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야 할 것, 그리고 떠나보내야 할 것
생각의 균형
2024년 12월, 기억의 선반에 많은 것들이 쌓여 있다. 말로만 듣던 일, 역사로만 배워 알았던 일들, 먼 타인의 일처럼 여겼던 사건들까지, 이 달은 무언가를 기억하고 또 무언가를 떠나보내야 할 시간이다.
우리의 삶은 매일같이 새로운 순간을 만나며, 그 순간들로 가득 찬 기억을 쌓아간다. 그러나 모든 것을 간직할 수는 없다. 때로는 떠나보내야 할 것들과 꼭 간직해야 할 것들을 구분하며 삶의 무게를 가볍게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잊어야 할 것들은 어쩌면 오래도록 우리를 붙잡고 있던 아픈 기억들일 것이다. 마음속 깊이 남아 우리를 괴롭히던 상처와 과거의 실수들, 끝없이 반복하며 자신을 탓했던 순간들. 그 기억들은 때로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결국 지나간 일에 머물러 있을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힘을 잃고 만다.
잊는다는 것은 그 순간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자신을 용서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문을 여는 일이다. 떠나보내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렇게 놓아야 비로소 새로운 가능성이 싹트는 공간이 열린다.
반면, 기억해야 할 것도 있다. 과거의 아픔 속에서 얻은 교훈, 힘들게 쌓아 올린 경험의 조각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깨달은 자신만의 가치들. 그것들은 삶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귀한 보물들이다.
고된 시간 속에서 배우고 깨달았던 것들은 결코 잊혀서는 안 된다. 그것들은 우리가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비춰주는 등불이자, 우리의 성장과 성숙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잊어야 할 것과 기억해야 할 것 사이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균형을 맞추며 살아간다. 과거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으면서도 그 안에서 배운 것들을 마음속 깊이 간직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더 나은 미래를 꿈꾸고, 현재의 소중한 순간들을 살아가는 방법일 것이다.
2024년의 끝자락에서, 나는 다짐한다. 떠나보낼 것을 떠나보내고, 간직할 것을 간직하며 새로운 길을 준비하겠다고. 나를 더 나은 내일로 이끌어줄 기억은 품고, 나를 묶어두는 과거의 무게는 내려놓겠다고.
지나간 것을 놓아야 새로운 것을 움켜쥘 수 있다. 그리고 기억해야 할 것을 마음에 새길 때, 비로소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