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한 남자의 뜻

by 폴챙



나는 모르는 게 많다.


모르는 단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본다.


개새끼,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개새끼는 이런 뜻을 가진 단어라고 한다. "개의 새끼"라는 뜻을 가진 강아지와는 다른 의미의 단어다. 남편과도 다른 의미다.


이렇듯 모든 단어에는 뜻이 있다.


"찌질한 남자"라는 말에도 뜻이 있다.






"찌질하다"의 뜻


"찌질하다"는 말은 국어사전에 나오는 "지질하다"의 찰진 버전이다.


표준국어사전에 나오는 "지질하다"의 뜻은 다음과 같다:

지질-하다 「형용사」
보잘것없고 변변하지 못하다.

(예문) 지질한 서방 믿어 보며 사는 계집처럼 가련한 자도 없을 거라. ≪이문구, 장한몽≫


찌질하다는 말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1. 보잘것없다.

2. 변변찮다.


한 가지씩 살펴보자.






1. 찌질한 남자는 보잘것없다


보잘것없다는 말은 "볼만한 가치가 없을 정도로 하찮다"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보자:

현빈의 어깨는 태평양처럼 넓다. 그를 자꾸 보고 싶다.
내 남편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볼 게 없다. 그놈을 태평양에 던져 버리고 싶다.


하지만 우리는 교양 있는 사람이다.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은 하찮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운동으로 바꿀 수 있는 어깨, 자세, 하체. 우리는 남편이 몸짱이길 바라는 게 아니다. 제발 매번 아파서 골골대지 않기를, 비실대지만 않기를, 벗겨놓으면 배에 똥만 볼록 튀어나온 말린 멸치 같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멸치는 우려먹을 수라도 있지 남편은 울화통만 터진다.


근면성실함으로 이룰 수 있는 경제상태. 우리는 남편이 계절 바뀔 때마다 샤넬백 하나씩 척척 사줄 수 있는 부자이길 바라지 않는다. 그저 몸 너무 상하지 않게 성실히 일하고, 큰 빚 없고, 쓸데없는 낭비 없이 저축해서 가끔은 아내와의 외식이나 마음 담긴 소박한 선물 정도 계획해 주길 바랄 뿐이다.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대화, 듣기와 말하기 능력. 우리는 남편이 청산유수 달변가나, 아무 말 안 해도 내 마음 척척 알아차리는 마법사이길 바라지 않는다. 그저 내가 말할 때 무시하지나 말고, 내가 하는 말의 요지를 파악하고, 사회에서는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최소한의 매너를 유지하며 대화하는 것만큼의 존중은 해주길 바랄 뿐이다.


"하찮다"는 말은 "그다지 훌륭하지 아니하다"라는 뜻이다.


<개는 훌륭하다>라는 티브이 프로그램이 있다. 영어로는 <Dogs Are Incredible>이다.


왜 개는 인크레더블(훌륭)한데 남편은 테러블(끔찍)한가.






2. 찌질한 남자는 변변찮다


"변변찮다"라는 말은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하여 부족한 점이 있다"는 뜻이다.


변변치 않은 것이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라면, 그 반대말은 "제대로 갖추었다"이다.


무언가를 "갖추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갖추다 「동사」
「1」 있어야 할 것을 가지거나 차리다.
「2」 필요한 자세나 태도 따위를 취하다.
「3」 지켜야 할 도리나 절차를 따르다.


갖춘 남자는, 찌질하지 않은 남자는 3가지가 있는 사람이다:

(1) 남자로서 있어야 할 것

(2) 남자로서 필요한 자세나 태도

(3) 남자로서 지켜야 할 도리나 절차


내 남편은 이 중 무엇을 갖추었는지 세어보자.






찌질한 남자의 뜻


이번 글에서는 "찌질하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보았다.


"남자"의 뜻은 저번 시간에 살펴보았다. (복습: 남편은 내 인생에 언제쯤 도움이 되어주려나)


그럼 두 단어를 종합해 보자:


찌질한 남자 「명사」

한 여자의 남편이나 애인으로 있어야 할 것이 없고, 필요한 자세나 태도를 취하지 않고, 지켜야 할 도리나 절차를 따르지 않는 남자






나는 남자다.


찌질한 남자라 가슴이 아프다.


아내에겐 남자가 나뿐이라 마음이 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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