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쓸 수 있었던 힘
마침내, 제 책 <서점일기>가 세상에 나옵니다.
2024년 6월 명자꽃을 피운 지 1주년이기도 하고, 제 첫 종이책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인쇄 감리 중으로 출판사에서도 공식 홍보를 막 시작했다고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6월에는 책을 읽고 쓰고 짓고 만드는 사람들의 축제, 서울국제도서전이 있지요. 그 시기에 맞춰 오픈한다고 하니 저도 몹시 기대되고 설렙니다.
책출간과 관련하여 그동안에 지나온 이야기와 앞으로 새롭게 만나고 경험하게 될 이야기를 한동안 짧게나마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아직 가본 적 없는 길일 테니까요.
https://brunch.co.kr/@shiningtree/449
가장 먼저, 처음 투고를 하고 메일을 주고받고 했던 지난 1년 여의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 보았어요.
2024년 4월의 어느 날, 출판사로부터 받았던 첫 메일입니다.
돌고래 소리에 가까운 기쁨의 비명과 함께 일주일 후 약속을 잡고 출판사 건물 1층 카페에서 만났었지요. 처음 만나 뵈었을 때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처음부터 친근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아마도 제 원고를 있는 그대로 읽어 주시고 디테일까지 기억하고 언급하며 이야기를 나눠주신 덕분이었을 거예요. 미팅을 마치고 헤어질 때도 제가 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리를 지키며 뒷모습을 바라봐주고 계시던 세심함이 참 감동이었습니다.
정말 놀라운 건, 이 모든 일이 고작 10편의 원고로 시작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10편은 아주 짧은 일기 형식의 메모에서 비롯되었지요. 그렇습니다. 모든 글쓰기는 일기에서 시작합니다.
다시 한번 느끼지만, 편집자는 정말 위대합니다. 편집장님께서 충분히 기다려주셨고 계속 격려해 주셨어요. 책을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의 원고 분량이 채워지기까지, 스스로를 끊임없이 의심하게 되고 사실 참 외롭고 막막하고 고독한 작업이잖아요. 그런데 어찌 알고 매번 그 순간마다 문자로 카톡으로 안부를 전해오셨어요. 전공자도 아니고 내세울 만한 이렇다 할 프로필이나 배경도 없는 저를 선택하고 믿어 주시는 진심이 느껴졌답니다. 혼자가 아니라고 말씀해 주신 것만 같았지요. 덕분에 계속 쓸 수 있었어요. 10편이었던 원고가 40편 넘게까지 채워질 수 있었지요. 솔직히 저도 안 믿깁니다.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 여정이 브런치에 차곡차곡 쌓였었지요.
좋은 출판사는 물론 제 원고를 채택해 준 출판사이겠지만 ^^,
좋은 편집자는 계속 쓸 수 있는 마음이 절로 우러나도록 자연스럽게 북돋워주고 이끌어주는 편집자가 아닐까 싶어요. 저답게 저다운 글을 있는 그대로 믿고 읽어주고 지켜주셨어요. 정말 감사했답니다.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도 없는 제가 고독한 망망대해를 홀로 나아갈 때 편집자님의 적절한 줄탁이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등대의 불빛과 같았습니다. 덕분에 비록 흔들리더라도 길을 완전히 잃지는 않을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여기, 함께하는 우리 브런치스토리 작가님들과 독자님들이 계시지요. ^^
지금도 정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한 시간입니다.
한 마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진솔하게 살고 진실되게 읽고 쓰며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처음 만난 날짜까지 기억해 주시는 다정함과 세심함이라니! 다시 한번 정말로 중요한 건, 자신과 결이 잘 맞는 출판사를 찾는 일인 것 같습니다.
편집장님께서 바쁘신 와중에도 기꺼이 독자가 되어 저의 전자책 《명자꽃은 폭력에 지지 않는다》도 정성껏 읽어주시고 지하철 타고 가면서 읽다가 우셨다면서 진심을 전해주셔서 저를 또 울리셨답니다. 그리고 또한 세심하게 "두 번째 책"이라고 언급해 주셨어요.
"결국 이 책의 핵심은 사람에 관한 거라
작가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에는
인용이 없어도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읽고 헤아려 중요한 부분을 더 잘 살려 주셨어요. 잊지 않고 먼저 물어봐 주시는 배려와 함께, 교정하는 내내 세심하고 다정하게 다듬어주시고 이끌어주셨답니다. 그래서 초보자임에도 불구하고 즐겁고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질 않습니다. 이 모든 일이 꿈만 같습니다. 정말 고맙고 감동입니다.
얼마나 따뜻한 책일지 느껴지시지요? 저도 몹시 궁금하고 기다려집니다. 함께 축하해 주실 거죠?
https://brunch.co.kr/magazine/book-guardians
p.s. 대부분의 글들은 거둬들이고 <종이책 수호자들> 매거진에 초고가 되었던 글들이 몇 편 담겨 있습니다. 계약 후에도 추가로 꾸준히 쓴 글들인데 이것까지 모두 실렸답니다. 제 모든 원고를 단 한 편도 빠뜨리지 않고 전부 담아준 것도 사실은 너무나 놀랍고 감동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