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엔진이 좋아하는 글은 어떤 글일까?
남 읽으라고 쓴 글은 남이 읽어줘야 제맛이다. 그런데 브런치스토리에 쓴 글은 영 읽어주는 사람이 없다. 쓸 맛은 안 나고 씁쓸하기만 하다.
독자가 내 글을 찾아오는 3가지 경로가 있다:
(1) 구독자
(2) 노출 (브런치스토리 메인페이지, 다음 메인페이지)
(3) 검색 (구글, 네이버, 다음)
(참고) 애증의 조회수, 내 글에 방문자가 유입되는 3가지 경로
여기서 1번과 2번은 어찌할 도리가 별로 없다. 작가가 그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검색 유입을 늘리는 것이다.
이 글은 꽤나 복잡한 개념을 최대한 간단히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그래도 초보자에겐 복잡할 수 있으니 정신 바짝 차리고 읽어보자.
구글·네이버·다음 같은 사이트를 검색엔진이라고 한다.
검색엔진은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아준다. 예를 들어 "에세이 뜻"을 검색하면 인터넷에 존재하는 모든 문서 중 가장 정확하게 "에세이 뜻"을 담고 있는 문서를 순서대로 내 앞에 보여준다.
여기서 "문서"란 고유한 인터넷 주소를 갖고 있는 웹페이지를 뜻한다. 브런치스토리에 있는 모든 글은 고유한 인터넷 주소를 갖고 있는 웹페이지다. 지금 이 글의 주소는 brunch.co.kr/@paulchang/645이다.
(참고: 티스토리와 브런치스토리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검색엔진에서 "에세이 뜻"을 검색했을 때, 검색엔진은 어떤 웹페이지에 에세이의 뜻이 담겨 있는지 어떻게 알까?
검색엔진은 인공지능(AI)과는 달라서, 웹페이지에 있는 내용을 "읽지" 않는다. 대신 웹페이지에 있는 내용을 훑은 뒤 대략 어느 웹페이지에는 어떤 내용이 있다는 것을 정리해 둔다.
그리고 누군가 "에세이 뜻"을 검색했을 때, "여기 가보면 네가 찾는 정보가 (높은 확률로) 있을 거야."라고 알려준다.
인터넷에 존재하는 50억 개가 넘는 웹페이지 중에는 "에세이 뜻"을 담은 수많은 웹페이지가 존재할 텐데, 검색엔진은 어떤 페이지에 더 높은 점수를 줄까?
검색엔진은 3가지를 본다:
(1) 글의 키워드
(2) 글의 나열 방식
(3) 콘텐츠를 담고 있는 사이트의 신뢰도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쓸 땐 3번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브런치스토리에는 답답한 것들이 꽤 있지만, 검색엔진의 입장에서 브런치스토리는 꽤나 신뢰도가 높은 사이트다. 그래서 내 블로그와 브런치스토리에 같은 콘텐츠를 올렸다면 브런치스토리에 더 높은 점수를 준다.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신경 써야 할 것은 1번과 2번이다.
검색을 통해 내 글에 더 많은 독자가 찾아오길 바란다면, 사람들이 검색할만한 키워드를 글에 포함시켜야 한다. 사람들은 대개 정보성 키워드를 검색한다.
정보성 키워드란 사람들이 잘 몰라서 궁금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에세이 뜻"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 수 있는 정보·팩트다. 궁금하니 답을 얻기 위해 검색한다.
반대로 "50대가 읽기 좋은 에세이"를 검색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것은 정보가 아니라 "읽을거리"다. 사람들은 이런 글이 존재하는 브런치스토리 같은 사이트를 이미 알고 있다.
그럼 사람들이 많이 검색하는 키워드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내가 네이버나 다음에서 궁금한 것을 검색할 때 어떤 키워드를 입력하는지 생각해 보자.
브런치스토리 방문자가 어느 정도 있는 작가라면 "통계" 페이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유입키워드"를 살펴보면 된다. 유입키워드란 "사람들이 검색엔진에 검색했을 때 내 글을 보여준 단어들"이다.
내 브런치스토리의 유입키워드는 대강 이렇다:
에세이 뜻
찌질하다 뜻
대구 신세계백화점
샤넬 매장 있는 백화점
찌질한 남자
현빈뜻
샤넬 지갑
내말을 무시하는 남편
매일 삶은계란 먹으면
이 키워드들의 공통점은 무언가의 뜻이나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검색하는 단어들이라는 것이다.
나는 결코 샤넬 매장을 리뷰하는 글을 쓴 적도 없고, 현빈에게 관심이 있지도 않다. 모두 내가 쓴 에세이에 예화로 등장한 주제들인데, 의도치 않게 독자들이 낚인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정보성 글을 쓰던지, 사람들이 검색할만한 정보를 에세이의 예화로 등장시켜 보자.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낚으라는 말은 아니다.
검색엔진은 바쁘다. 그래서 내 글을 읽지 않고 훑는다. 집중력이 낮은 사람과 비슷하다. 한눈에 쉽게 파악가능한 글을 좋아한다.
그러니 문단을 짧게 끊어 쓰고, 가능하다면 글에 소제목을 달아서 글을 몇 가지 포인트로 나누어 쓰자.
위 사진을 보면 브런치스토리에서 글을 쓸 땐 4종류의 글자 크기를 선택할 수 있다: 제목 1, 제목 2 제목 3, 본문
글자 크기를 잘 이용해 검색엔진에게 내 글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
글의 제목은 자동으로 "제목 1"로 설정된다. 그러니 본문에는 절대로 쓰지 말자. 검색엔진이 글의 제목이 무엇인지 헷갈려한다.
만약 글의 제목이 "글을 잘 쓰는 3가지 방법"이라면, "방법 1, 방법 2, 방법 3"처럼 3가지 소제목의 크기를 각각 "제목 2"로 설정하자. 소제목이 있어도 크기를 "제목 2"로 설정하지 않으면 검색엔진은 그게 소제목인 줄 모른다.
소제목 안에 세분화되는 내용이 또 있다면 소소제목의 크기를 "제목 3"으로 설정하자.
지금 이 문장 같은 일반 내용의 크기는 "본문"으로 설정하자.
검색엔진은 사람처럼 글만 가득한 밋밋한 글을 안 좋아한다. 가능하다면 글 중간중간에 사진을 넣어주자. 한 가지 기억할 것은 검색엔진은 사진을 읽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진 밑에 꼭 이미지 설명을 달아주자. 검색엔진도 그 사진이 왜 달렸는지 궁금할 거다.
내 브런치스토리 글이 더 잘 검색되게 만드는 방법은:
1. 사람들이 검색할만한,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정보(키워드)를 내 글에 포함시키자.
2. 소제목을 사용해 내 글을 사람이 읽기 편하게 나눠서 끊어 쓰자. 긴 글은 읽기 불편하다.
3. 이래나 저래나 계속 글을 쓰자. 검색 안 되는 글이 안 쓴 글보다 낫다. 글을 쓸 땐 독자를 배려하며 쓰자.
4. 이 글이 도움이 되었다면 라댓구응하자.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면 나만 그런 것이 아닐 테니 반드시 댓글로 문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