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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단단 Aug 16. 2021

'자연'스러운 만남과 헤어짐

내가 묵고 있는 이곳은 자연에 둘러싸인 집이다.

거리와 도심을 등지고 있는 이 집은

돌담과 나무에 둘러싸여 있고

앞마당 텃밭과 바다에 면해 있다.


자연은 삶을 생각하게 한다.

죽은 잎들이 거름이 된 흙에서

솜털을 가진 연두색 새 잎이 태어난다.

자연은 언제나 그대로인 듯 보이지만

태어남과 죽음의 반복이 고스란히 보이는

언제나 살아있는 것들의 '현장'이다.


내가 있는 이 쉐어하우스는

정들었던 사람이 떠나고

새로운 사람이 또 온다.

이어달리기 바통을 넘겨받듯

헤어짐과 만남이 계속 이어지는 곳이다.

여행 자체도 마찬가지다.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이고

새로운 사람과 공간, 경험에 대한 만남이다.


'이 멤버, 리멤버, 포에버'

언젠가 1박2일 프로그램에서 봤던 문구.

누구나 좋은 사람, 좋은 기회, 좋은 상황,

인생에서 좋았던 것들을

어떻게든 쥐어보려 하고 놓지않으려 하지만

시간은 그렇게 가만두는 법이 없다.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과 우정조차

아무것도 바뀐 게 없는 것 같아도

우린 언제나 달라진 상황과 마음과 공기를 마주해야 한다.


좋은 현재는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사진처럼 찍어 마음에 남기는 것이다.

그리고 흘러가게 두는 것이다.


쥐어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갈 시냇물이니

손을 넣어 흐르는 방향대로 살랑살랑 저어주며

진심인 마음을 담아

홀가분하게 인사하는 것이다.


'안녕'


사진처럼 찍어 마음에 남기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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