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무게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이번 여행에서 숙소 창문을 통해 까치 부부가 둥지를 짓는 모습을 꽤 오래 바라보았다.
나뭇가지를 하나 물어 와 얹고, 다시 날아가 또 하나를 물어 오고. 그걸 몇 번이고 반복하는데,
그 장면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나는 그 모습이 우리 부부를 닮았다고 느꼈다.
요즘 우리는 둘 다 정말 바쁘고, 버겁다.
여유라는 건 거의 없고, 하루하루를 겨우 넘기는 날들도 많다.
마흔을 향해가는 이 시점에서 아이 둘을 잘 키워보겠다고 마음먹고 가정을 꾸려가는 동안 우리 삶에도 분명한 무게가 생겼다는 것을 체감한다.
아이 둘을 키우며 가정을 꾸린다는 게 생각보다 훨씬 무게감 있는 일이라는 걸 요즘 들어 더 실감한다.
설 연휴를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와 아이들 둘을 재워 놓고, 나랑 남편은 다시 각자 일상으로 돌아갔다.
남은 일들을 밤늦게까지 정리하면서 각자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그 시간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열심히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유는 단순하다.
이번 연휴 동안 아이들이 아무 걱정 없이 웃던 그 순간들, 해맑게 까르르 웃던 얼굴들.
그걸 지켜주고 싶어서 아닐까.
각자의 무게는 분명히 버겁다.
남편에게는 가장으로서의 무게가 있고,
나에게도 또 하나의 가장으로서의 무게가 있다.
요즘 남편은 마흔이 되면서 오춘기를 겪는 것처럼 보였다. 그 모습이 낯설면서도 한편으로는 애틋하게 느껴졌다.
아, 이 사람도 자기 자리에서 참 애쓰고 있구나.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신기하게도, 그 시기를 지나면서 우리는 오히려 조금 더 돈독해진 느낌이다.
각자 버거운데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감각.
서로를 이해하는 폭이 조금 넓어진 느낌.
조금 더 성숙해졌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몇 년 간 일과 육아만 정말 열심히 하며 지내왔다.
개인 시간은 거의 없었고, 특히 둘째를 낳고 나서는 더 그랬다.
그래도 돌아보면 참 성실한 엄마아빠였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도 최선을 다하고,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지금 주어진 삶에도 최선을 다하는.
우리는 늘 현재를 열심히 살아왔다.
까치 부부를 보며 그런 생각이 더 또렷해졌다.
아늑한 둥지를 만들기 위해 몇 날 며칠, 몇십 번이나 나뭇가지를 물어 나르는 모습들.
새끼들에게 먹일 것을 구하려고 부지런히 날아다니는 모습이 꼭 우리 같았다.
알아보니 까치도 둥지를 완성하는 데 40일이 넘게 걸린다고 한다. 부부가 서로 도와가며, 같은 방향을 향해 조금씩 쌓아 올린다.
우리도 그랬다.
눈에 띄는 성취보다 반복되는 날들이 더 많았고,
대단해 보이지는 않아도 도망치지 않고, 멈추지 않고, 함께 쌓아 올렸다.
그래서 지금의 이 삶이 비록 여유롭지는 않아도
꽤 단단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우리는 지금도 둥지를 짓는 중일 것이다.
아이들의 웃음이 오래 머물 수 있는 자리,
우리 가족이 더 편안해질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그리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아, 우리 잘 살고 있구나.
지금처럼만, 이 방향으로만 가도 괜찮겠구나.
아마도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