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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일기》, 최고의 옷을 입다!

서울국제도서전 최초 공개

by 햇살나무 여운


드디어 꿈에 그려오던 이 순간을 손에 쥐어 봅니다. 몇 번을 꼬집어봐도 하나도 안 아픈 걸 보니 아무래도 꿈속인 것만 같습니다. 집에 택배가 도착했다는데, 몹시도 궁금한데 오늘따라 일이 자꾸만 길어지고 귀가가 늦어져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출판사는 아무래도 다 계획이 있었나 봅니다. 서울국제도서전 최초 공개를 내걸고, 작가에게도 도서전 첫날에 딱 맞춰 책을 받아보게 해서는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블라인드 마케팅을 하다니 너무했습니다!!


예쁩니다. 책은 원래부터 예뻤고, 표지도 사진으로 받아보고 알고 있었는데도 실물을 영접하니 유난히 더 예뻐 보입니다. (남의 새끼도 예뻐 보이는데 내 새끼는 오죽 예쁠까요. 부디 이 호들갑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남의 책' 같습니다. 아무래도 안 믿겨서일까요? 수십 번 읽고 고치고 이미 다 알고 익숙한 내용인데도, 마치 처음 보는 듯 전혀 새로운 느낌입니다. 온전한 종이책의 물성으로 손에 쥐는 것이 아마도 이런 느낌인가 봅니다. 이것이 종이책이 지닌 본래의 힘이고 기운이겠지요.


무엇보다 제가 가장 놀란 건 제 책의 표지였습니다. 《서점일기》표지 일러스트 작업을 해주신 작가님이 바로 반지수 작가님이셨거든요. 작가님 이름은 잘 모르실 수 있지만, 《불편한 편의점 》과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다들 많이 보셔서 익숙하실 겁니다. 바로 그 베스트셀러 작품들의 표지 작업을 하신 분이시지요. 그러니 제가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은 무명의 작가에게 출판사가 어쩌자고 뭘 믿고 이렇게 큰 투자를 하기로 결정하셨을까요.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제 책이 표지값을 해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최고의 옷을 입혀주신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절묘한 타이밍으로 출판계 최대의 축제에 맞춰 문을 열어주신 것도 역시나 계획의 일부이셨을까요?


이토록 큰 행운과 귀한 인연에 제게 오다니 꼬집어도 안 아플만합니다! 이 놀라운 영광이 저 같은 무명작가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고 희망의 증거가 되면 좋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서울국제도서전 초대권을 보내주셔서 쏟아지는 비를 뚫고 다녀왔습니다. 여유 있을 줄 알고 예매를 안 했었는데 자칫 못 갈 뻔했습니다. 그렇게 일찍 매진될 줄 미처 몰랐습니다. 현장에 가니 그 인기가 실감이 났습니다. (서울 강남 한복판, 낯설고 사람 많은 곳이 너무 오랜만이라 솔직히 입장 15분 만에 급속방전되어서 빈 의자를 찾느라 바빴습니다.) 그래도 꼭 가야지요. 저의 편집자님을 드디어 뵙고 인사도 드리고, 너무 반갑고 고맙고 들떠서 감격의 포옹도 나누고... 손편지와 함께 직접 만든 펜갈피도 전해드리고 (책에도 나오거든요), 직원분들 드실 간식도 좀 챙기고... 소소한 뭐라도 꼭 드리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저의 그림책 스승님이신 강이랑 작가님께서 함께 출판사 부스에 방문해서 가장 먼저 《서점일기》를 직접 구매해 주셨답니다. 마치 자신의 일처럼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해 주시는 모습에 울컥했습니다. 저보다 더 신나 보이셨거든요. 정말 든든하고 감사했습니다. 이곳 브런치에서 꾸준히 글을 나누며 서로 북돋우며 같은 길을 가는 스승이자 글벗이자 도반이지요. 한 사람의 힘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는 하루이기도 했답니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이번 주말까지 도서전 행사를 무사히 마친 후 다음 주 중에 정식으로 배본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첫 종이책을 손에 쥔 오늘 저의 설레발을 조금만 너그럽게 봐주셔요. 고맙습니다.








출판사에서 이토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다니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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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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