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어린 걱정 부자 막내의 막연한 두려움에 대하여
'이 회사, 쉽지 않겠는데······.'라는 걱정에 사로잡혀 꽁꽁 얼어붙은 나를 녹인 건 우연한 기회에 접했던 영화 「인턴」이었다.
새로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 우리는 대체로 분명히 존재하는 '같음'이 있음에도 '다름'에 더 뾰족하게 반응하곤 한다. 2030의 어린 직원들에 비해, 밴은 70세라는 지긋한 나이다. 강산이 네 번 이상 뒤바뀐 나이 차이였기에 생활양식이나 패션, 말투, 가치관의 차이가 분명했다.
영화 초반 벤이 입사한 회사의 직원들은 이 점에만 집중하며 '우리와 너무 다르다. 우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우리도 그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라며 그를 저마다 배려의 대상 내지는 함께 어울리긴 어려운 사람으로 여겼다.
그렇지만 벤은 똑같이 회사라는 조직에서 다만 더 오랜 시간을 보냈을 뿐이다. 그 시간 동안 젊은 직원들이 겪고 있는, 혹은 다가올 미래에 겪게 될 다양한 일들을 미리 겪어왔다. 시차는 있지만 비슷한 경험에 노출되었고 벤은 이 경험을 격 없이 나누는 멘토로서 이 '같음'을 은연중에 강조하며 회사에 완벽하게 적응해 낸다.
나이가 들어 인생의 후반부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영화 속에서 '음악'으로 대변된 열정과 경험,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조금의 시차에서 오는 다름으로 소회와 표현의 높낮이는 다르겠지만 같은 조직에서 생활하며 같은 경험을 했거나, 하거나, 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나이라는 틀을 벗어나면 상황은 달라진다. 불편할 것 같은 인생의 시차는 연륜으로 우리를 편안하게 감싸줄 수 있고, 일정한 순간이 지나면 그 시차마저 흐려져 하나의 팀이 될 것이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지금처럼 지레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맞지 않는 허리띠를 졸라맨 듯 조여오던 가슴이 일순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줄스를 비롯한 모두가 밴을 이해하고 성장했듯, 나 역시 선배님들과 편견 없이 교류하며 팀, 그리고 회사에 스며들며 성장하는 미래를 조금은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음악이 흐를 것이니 말이다. 머리로는 일단 확신해 본다. 마음으로도 확신할 수 있는 회사생활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