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풀이 우거진 들판의 나비. 1890
나비의 날갯짓에 이끌려 따라간 시선
잔디 주위에 푸르른 잡초들이 싹을 틔웠다.
풀잎의 향기에 이끌린 나비는
꽃을 찾으며 바쁘게 날개를 팔랑거린다.
“꽃이 아니면 어때!!”
“내게로 와 쉬었다 가렴~~”
해어진 옷자락을 걸치고
겨우내 언 땅에서 움츠렸던 나는 잡초.
나에게 다가올 첫 만남의 시간
가슴이 뛴다.
정신은 혼미하고 육신은 살아
살아있는 듯 죽은 듯 불안한 시간.
세상에 존재하나 존재감이 없는 이 몸
새싹을 틔워낸 이 잡풀들이 나를 닮았다.
붓을 쥔 손에 힘이 주어진다.
잡풀 하나하나의 잎에 생기가 돈다.
잎들이 생동하며 빛이 난다.
답답했던 가슴이 시원하다.
너로 하여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무엇을 할 때 몰입할 수 있나요?
-생동감을 느끼는 때는 언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