 중고 판매란에 지갑 판다고 버젓이 글을 게시했다. 허위사실 유포로 쌍방 고소했다더니 소식은 없고 그런데도 검찰에서 각하가 되었다니 항고장을 작성했던 것이다.

 두 번째로, 네이버 카페 거사모에 이 놈을 신고했더니 내게도 '갑질 천국, 헬조선 블루스'가 허위사실 유포 등등으로 제재 대상이란다. 사실이라면 검.경에 신고해 조사하면 되는데 그런 일 없을 것이란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구린 게 너무 많고 감추는 게 너무 많아 조사가 나오기는커녕, 검경과 삼성, 노동부 고위직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어딘가에서 몰래 한잔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거제 지역 최대의 네이버 카페 '거사모'는 부동산과 여러 업체 광고, 삼성중공업의 협력업체 광고, 혹은 물량 팀장들의 구인 광고, 교회 등의 광고를 먹고살면서 지역사회에 문제가 생기면 회사 편을 든다. 신고해서 나쁜 놈들 잡아내면 거제도가 깨끗해지겠지만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거제도 경찰에 민원 방문했더니 어떻게든 접수하지 않으려고 별의별 방법을 썼다. 오만하고 시건방지던 일제강점기 순사 같은 모습이 있다면 딱 모델이었다. 어쩌다 조서라도 작성하려면 민원인을 윽박지르며 말을 자르고 마치 죄인 취급하던 하던 나이 어린 윤 성일이 경찰인 것을 하루도 잊지 못한다.


 결국, 거사모는 '갑질 천국, 헬조선 블루스'를 모두 삭제하고 내가 글을 쓰지 못하게 막았다. 뭐, 수준이 어디 가기야 하겠나만 예상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거사모' 운영진의 위엄과 정의가 얼마나 살벌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지 엄중함이 느껴진다. 허위사실 유포 등의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권한을 가진 자들의 횡포는 어떻게 그렇게 같은지! 공익 목적의 사실들을 게시하면 거사모가 더 빛날 텐데 대응이 우습고 가소로우며 돈의 노예가 되어 돈을 숭배하는 자들, 명확한 사실로, 코로라 확산의 주범이었던 교회 비난을 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글을 지우는 걸 보면 그 신속함에 기가 막혔다. 거사모 운영진은 틀림없이 벌을 받게 될 것이다. 

 세 번째로, 그동안 서울과 경기도 의정부 노동지청, 성남 노동부를 다니면서 아프리카 가봉에서 프랑스어 통역 일하면서 받지 못했던 급여 신청한다고 바빴다. 아프리카의 검은 대륙에 프랑스 식민지였고 여전히 영향력 아래 있는 여러 나라들을 파병 다니다가 이번엔 업무차 다녀왔는데, 그 착하고 가련하던 천사들이 더 이상 아니었다. 그런 유치한 갑질과 프로젝트 공정이 한 발짝씩 전진하려 할 때마다 발목을 붙잡고 돈을 요구하던 그들은, 그때까지 비록 도둑질은 해도 나쁜 심성을 가진 자들이 아니란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계기가 됐다. 그들은 누구보다 갑질을 잘했고 손님 접대는커녕, 오히려 손님이 접대를 해줘야 한다며, 그것이 가봉 시스템, 아프리카 시스템이라 불렀다. 같이 통역을 갔었던 코트 디부아르 출신 아몽도 아프리카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급여(인부 급여 30만 원/토목 엔지니어 급여, 80만 원)를 받으면서도 월급이 작다고 투덜대며 눈물을 흘렸다. 아몽은 한국에서 유학해 한국어를 곧잘 했고 나의 통역과는 다른 결과물을 냈지만 아프리카에선 잘 통했다. 

 

인디아나 존스에서 원숭이 눈알 먹더니... 사실이었다. 시장에 내놓은 천상갑, 오소리, 원숭이가 있었다.

 어떤 이유에서건 한국이라면 3개월 내에 끝냈을 500km 구간 광케이블 포설 공사는 9개월이 지났는데도 10%대에 머물렀을 정도로 지지부진했다. 가봉 땅에서 느꼈던 첫 느낌은 일부러 그런다는 거였고 거기에 한국인들이 놀아나는 거였다. 그래서 시공사는 그 기간 동안 대부분의 돈을 잃고 거의 파산 직전에 있었다. 가봉 생활은 내게 천국 생활과 같았다. 비록 사람들이 그러했음에도 여유와 웃음을 잃지 않았다. 행복도는 한국인들보다 훨씬 높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일을 조금 하고 조금 가난하다고 해서 불행한 것은 아니다. 가난하다고 해서 머리가 모자란 것도 아닌데, 일하다 한국인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화를 내는 모습이 더 놀라웠다. 그것을 용감하다고 해야할지 무모하다고 해야할지 화를 내도 이성적인 나는 구분할 수 없었다. 그들을 이해하고 좋아하는 나를 한국인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어쨌건 해결책을 제시했으나 무시당하고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이 고역이었다. 나는 앗 뜨거워 하면서 한 달 좀 넘자 도망치듯 빠져나왔는데 3개월이 지나도 급여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노동부 성남 지청의 담당자는 급여를 받지 못한 6명의 현장 엔지니어들이 소액 채당금을 받기 위해 앞으로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이란 것을 인턴 교육을 나온 신참들 앞에서 마치 형사가 범인을 닥달하듯 힘을 주어 말했다. 그 모습을 보고 하마터면 실소를 터뜨릴뻔 했다. 


 네 번째는 몽골 스마트 팜 프로젝트와 연계하여 아프리카 알제리, 모로코, 카메룬, 콩고 등에 같은 내용의 프로젝트 실행을 위한 정보와 인맥 쌓기에 바빴다. 


전라남도 고흥, 흥양영농조합에서 운영중인 스마트팜 전경



 마지막으로, 다시 삼성중공업 ENI 프로젝트에 배관과 결선 쪽으로 들어가 일 좀 해보려 했더니 염려대로 두 번 다 안전본부에서 뭐가 다다닥 걸려서 입사가 안된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되었다. 이 사실을 노동부 통영지청에 삼성중공업 사장을 상대로 진정을 넣어 10월 초에 노동부로 가게 되었다. 이 건으로 통영지청의 대응이 부실하다면, 노동부와 공정위, 청와대 청원까지 민원을 넣어 삼성중공업 똥꼬 깊숙이 똥침을 놓을 계획이다. 삼성 안전팀장을 통영지청에서 만났었는데, 삼성은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말이 기억난다. 


 삼성은 한국 최고의 대기업이다.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던 민주주의를 사랑했던 진짜 강한 대통령이 했던 말인데 여기서 말하는 시장은 '삼성'같은 대기업을 말하고 굳이 말하자면 삼성을 말한다. 국가권력은 5년 만에 변하고 공무원 권력은 적은 월급에도 오랫동안 통치하면서 정치권력보다 대기업 권력의 돈과 협력하며 학맥을 이어왔다. 그러나 한때 삼성중공업은 매각설이 나돌았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너무 커지고 비리와 연루되어 매각한다는 얘기가 나오자 슬그머니 삼성의 매각설이 사라졌다. 아무리 충성해도 때되면 소리도 없이 사라질 월급쟁이 인생이, 국가권력보다 더한 삼성 권력에 취해서인지 모범이 되지 못하고 온갖 비리를 저질렀다. 삼성이 국가 권력보다 힘이 쎄다는 얘기는 선주사들도 인정하고 그 직원인 엔지니어들도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내가 아는 테크닙과 토탈의 매니저들과 스타토일이 노르웨이 매니저들도 시공사인 삼성에 친절할 뿐더러 능력 또한 인정했다. 그런 삼성이니 블랙리스트 있는 것쯤이야 뻔할텐데도 눈도 껌뻑하지 않았다. 그런 권력도 잘 휘둘러야 사고가 나지 않는 법이다. 


 창 밖으로 빗소리가 들린다.

 조깅을 하겠다는 계획은 오늘도 포기해야겠다. 여전히 우람하게 남아 있는 배를 보며 한숨짓고, 베갯잇을 눈물로 적셔도 꿈쩍 않는 배둘레햄의 웅장함이 서럽다. 지난 목요일 아침에 조깅을 하다가 장딴지가 파열되어 엄청 아파 조깅은 한동안 못해서 이제는 걷기로 종목을 바꾸었다. 산행도 좋긴 한데, 출장 중에 산행 다닐 시간이 없을 것 같다.

61년생 자끄는 이제 30대 초반으로 보일정도로 좋은 몸에 발랄함을 가졌다. 나보다 나이 작은줄 알았다. 자끄의 세액


 장딴지가 파열된 날 저녁에 나이지리아 토탈 프로젝트 에지나에 가 있던 자끄라는 프랑스 친구가 어머니를 모시고 한국으로 여행을 왔다. 대우 인펙스 프로젝트에서 안전 코디네이터를 했던 친군데 연봉이 자그마치 5억이 넘어 한국에 세금으로 9천2백만 원을 냈다. 후덜덜, 그런 세금 나도 내보고 싶다 ㅠ,.ㅠ;;;

 이제, 시외버스를 타러 가야겠다.

피할 수 없는 태풍을 즐기며 활기찬 하루 되시라~ 꾸바닥~~~~


귀유미 자끄와 소녀같은 엄마 여사, 자끄가 자꾸 구박을 해서 막 나무랬다. 고액 연봉에도 아직 철들지 않는 자끄와 소녀 감수성 만랩의 엄마 여사의 건강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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